![]() |
정부는 3일 관계부서 합동으로 경제관계장관회의 및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美 관세협상 후속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미국과 관세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15% 수준으로 낮췄지만, 수출 하방 요인이 여전해 이번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 여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중소기업에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실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대미수출 중소기업 609곳 중 63.1%가 상호관세 여파로 대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관세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발표는 연말까지 관세 피해기업을 대상으로 13조60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을 공급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산업은행은 관세피해업종 저리 운영자금 3조원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피해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를 0.3%포인트 추가로 인하하고, 대출 한도도 현재 중소기업 30억원, 중견기업 50억원에서 중소기업 300억원, 중견기업 500억원으로 10배 늘린다.
수출입은행은 '위기 대응 특별 프로그램' 지원 대상을 신용등급 'p5+' 이하에서 'p4' 이하 기업까지로 확대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도 '통상 리스크 대응 긴급자금' 대상에 고율의 관세 부과가 부과되는 구리 수출 업체도 추가하는 등 지원을 늘린다.
관세 피해 수출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무역보험 규모도 당초 256조원에서 270조원 규모로 14조원을 더 확대한다.
중앙부처들도 내년까지 수출바우처를 4200억원 가량 지원한다. 부처별로 산업부 1400억원, 중기부 1600억원, 농식품부 1040억원, 해수부 170억원 등이다.
이와 함께 '50% 품목관세'로 피해가 큰 철강·알루미늄 수출기업은 원부자재 구입비나 시설투자에 대한 이자부담을 보조하는 이차보전 사업에 1700억원이 투입되며, 무역협회에서는 긴급 저리융자자금 200억원을 신설키로 했다. 또 정부는 철강 핵심 원자재에 대해 긴급 할당관세를 연내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 및 주력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에도 박차를 가한다. 뷰티, 패션, 라이프, 푸드 등 '4대 K-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출 강소기업을 육성하고, 신시장개척을 위한 금융·인증·마케팅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철강과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초격차기술 R&D(연구개발)를 확대하는 한편, 100조원 이상의 '국민성장펀드' 조성방안도 조속히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대전·세종·충남 수출기업들도 일부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가 조사한 자료(2024~2025년)에 따르면, 지역 내 대미 수출기업은 1317곳으로 전체 기업(4362곳)의 30.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무역협회 지역본부 관계자는 "15% 상호관세로 인해 대부분 수출기업들이 피해 업종에 해당된다"면서도 "다만,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으로 50% 고율의 품목관세를 부과받은 철강·알루미늄 기업이 우선 지원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통상현안 대응과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내년도 예산을 올해 1조6000억원보다 2배 이상 증액한 4조3000억원을 편성했다"면서 "우리 기업의 관세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