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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식 충남대 지식융합학부장(리더스피릿연구소장)이 17일 오후 2시 유성도서관에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통해 본 인간의 자기인식과 셀프리더십'을 제목으로 특강하고 있다. 사진 한성일 기자 |
서영식 충남대 지식융합학부장(리더스피릿연구소장)이 17일 오후 2시 유성도서관에서 열린 스투디아 후마니타티스(대표 최신한 한남대 철학과 명예교수) 인문학 2강 강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 학부장은 이날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통해 본 인간의 자기인식과 셀프리더십’을 제목으로 특강했다.
서 학부장은 고전을 읽는 이유에 대해 “고전 읽기는 기존의 익숙했던 영역과는 전혀 다른 낯선 영역으로 들어가기이고, 이 과정을 통해 독자는 자기인식과 세계 이해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또 “지나간 역사 속에 등장했던 고전 작품들의 문제 이해와 해결 방식은 우리의 현실문제와 관련해 선례 역할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서 학부장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서구 역사상 최초의, 신에 대한 인간의 독립선언서”라며 “명철보신을 통해 자기인식과 셀프리더십을 구현한 한 인간의 서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디세우스는 세상을 겪으며 사람의 마음을 알게 된 남자”라며 “<오디세이아>는 전체 20권으로 구성되었고, <일리아스>와 더불어 호메로스가 완성했다고 전해지는 서양문학사상 최초의 장편 서사시고 동시에, 서양 문학사 최초로 1인칭으로 서술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또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개선장군으로서 고향 이타카로 돌아오는 경로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모험과 귀향 후 가정을 회복하는 과정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며 “젊은이 텔레마코스의 성장담과 뱃사람 오디세우스의 모험 이야기, 귀향자 오디세우스의 정착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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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학부장은 오디세우스 모험의 시사점에 대해 “칼립소, 나우시카아, 키르케 편은 불멸하며 전능한 신의 길과 가사적이며 한계를 가진 인간의 길 사이의 고통스런 자기 선택, 하계의 여행은 오직 죽음의 문턱(한계상황)까지 도달했던 사람만이 영웅으로 재탄생·이승에서의 삶의 가치, 퀴클롭스(폴리페모스)와의 대결은 아무 것도 아닌 자, 완전한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의 마음가짐, 세이렌의 유혹은 새로운 지식의 갈망으로, 인간 존재의 근원적 본성·이성중심적 세계관, 카룁디스와 스퀼라 사이의 항해는 아포리아(난제)의 순간에 취해야 할 선택의 자세(차악), 고향 이타카로의 귀향은 진정한 지혜야말로 격정과 욕망의 절제와 극복임을 시사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디세우스의 재출향은 현재에 만족할 수 없는 인간 정신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서 학부장은 “자아의 정체성은 나에게 명백히 절대 타자인 다른 존재와의 대면을 통해, 즉 세상(완전한 타자)과의 조우와 대결과 문제 해결을 통해서 서서히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아는 단순한 인식의 대상으로서 어떤 본질적 규정을 지닌 실체가 아니라, 인간 자신의 내면에서 정체성을 이루고 있는 부분들 사이의 같은 마음을 통해 확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디세우스가 추구한 것은 타자를 통해서만 확보될 수 있는 자신의 진정한 내면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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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학부장은 “영웅이 되고 탁월함을 추구한다는 것은, 무엇이든 맡은 일에 자신의 명예를 걸고 지혜와 열정을 다해 수행함을 함축한다”며 “탁월해지기 위한 노력은 단순히 외적인 성취가 아니라, 추구하는 행위 자체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또 “탁월성은 기질과 습관과 훈련의 산물”이라며 “유년 시절부터 좋은 습관의 중요성과 더불어 인간은 반복적으로 탁월한 행위를 함으로써 탁월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학부장은 이어 “신화 속의 영웅들은 반신반인으로 탁월한 능력을 타고난 존재들이지만, 영웅은 단지 타고난 능력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수많은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새롭게 탄생하는 존재”라고 정의했다. 또 “영웅들의 모험과 고난들은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사회적 훈련의 원리로 작동했다”며 “평소 영웅을 본으로 삼아 인간 각자의 능력을 갈고 닦다가 특정한 계기(축제)에 이를 공개적으로 시험하고 발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대 그리스의 다양한 축제들은 올림픽과 비극경연대회로, 고대 그리스에서 축제의 목적은 신을 즐겁게 하는 것이고, 신을 즐겁게 하는 방법은 자신의 능력을 탁월하게 발휘함으로써 인간 자신의 업적으로 신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학부장은 “에른스트 캇시러가 ‘자기 인식은 모든 사상의 아르키메데스점’이라고 했는데 인간의 모든 철학적 탐구의 최종목표는 자기인식”이라고 전했다.
또 맹자의 말을 인용해 “하늘이 장차 큰 임무를 이 사람에게 내리려 하면,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과 뜻을 괴롭히고, 그 힘줄과 뼈를 수고롭게 하고, 그 몸을 굶주리게 하고, 가진 것을 빼앗고, 하는 일마다 어그러뜨린다”며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들겨 참을성을 길러주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을 하게 하려 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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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한 스투디아 후마니타티스 대표가 다음 특강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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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은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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