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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충남도 주최 국회의원 초청 정책설명회에 참석한 김태흠 충남지사와 국회의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강승규·장동혁·어기구 의원·김태흠 지사·황명선·이정문·이재관 의원. 사진제공=충남도 |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에 야당이 된 국힘 소속의 김 지사는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공감을 표하면서 실·국장들 향해 국회의원 지역구인 시·군의 현안사업을 적극 지원하라는 말을 여러 차례 쏟아냈다.
특히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관련해선,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서 다행”이라고 했고, 국립치의학연구원 공모 움직임에 대해선 “국힘은 힘이 없다. 민주당이 나서달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충남도 정책설명회는 올해 3월에 이어 두 번째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야당 도지사로선 처음이다. 야당이던 민주당은 집권당으로, 여당이던 국힘은 야당으로 처음 마주했다.
시작은 불안했다. 설명회장에 일찌감치 도착한 이들은 어기구(당진)·이정문(천안시병)·이재관(천안시을)·황명선(논산·계룡·금산)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었다. 국힘 소속인 김태흠 지사는 8분 늦게 도착했다. 이때까지도 국힘 소속 의원들은 1명도 오지 않았다. 같은 시간 국회 본관 중앙계단에서 열린 ‘야당 말살 정치탄압 특검 수사 규탄대회’에 참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전 10시 10분을 넘겨 회의를 시작했다. 김태흠 지사가 부지사와 실·국장을 소개한 후 정부 예산 확보 주요사업과 지역 현안, 주요 법안 등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고, 강성기 기획조정실장이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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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주최 국회의원 초청 정책설명회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충남도 |
이에 김 지사는 실·국장들을 향해 “국비 사업을 보고하지만, 의원들이 얘기하는 도비나 시·군비 사업들도 챙겨 사업에 반영해달라”고 말했다.
황명선 의원은 “민주당 4명이 일찍 와서 기다렸다”는 점을 언급한 후 논산 국방국가산업단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국가산단의 사업 주무 부처는 국토부이고, LH가 사업을 하다 보니 기업 유치보다 분양에 집중한다”며 “국방산단인 만큼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을 비롯해 국방 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 지사도 “국방부, 방사청 등과의 연계가 부족하다. 국토부가 국가산단 사업 주체이자 주무 부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다”고 동의하자 황 의원은 “국방산업 관련 유치를 위해 기재부와 국방부, 방사청 등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맞장구쳤다.
공공기관 2차 이전에 대해선 김 지사도 이재명 정부의 방향에 동조했다.
황 의원은 “혁신도시로 지정된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는 기관 외에 국방수도인 논산과 계룡에 국방 관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현재 수도권에 8개, 신설 예정인 6개의 국방 관련 기관이 있는데, 논산과 계룡 유치에 노력해달라”고 했다.
김 지사는 이번에도 “100% 동의한다. 국방 관련 공공기관의 논산·계룡 배치에 공감한다”며 “윤석열 정부 때 공공기관 이전이 국가균형발전에 효과가 없다는 기조였는데, 이재명 정부가 하겠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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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 지사가 4일 열린 충남도 주최 국회의원 초청 정책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충남도 |
이정문 의원이 “보건복지부가 타당성 조사가 끝나면 국립치의학연구원 후보지를 지정해야 하는데, 공모 우려가 있다”고 하자, 김 지사는 “공모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재명 정부니까 민주당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 국힘은 힘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다시 실·국장들을 향해 “시·군 지역의 현안사업에 대해 협조요청이 오면 적극적으로 챙겨달라”고 했다.
이재관 의원은 “천안에 탄약창이 2곳이나 있는데, 기피시설에 대해선 추가 지원해야 한다”며 폐기물시설에 대한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근거 마련을 위한 지방세법 개정안 통과에 충남도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국가 사무가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충남 도비를 확보하지 못해 시·군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천안 입장도서관으로, 건립에 32억원이 필요하다”고 하자, 김 지사는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내년 예산에 반영하겠다”고 즉답했다.
설명회에 72분 지각한 강승규 의원(홍성·예산)은 ‘광천김’을 언급하며 K-푸드 육성과 관련해 발언했고, 42분 지각한 국힘 성일종 의원(서산·태안)은 철강·석유화학산업과 관련해 짧게 언급한 후 장동혁 대표가 도착하자마자 자리를 떠나려고 일어났다가 김태흠 지사가 “사진 찍고 가야 한다”고 하자 다시 착석하기도 했다.
79분 늦게 참석한 국힘 대표 장동혁 의원(보령·서천)은 “지역 현안과 법안, 예산 등 당 지도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짧고 굵게 한마디 했다. 이에 김 지사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여당과의 협의 과정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 지사는 집권당 의원들을 향해 “원내수석부대표인 문진석 의원(천안시갑)이 실세라고 하니 잘 얘기해달라”며 “충남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의원들의 지역구 현안사업을 적극 반영할 테니 대신 충남도가 요청한 사안도 적극 도와달라”고 말했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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