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구급대원 폭행, 이제는 끊어내야 할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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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구급대원 폭행, 이제는 끊어내야 할 악순환!

충청남도소방본부장 소방감 성호선

  • 승인 2025-09-08 08:40
  • 신문게재 2025-09-08 18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사진 충남소방본부장 성호선
충남소방본부장 성호선.
얼마전 대형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공무원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다 세상을 등지는 일이 있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자 가장 앞에 섰던 이가 마음 속에 남은 깊은 상처와 고통을 이기지 못한 채 쓰러졌다.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슴 아프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런 비극의 시작이 대형 재난현장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장에서도 발생한다는 점이다.

크고 작은 사고 현장은 물론, 누군가의 생명이 위급할 때 가장 먼저 달려가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119구급대원이다. 격무와 위험 속에서도 국민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생명을 살리겠다는 사명감으로 밤낮 없이 현장을 누빈다. 그러나 그 헌신 앞에 돌아오는 것이 감사와 신뢰가 아닌 폭언과 폭행일 때도 있다.



최근 5년간 전국에서 1139건의 구급대원 폭행 사건이 발생해 1527명의 피해가 있었고, 같은 기간 충남에서도 29건이 발생해 37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런 폭행 피해로 지난 2018년에는 구급대원이 순직하는 사례까지 발생하는 등 폭언과 폭행은 마음 깊은 곳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기고, 결국 소중한 생명까지도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했다.

이들 폭행 가해자 대부분은 주취자(83.6%)로 술에 취해 구급대원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거나, 자신의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폭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구급차가 자신에게 길을 비켜주지 않았다거나, 병원이 아닌 집으로 데려다주지 않는다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폭행한 사례도 있었다.



구급대원 폭행은 사회안전망 전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로 피해를 당한 대원들은 단순히 신체적 상처를 넘어 심리적 고통에 시달린다. 이렇게 심리적으로 위축된 구급대원은 환자 곁으로 다가가기를 주저하게 되고, 이는 곧 응급처치 지연으로 이어져 환자의 생명까지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어 구급대원 폭행은 한순간의 일탈이 아니라, 우리 이웃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중대한 범죄로 다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최근 5년간 발생한 총 1139건의 폭행사건 중 처분이 완료된 521건의 결과를 볼 때, 벌금형 390건(75%), 기소유예 29건(6%)으로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고, 징역형은 102건(20%)에 불과했다. 결국 폭행 사건 이후 바로 풀려나거나, 벌금만 내면 처벌이 끝나게 되어 폭행 억제 효과는 기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충남소방본부는 이런 폭행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내 모든 구급대를 3인 1조로 운영하고, 상습주취자 및 폭행 이력자 관리를 통해 위험이 예상되는 현장에는 2대 이상의 차량이 동시에 출동하도록 하고 있다. 또 구급대원에게 헬멧, 방검조끼, 웨어러블카메라 등 보호장비를 100% 보급하고 구급대원 폭행금지 등 올바른 구급차 이용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 중이며, 폭행사고가 발생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구급대원 폭행은 반복되고 있는 실정으로 구급대원을 존중하고 지켜줘야 한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욱 필요하다.

인간이 저지르는 모든 잘못은 부메랑처럼 돌아와 결국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과응보(因果應報)와 상통하는 것으로 구급대원을 향한 폭력 또한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나아가 공동체 전체의 안전망을 무너뜨리는 악순환이 될 수 있어 우리 사회가 구급대원을 지켜주고 이들이 자긍심을 잃지 않고 당당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줄 때 우리 사회의 안전망 또한 한층 더 강화될 것이다.

/충청남도소방본부장 소방감 성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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