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인디밴드 '58D', 10년의 음악 여정과 끝없는 열정

  • 문화
  • 문화 일반

대전 인디밴드 '58D', 10년의 음악 여정과 끝없는 열정

KBS2 '다큐 3일' 출연으로 10년 전과 현재의 모습 비교
밴드 이름의 유래와 멤버들의 음악적 여정
지역 밴드로서의 한계와 경제적 어려움 극복 의지
미래를 향한 꿈과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 승인 2025-09-09 15:17
  • 수정 2025-09-10 09:31
  • 신문게재 2025-09-10 8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DSC07080
대전 인디밴드 '58D'가 대전시 유성구 궁동의 합주실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말창(드럼) 밍키(기타) 일오(보컬.리더) 김세엽(베이스)
"단 한 명의 관객도 보석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는 대전의 대표 밴드가 되겠습니다."

"58D는 보석을 세공할 때 가장 로스율이 적은 면이 58면인데, 그 의미를 차용했어요. 관객 한 분 한 분을 절대 잃지 않는 음악을 하자라는 취지로 지었습니다." 밴드 58D의 리더 일오(예명-보컬)는 밴드 이름의 유래를 이렇게 설명했다. 보석처럼 소중히 다듬어낸 음악으로, 청중 한 사람도 놓치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다짐이었다.

58D의 출발은 2014년 여름이었다. 일오는 "음악 전공자는 아무도 없었다. 단순히 음악과 버스킹이 멋있어 보여 친구 8~9명이 모여 악기를 메고 대전 여기저기를 누볐다. 음악 전공자는 아무도 없었고, 말 그대로 취미 수준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멤버들이 교체되고, 현재의 드러머 김말창(예명)과 기타리스트 '밍키'가 합류하며 지금의 4인 체제가 완성됐다.



KakaoTalk_20250904_155813496_10
2015년 <다큐 3일> 특벼판 '어바웃 타임'에 출연했던 58D밴드 원년 멤버들, 현재는 일오(리더)와 김세엽(왼쪽 두 번째)만 남아 활동하고 있다.(58D밴드 제공)
58D가 대중에게 처음 이름을 알린 건 우연이었다. 2015년 여름, 코레일의 '내일로 티켓'을 들고 전국을 돌며 버스킹을 하던 중, 여수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그 현장에 마침 KBS2 '다큐 3일' 촬영팀이 있었던 것. 이후 밤에 찾은 돌산대교에서도 또 한 번 카메라에 담기며 방송을 타게 됐다.

정확히 10년 후인 지난달 22일 이들의 스토리가 또 한 번 방송에 소개됐다. '다큐 3일'이 10년 전의 출연자들을 다시 만나는 특별판 '어바웃 타임'을 편성한 것이다. 일오는 "10년 전 모습을 보니 약간은 촌스럽고 저돌적인 모습이었던 것 같다. 그때는 음악을 오래 하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방향성도 달라졌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활동하는 모든 밴드가 그러하듯 58D 역시 지역 밴드의 한계점을 고민하고 있다. 드러머 김말창은 "인디밴드를 하는 사람들의 인프라 자체가 한계가 있다. 한 다리 건너면 모르는 사이가 없다. 새로운 밴드가 많이 있어야 음악적인 공유도 이루어지는데 그런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토로했다.

김세엽은 "경제적인 부분에서의 어려움이 있지만, 나에게만 해당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요즘은 돈을 벌기 위해 계획적으로 음악을 준비하는 분들도 제법 있다. 밴드를 유지하면서 겪는 고난은 결국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견디는가에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KakaoTalk_20250904_155813496
58D밴드가 대전 유성온천 야외 공연장에서 공연 후 관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58D 밴드 제공)
10년 전을 돌아본 58D에 10년 후의 모습을 물어봤다. 일오는 "10년 후에는 지금보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작곡한 곡에 맞춘 안무도 만들고 백댄서들이 흥을 돋우어주는 모습을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세엽은 "10년 후에는 가족이 생기고 생계가 우선이라 음악은 뒤로 밀리겠지만 그래도 1순위에 음악이 함께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밍키는 "10년 전에는 음악으로 생계를 꾸릴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최근에 반지공방 사무실을 차렸는데 10년 후에도 공방과 함께 음악도 세공하고 있을 것 같다"고 예견했다. 김말창은 "10년 전에도 드럼을 쳤고 지금도 그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10년 후에도 나는 계속 드럼을 잡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58D를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한 마디 남겼다. 일오는 "어쩌다 보니 '다큐 3일'을 통해 우리 밴드의 모습을 다시 알리게 됐다. 많은 분이 다시 찾아 주셨고 새로운 팬들의 응원도 생겼다. 우리가 언제까지 음악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활동이 멈추더라도 음악을 남기는 밴드가 되겠다. 멤버들도 그때까지 함께하기를 바란다. 많이 응원하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4.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변동중, 음악으로 함께 어울리는 행복한 예술교육
  5.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1. "함께 걸어온 1년, 함께 만들어갈 내일"
  2. 농식품부 '농촌재능나눔 대상' 16명 시상
  3. 작은 유치원 함께하니, 배움이 더 커졌어요
  4. 충남경찰, 21대 대선 당시 선거사범 158명 적발… 직전 대선보다 119명↑
  5. 서머나침례교회, 관저종합사회복지관에 연말 맞아 이웃사랑 후원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을 세종시가 아닌 대구시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향후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도한 데다, 11월에 혁신당 대전시당 위원장인 황운하 의원(비례)이 ‘대법원 세종 이전법’을 발의한 터라 논의 과정에 들어가기 전부터 여러 이견으로 대법원 지방 이전 자체가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혁신당 대구시당 위원장인 차규근 의원(비례)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권칠승 의원과 함께 대법원을 대구로 이전하고 대법원의 부속기관도 대법원 소재지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직장맘에게 지급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내년부터 월 220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한액이 출산휴가급여 상한액을 웃도는 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 상한액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출산 전과 후에 9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받을 수 있다. 미숙아 출산은 100일, 쌍둥이는 120일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에 최소 60일(쌍둥이 75일)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유급휴가다. 정부는 출산·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최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10일 소상공인 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 서구 월평동 '선사유적지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