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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인디밴드 '58D'가 대전시 유성구 궁동의 합주실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말창(드럼) 밍키(기타) 일오(보컬.리더) 김세엽(베이스) |
"58D는 보석을 세공할 때 가장 로스율이 적은 면이 58면인데, 그 의미를 차용했어요. 관객 한 분 한 분을 절대 잃지 않는 음악을 하자라는 취지로 지었습니다." 밴드 58D의 리더 일오(예명-보컬)는 밴드 이름의 유래를 이렇게 설명했다. 보석처럼 소중히 다듬어낸 음악으로, 청중 한 사람도 놓치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다짐이었다.
58D의 출발은 2014년 여름이었다. 일오는 "음악 전공자는 아무도 없었다. 단순히 음악과 버스킹이 멋있어 보여 친구 8~9명이 모여 악기를 메고 대전 여기저기를 누볐다. 음악 전공자는 아무도 없었고, 말 그대로 취미 수준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멤버들이 교체되고, 현재의 드러머 김말창(예명)과 기타리스트 '밍키'가 합류하며 지금의 4인 체제가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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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다큐 3일> 특벼판 '어바웃 타임'에 출연했던 58D밴드 원년 멤버들, 현재는 일오(리더)와 김세엽(왼쪽 두 번째)만 남아 활동하고 있다.(58D밴드 제공) |
정확히 10년 후인 지난달 22일 이들의 스토리가 또 한 번 방송에 소개됐다. '다큐 3일'이 10년 전의 출연자들을 다시 만나는 특별판 '어바웃 타임'을 편성한 것이다. 일오는 "10년 전 모습을 보니 약간은 촌스럽고 저돌적인 모습이었던 것 같다. 그때는 음악을 오래 하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방향성도 달라졌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활동하는 모든 밴드가 그러하듯 58D 역시 지역 밴드의 한계점을 고민하고 있다. 드러머 김말창은 "인디밴드를 하는 사람들의 인프라 자체가 한계가 있다. 한 다리 건너면 모르는 사이가 없다. 새로운 밴드가 많이 있어야 음악적인 공유도 이루어지는데 그런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토로했다.
김세엽은 "경제적인 부분에서의 어려움이 있지만, 나에게만 해당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요즘은 돈을 벌기 위해 계획적으로 음악을 준비하는 분들도 제법 있다. 밴드를 유지하면서 겪는 고난은 결국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견디는가에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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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D밴드가 대전 유성온천 야외 공연장에서 공연 후 관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58D 밴드 제공) |
58D를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한 마디 남겼다. 일오는 "어쩌다 보니 '다큐 3일'을 통해 우리 밴드의 모습을 다시 알리게 됐다. 많은 분이 다시 찾아 주셨고 새로운 팬들의 응원도 생겼다. 우리가 언제까지 음악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활동이 멈추더라도 음악을 남기는 밴드가 되겠다. 멤버들도 그때까지 함께하기를 바란다. 많이 응원하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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