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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회 본회의 전경. 사진=시의회 제공. |
세종시의회(의장 임채성)가 지난 8일 오전 제10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윤리특위 제명 의결안'을 사직 허가 표결로 매듭지으면서다. 민주당 시당 윤리심판원이 지난 5일 징계 심의에 앞선 4일 탈당한 상 전 의원에 대한 처분을 '당원 제명'으로 마무리한 과정과 대조를 이룬 점도 꼬집고 있다. 시당은 이를 징계 회피 목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반해 세종시의회는 같은 의도로 해석될 수 있는 상황에 다른 결론을 내렸다. 상 전 의원은 본회의에 직전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했고, 나머지 19명 의원은 찬성 16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의원직) 사직'으로 정리했다.
여성단체와 시민사회는 시의회의 이 같은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상 전 의원이 2022년 8월 동료 남성 의원 성추행 및 무고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뒤, 지난 8월 대전지방법원의 징역 1년 6개월 선고(강제 추행과 무고 혐의)를 받은 사실조차 외면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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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의회에서 상 전 의원에 대한 사직 허가의 건 가결 결과. 사진=시의회 본회의 영상 갈무리. |
이들 단체는 "윤리특위의 제명 의결은 어떤 의미였나. 동료 의원에 대한 공적 자정 기능의 확인이었다"라며 "의회의 윤리 체계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렸다. 제명은 성비위에 대한 의회의 공식적이고 불가역적인 징계다. 반면 사직 허가는 "스스로 물러났다"는 기록만 남겨 특혜를 준다. "성비위에도 출구가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남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정(人情)이 작용한 결정으로 바라보면서, 다시금 시의회와 민주당 시당을 향해 ▲상 의원의 사직 허가와 별개로, 성비위 사건에 대한 공식 사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투명한 공개 ▲윤리특위 결정을 본회의에서 무력화한 경위에 대한 명확한 설명 ▲성비위 사건 처리 원칙과 절차를 강화해 유사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화를 촉구했다.
세종참여연대(상임대표 정형근)도 이날 성명을 통해 "동료의원 감싸기로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한 세종시의회의 각성을 촉구한다"라며 "제명은 의원이 받게 되는 가장 무거운 징계로 공식 기록이 남아 불이익이 크나, 사직은 스스로 선택한 것으로 공식 징계 기록이 남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동료의원 감싸기라 비판받아 마땅하다. 의회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 훼손을 넘어 시민들의 신의를 배반한 행위이며 향후 다른 징계 사건에서도 제명을 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선례를 남기게 됐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여성단체와 같은 선상에서 재발 방지 및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성폭력 근절 비대위에는 든든성문화인권센터와 (사)세종YWCA, 세종YWCA성인권상담센터, 세종여성살림터복숭아공동체, (사)세종여성, 세종여성회, 여성긴급전화1366 세종센터, 움직임사회적협동조합, 종촌종합복지센터 가정·성폭력통합상담소 등 모두 9개 기관이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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