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산정 체계는 기초자치 기능에 대한 재정 수요를 담고 있지 않다. 중간 행정 조직 없이 광역과 기초 지자체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세종시의 안정적 재정 확보 면에서 불리한 구조다. 보통교부세 지원에서 다른 광역단체에 비해 홀대를 받아선 안 된다. 기초단체 업무 대부분을 맡아 처리하는 세종시는 5년 전을 기점으로 재정난이 지속 중이다. 지자체 재정의 절대적인 기반이 되는 재원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상대적 비교 지표에서도 올해 기준으로 기초사무 수행분으로 제주도가 1조3288억 원을 받을 때 세종시는 314억 원에 불과했다. 제주도 인구가 1.7배가량인 점을 고려할 때 지자체 재정 평탄화라는 관점에서도 명백한 차별이다. 기초사무 재정 수요 24개 항목 중 5개를 제외하고는 미반영된다. '세종특별자치시'가 무늬만 광역자치단체 취급을 받는 셈이다. 아파트 공급 증가에 힘입은 취득세나 재산세의 담세력에 기대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 해묵은 현안을 풀려면 단층제나 중층제 기준을 벗어난 새로운 산정 방식이 요구된다. 구청이 없는 단층제라는 이유로 도시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면 말이 안 된다.
세종시도 제주도처럼 보통교부세 총액의 3%를 정률 고정 배분받는 재정 특례가 매우 유용하다. 세종시 관련법 등에 재정 특례 조항을 넣어 누락되지 않게 않는 방법도 물론 있다. 교부세 산정 때문에 단층제 행정 구조를 바꿀 수는 없다. 세종시를 저평가한 산정 방식을 고치면 된다. 그렇게 되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뒷짐을 지지 않길 바란다. 세종시 시민사회는 헌법소원까지 제기하면서 각오가 비장하다. 세종시의회도 열심히 뛰고 있다. 세종시 완성을 위해서도 절실한 세수 재원을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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