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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한글런 행사가 이날 오전 8시경 세종시 중앙공원에서 힘찬 출발을 알렸다. 사진=세종시 제공. |
국무조정실이 정부세종청사에 있고 김민석 총리 주재의 경축식이었던 만큼, 아쉬움은 더욱 컸다. 새 정부의 첫 경축식이 지방분권의 상징인 세종시에서 열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는 남다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세종시 대표 축제인 '2025 한글 축제'가 오전 8시 한글런과 함께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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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문을 연 세종 한글 축제 메인 무대 모습. 사진=세종시 제공. |
총리 주재의 첫 '세종시 지원위원회' 개최가 미뤄지고 있고, 국회 세종의사당 및 대통령 집무실 후보지 방문 일정도 여러 차례 연기된 상황도 만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새 정부는 이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다. 한글날 경축식이 그간 국어기본법 제20조에 따라 세종문화회관·국립한글박물관 등 서울에서만 개최된 전례를 그대로 따랐다.
세종시에선 윤석열 정부 당시인 2023년 처음 열린 바 있다. 당시엔 행정안전부장관 주재로 열렸던 만큼, 올해 총리로 격상은 자연스런 흐름이기도 했다.
시가 2022년부터 줄기차게 대통령 주재의 '한글날 경축식 개최'를 지속 건의해왔으나 이번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그럼에도 이날 오전 한글런을 시작으로 종일 지속된 ▲한글&과학 놀이터 ▲한글을 만난 서반야 ▲한글 노래 경연대회 ▲한글대전 '세종 인재를 뽑다' ▲한글 담장 전시 ▲한글 축제 상점 ▲한글 조형물 ▲세종과학집현전 ▲조선어학회 '사전 편찬 역사 19가지 발자취' 특강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 등의 다채로운 행사들은 한글날의 의미를 빛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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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이대로 공동대표(우측)가 이날 오후 4시 30분경 나성동 한글상점에서 최민호 시장(좌측)에게 '2025 우리말 지킴이 상'을 수여하고 있다. |
시는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세종시=행정수도'의 원년이자 한글날 제580돌인 2026년 한글날 경축식 개최를 다시 제안헸다.
최민호 시장은 이날 나성동 한글상점에서 한글학회(회장 김주원)의 특별 강연회 자리에서 "대통령은 통상 광복절, 총리는 개천절과 한글날 행사를 주관한다"라며 "한글날이야말로 이제는 대통령이 주관하는 행사가 돼야 한다. 지난 정부부터 한글 문화도시인 세종시에서 '정부의 한글 경축식' 개최도 제안해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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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한글학회 회장이 이날 조선어학회의 우리 말 사전 편찬 과정에 대한 특강을 하고 있다. |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한글날 경축식 행사에서 "온 국민과 함께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오백구십칠돌 한글날을 경축한다. 한글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고 발전시켜 오신 공로로 영예로운 상을 받으신 모든 분들께 축하 말씀을 드린다"라며 격려했다.
이어 그는 "한국어와 한글은 K-문화의 원천이다. K-팝의 노랫말로 전 세계 팬들과 연결되고, K-드라마와 영화가 감동을 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라며 "세계 87개국 세종학당에는 14만 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한국어와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 있다. 우리의 자랑이자 문화의 터전인 한글이 대한민국에 더 큰 힘이 되기를 기원한다"라고 강조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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