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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아티언스 대전' 포스터./사진=대전문화재단 제공 |
예술가와 과학자가 함께하는 융복합 창작축제 '2025 아티언스 대전'이 24일부터 11월 2일까지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지평 너머의 감각(Beyond the Horizon of Senses)'으로 서로 다른 개념이 융합하고 해체되며 새로운 질서와 감각이 태어나는 순간을 포착한다. AI·생명공학·지질과학·양자과학 등 최첨단 과학이 예술적 상상력과 결합하며 '감각하는 사고'를 실험한다.
이번 전시는 대덕연구개발특구의 풍부한 기술 인프라를 기반으로 예술가와 과학자가 2년간 협업해온 결과물 9팀의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김은진 작가는 박중호 박사(한국기계연구원)와 '기능성 유체'의 물리적 흐름을 드로잉의 시간성으로 전환해 사라지는 선의 리듬을 표현했다. 최은빈 작가는 최기봉 박사(한국기계연구원)와 함께 소리와 빛을 감지해 움직이는 기계 시스템을 제작, 인간 감각의 물리적 변환을 탐구한다.
소보람 작가는 김소정 박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협업해 쓰레기 매립지의 미생물 군집을 예술적 언어로 번역하며 생명의 순환을 들려준다. 엄지은 작가는 황세호 박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와 '땅속 내시경'을 활용해 보이지 않는 지하의 세계를 영상과 설치로 구현했다.
민혜기 작가는 김민수 박사(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함께 양자세계의 불확정성과 관측의 의미를 시각화했고, 김한비 작가는 신호선 박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열전현상을 이용해 에너지의 순환과 인간의 회귀 본능을 다룬 프로젝트 '테라리움'을 선보였다.
박세연 작가는 백예슬 박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색채 인지의 불확실성을 주제로, 같은 이미지를 각기 다르게 인식하는 시각 실험을 시도했다.
조미예 작가는 김보경 박사(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염색체 구조를 불로초 신화와 병치시켜 생명과 시간, 영생의 역설을 드러냈고, 이현민 작가는 조지현 박사(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MRI 데이터를 소리와 영상으로 치환해 인간 내면과 시간의 단층을 탐구했다.
협업 결과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확장된다.
조미예 작가와 김보경 박사의 연구를 토대로 한 체험형 프로그램 'DNA-나와 마주하기'에서는 관람객이 자신의 세포에서 DNA를 직접 추출하고, 이를 빛으로 시각화된 오브제로 제작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김한비 작가는 신호선 박사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열전현상을 활용한 작품 공간에서 안무가 황예인, 사운드 아티스트 최영과 함께 퍼포먼스 'Living Room Rave'를 펼친다. 도시의 불규칙한 리듬과 에너지의 순환을 몸과 소리로 표현하는 실험이다.
특히 올해는 국제과학관심포지엄(ISSM)과 연계해 국제 교류의 폭도 넓혔다.
지난해 참여작가 양영주는 ISSM 현장에서 바이러스 개념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바이러스 스탬프 워크숍'을 진행, 인간의 욕망을 바이러스로 표현한 감각을 관람객과 공유한다.
이어 올해 처음 참여하게 된 배준형 작가는 AI 게임 기반 체험형 전시를 선보여 기술과 인간의 감각, 놀이와 인식이 만나는 융합 형식을 제시한다.
이 밖에도 과학 유튜버 미나니가 진행하는 스몰토크쇼에서는 'AI와 우리의 삶'을 주제로 인공지능의 진화와 예술적 활용, 미래 사회의 변화를 놓고 관람객과 소통할 예정이다.
대전문화재단 관계자는 "'2025 아티언스 대전'은 연구와 창작, 실험과 체험이 순환하는 살아 있는 협업 생태계"라며 "감각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개념이 태어나는 순간, 대전은 과학과 예술이 함께 미래를 실험하는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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