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의 이공계 관심은 AI 관련 학과 등 대기업 계약학과 수시 지원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LG 등 대기업 계약학과 수시 지원자는 8892명으로 전년(8631명)보다 3% 증가했다. 수도권과 지방 거점국립대의 AI 관련 학과 수시 지원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시모집이 남았지만 수시모집에서 의약학 계열 지원 감소와 이공계 지원 증가라는 다변화 흐름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해 KAIST 등 과학기술원 4곳의 중도탈락자 수는 243명으로 최근 5년 새 최저치를 보인 반면, 의약학 계열은 1119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의대에 진학했다가 적응하지 못해 이탈하는 경우 등이 적지 않은 탓으로, 이 같은 흐름은 올해에도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상위권 수험생의 이공계 이동이 지속할 수 있을지는 속단하기 이르나 변화의 기류는 분명하다.
'열병'과도 같은 의대 선호 현상이 변화를 보이는 것은 'AI 3대 강국' 과 같은 과학기술 육성 정책과 반도체 활황 등 산업 경기와 무관하지 않다. 경기 후행 지표로 통하는 입시에서 인재들이 의대로 몰리는 것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과 10년 만에 한국을 넘어 미국을 위협하는 과학기술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인재들이 이공계로 몰려들고 있다. 과학기술을 육성하지 않고선 국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다. 이공계 육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정책이 요구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