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문화유산을 위협하는 불씨, 우리모두 화재예방 파수꾼 돼야!

  • 충청
  • 공주시

[기고] 문화유산을 위협하는 불씨, 우리모두 화재예방 파수꾼 돼야!

이경희 공주소방서 소방위

  • 승인 2025-11-03 09:47
  • 고중선 기자고중선 기자
11. 3. [기고문] 문화유산을 지키는 불씨, 다(소방위 이경희)
이경희 공주소방서 소방위
가을이 깊어지며 낙엽이 마르고 건조한 바람이 부는 11월은, 불이 나기 가장 쉬운 계절이다. 이에 따라 매년 11월은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되어 국민 모두가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있다.

특히 산림과 사찰이 공존하는 공주는 산불과 문화재 보호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공주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및 중요 문화재로 등재된 마곡사가 자리하고 있고, 계룡산에는 동학사, 신원사라는 유서 깊은 사찰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사찰은 단순한 종교시설이 아니라, 천년의 역사와 정신이 깃든 우리 문화유산이다.

그러나 작은 불씨 하나가 순식간에 수백 년의 유산을 잿더미로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전국적으로 사찰 인접 산불과 문화재 화재가 잇따르면서, 문화유산의 화재안전 관리가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2024년 11월 12일 오후 7시 40분경, 공주시 마곡사 인근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하였다. 신속한 진화작업 끝에 1시간 25분 만에 완전 진화되었지만, 자칫했다면 사찰의 주요 문화재로 불길이 옮겨 붙을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 사례는 문화유산이 위치한 산사 지형의 특성상 초기 대응의 중요성과 지역 협력체계의 필요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공주소방서는 문화재 보호에 특화된 대응 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하였고, 그 결과 '마곡사전문의용소방대'를 조직해 지난 6월 정식으로 발대하였다.

'마곡사전문의용소방대'는 문화재 보호를 위한 사찰 특화형 전문의용소방대로, 사찰 인근 주민과 상가 운영자, 신도들이 직접 참여하여 초기 진화와 현장 대응을 담당하고 있다. 대원들은 정기적으로 ▲이동식 펌프 및 등짐펌프 활용훈련 ▲문화재 주변 소방시설 점검 ▲야간 화재 대응훈련 등을 수행하며, 마곡사 경내와 주변 산림을 대상으로 상시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공주에는 마곡사전문의용소방대뿐만 아니라, '동학사산악전문의용소방대'와 '경천산악전문의용소방대'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산악전문의용소방대는 주로 산악사고 구조활동을 목적으로 창설되었지만, 평상시에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산림보호와 산불예방 활동을 병행하며 지역 안전의 최일선에서 헌신하고 있다.

특히 계룡산은 등산객이 많고 지형이 험준해, 단순 구조 활동을 넘어 '사람과 숲, 그리고 문화유산을 함께 지키는 현장형 의용소방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들의 헌신적인 활동은 공주시가 산불로부터 안전한 도시, 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산림청(국립산림과학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2024)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2028건, 피해면적은 13만4932헥타르(ha)에 달한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460배이며, 피해액은 8조 3000억 원을 넘어섰다. 특히 산불이 봄철과 가을철에 집중되어 건조한 기후와 산행 인파 증가로 인한 산불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께서는 산행이나 벌초, 묘지 정리 중 불씨를 방치하거나 흡연을 하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사찰에서는 전기·가스·난방설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노후된 전선이나 조명은 교체해야 한다. 또한 주민과 신도들이 함께 '문화유산 지킴이'활동에 참여해 위험 요인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학생부터 일반 시민까지 캠페인과 체험형 화재예방 교육을 통해 '산불이 문화유산을 위협한다'는 경각심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문화유산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그것은 우리의 정체성과 정신 그리고 후대에 물려줄 자산이다. 불은 한순간이지만, 그로 인해 잃는 것은 수백 년의 역사와 마음이다.

'불은 끄는 것보다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진리를 잊지 말고, 올 11월 '불조심 강조의 달'을 맞아 우리 모두가 화재 예방의 최전선에서, 문화유산과 산림을 지키는 든든한 안전 파수꾼이 되어야 할 때다.
이경희 공주소방서 소방위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청주시 외평~북이 등 2개 도로 노선, 제6차 국도·국지도 예타 대상 선정
  2. 포항 해수욕장 제사 반대 10만 서명운동 본격화
  3. 대전 미분양 1년 새 23% 증가… 중구 미분양 대폭 증가
  4. 한국마사회 글로벌 심판 영입… 서울경마 신뢰 높인다
  5. [주말사건사고] 폐차장 화재부터 공장 폭발까지...대전·충남 사고 잇따라
  1. 충청 명운 가른다…정기국회 현안입법 예산 초당적 협력 시급
  2. 보완수사 기한 줄이고 절차 강화… 경찰 수사 완결성 시험대
  3. [2027 수시로 간다-대학의 색, 미래의 선택] 의료현장에 AI·데이터 더한다… 건양대가 여는 '데이터 의학'
  4. 농지관리 체계 전면 개편… 전담기구 신설 추진
  5. 국세청, 태국에 세정 선진 경험 전수… 글로벌 최저 한세 협력

헤드라인 뉴스


[중도일보 창간75주년 특집] 기록을 딛고, 충청의 미래를 점화한다

[중도일보 창간75주년 특집] 기록을 딛고, 충청의 미래를 점화한다

원자번호 75. Re. 레늄(Rhenium). 녹는점이 3000℃를 훌쩍 넘는 레늄은 초고온에서도 안정적인 특성을 유지한다. 극한의 열을 견뎌야 하는 항공기 제트엔진의 터빈 블레이드용 초합금과 로켓·미사일 추진기관의 연소실·노즐 등에 활용되는 이유다. 특히 니켈계 초합금에 소량만 더해도 고온 강도와 내구성을 높일 수 있어 항공우주와 국방산업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그 희소성은 더욱 특별하다. 레늄의 대륙지각 내 평균 함량은 10억분의 1 미만으로 지구에서 가장 희귀한 원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극한의 열을 견디고 소량으로도 전체..

[창간75] AI 선도·반도체 성장축 떠오른 충청…초광역 ‘원팀 전략’ 관건
[창간75] AI 선도·반도체 성장축 떠오른 충청…초광역 ‘원팀 전략’ 관건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대전환과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면서 민선 9기 대전·세종·충남·충북도 AI와 반도체 산업을 지역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천안·아산과 청주의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부터 대전의 연구개발(R&D), 세종의 첨단부품까지 충청권이 보유한 산업 기반도 탄탄하다.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392조 원 규모의 민간투자 계획까지 더해지면서 충청권이 국내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관건은 충청권의 공동 대응이다. 4개 시도가 개..

[창간75] 충청권 392兆 대규모 투자 마중물… `초광역 경제권` 발판 삼아야
[창간75] 충청권 392兆 대규모 투자 마중물… '초광역 경제권' 발판 삼아야

충청권 산업이 대전환기에 들어섰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민간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충청권 첨단산업 민간투자 규모는 총 392조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충남에서는 올해 202조 원 규모의 투자사업이 착공과 인허가 등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단기적인 생산과 고용 증가에 머물지 않고 지역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기업 투자를 계기로 산업 기반을 확충하고 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물폭탄에 잠긴 교량 차지한 오리 물폭탄에 잠긴 교량 차지한 오리

  • ‘두 달째 파행하고 있는 대덕구의회 규탄한다’ ‘두 달째 파행하고 있는 대덕구의회 규탄한다’

  • 제17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자부 8강 제17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자부 8강

  • 제17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 3~4학년부 4강전 제17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 3~4학년부 4강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