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뛰고 박수치고 통역 없이도 '우린 하나'… 대전유학생대회 900명 올림픽처럼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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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뛰고 박수치고 통역 없이도 '우린 하나'… 대전유학생대회 900명 올림픽처럼 즐겨

[대전유학생한마음대회]
11월 8일 KT인재개발원 9개大 유학생 900명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주최·중도일보 후원
2~3개 대한 연합팀 이뤄 줄다리기 등 체육교류
인화사진에 친구와 추억 쌓고 새 동료 사귀기도

  • 승인 2025-11-10 17:46
  • 수정 2025-11-10 17:59
  • 신문게재 2025-11-11 9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유학생한마음대회1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주최하고 대전시 외국인주민 통합지원센터가 주관, 중도일보, 우송대, 배재대가 후원한 대전 유학생 한마음대회가 11일 8일 오전 대전시 서구 괴정동 KT인재개발원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대전·충청지역 9개 대학 (충남대, 한남대, 대전대, 목원대, 배재대, 우송대, 중부대, 건양대, 한밭대) 900여명의 유학생이 참여했다.사진= 금상진 기자 jodpd
'둥 로 랑, 또이 띤 반 커떼 람 득 마(걱정마, 넌 꼭 할 수 있을 거야. 베트남어)', '알라더푼 호우너. (즐겁습니다, 인도어)'

대전과 충청 9개 대학에서 유학 중인 900여 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참여한 '2025년 대전 유학생 한마음 대회'가 열린 11월 8일 서구 괴정동 KT인재개발원 체육관이 올림픽에 버금가는 열기에 휩싸였다. 가까운 중국, 일본, 베트남뿐만 아니라 인도와 몽골,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대전으로 모인 유학생들이 서로 인사 나누고 팀을 구성해 뛰고 박수 치는 사이 친구가 됐다.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주최하고 대전시 외국인주민 통합지원센터가 주관해 중도일보, 우송대, 배재대가 후원한 이날 대전 유학생 한마음대회는 올해로 9번째 개최된 전국 유일의 유학생 연합 대회다. 김인식 시사회서비스원 대표와 유득원 행정부시장이 참석하고 건양대 정윤희 한국어교육센터장, 대전대 윤경아 국제교류원장, 목원대 김준일 국제협력처장, 배재대 김석출 국제처장 등 각 대학에서 유학생 지원을 담당하는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올해 한마음 대회는 여러 대학 유학생 900여 명이 4개 팀을 구성해 학교 울타리를 넘어 서로 연대하고 상대 팀과 선의 경쟁을 벌였다. 우송대와 한남대, 한밭대 유학생들이 연합 A팀이 되었고, 목원대와 충남대가 연합 B팀, 대전대와 중부대가 연합 C팀 그리고 배재대와 우송대 유학생들이 연합 D팀을 이뤘다.



첫 번째 경기는 넓고 긴 천을 가운데에 두고 팀원 40명이 마주 앉아 천을 잡아당기면 그 위로 주자가 달리거나 기어서 통과해 반환점을 돌아오는 통천릴레이를 벌였다. 같은 팀 주자가 잘 달릴 수 있도록 천을 팽팽하게 힘을 주어 당기느라 얼굴에 힘을 주다가도, 주자가 넘어지고 무릎으로 엉금엉금 기어서 통과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웃으면서 단합했다.

이어 경기장 바닥에 펼쳐진 60여 장의 판을 뒤집고 다시 뒤집어 자신의 팀에 배정된 색깔이 하늘을 향하도록 하는 판 뒤집기 경기가 펼쳐졌다. 주어진 시간 3분, 상대편 판을 자신의 팀 색깔로 뒤집어 놓느라 학생들은 손과 발을 쉴 새 없이 움직였으며, 마음이 급하다 보니 고국의 감탄사가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간지 더(서둘러, 중국어)', '고치에이코우(이쪽으로 가자, 일본어)'처럼 유학생들은 오랜만에 고향 같은 일체감을 맛봤다.

경기는 40명이 한 팀이 되어 큰 튜브 안에 공기를 넣고 이를 붙잡는 '바람특공대'로 이어졌다. 풍선처럼 큰 튜브에서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손이 부족하면 두 발로 그래도 안 되면 몸을 누이면서 공기 빠져나갈 구멍을 막으려 안간힘 쏟았다. 이밖에도 남자 10명과 여자 10명이 팀을 이뤄 장애물 경기를 펼쳤는데, 유학 중인 학교에서는 발휘할 수 없던 운동 순발력을 선의 경쟁 속에 마음껏 뽐내는 시간이었다.

이날 유학생들은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삼삼오오 노란색 가발도 쓰고 허풍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인화된 사진에 추억을 새겼다. 유학생들이 몰려 시장처럼 붐비는 곳에 고개를 내밀어 보니, 올해 새롭게 선보인 '픽 유어 프렌즈(Pick Your Friends)'코너였다. 작은 메모장에 자신의 이름과 인사말 그리고 연락처 또는 SNS 주소를 적어 상자에 넣은 후, 상자 안에서 다시 하나를 뽑아 즉석에서 상대와 연락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연락이 닿아 둘이서 같은 부스에 찾아오면 외국인주민통합지원센터가 작은 인형을 각각 선물했는데, 대전이라는 생활권 안에서 다른 학교에 재학 중인 유학생과 교류하고 싶은 이들 유학생들의 마음을 이곳에서 읽을 수 있었다.

김윤희 대전시 외국인주민 통합지원센터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이뤄지는 지역 유학생 대회로서 체육활동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유학생들이 서로 친분을 쌓고 대회 후에도 교류를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대전 충청권 9개 대학은 교내 스쿨버스를 활용해 학생들을 직접 대회장까지 데려다주고 다시 학교로 배웅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유학생들이 즐길 수 있도록 단체복이나 응권도구를 지원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대회장에서 만난 고리 포따르(인도, 우송대) 씨는 "대전에서 유학하는 외국인 학생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어 즐겁고 다른 학교 유학생들과도 교류할 수 있어 뜻깊었다"라며 "방글라데시에서 유한 온 친구를 만나 인사하고 연락처를 주고받았는데 내년에도 기회가 되면 다시 참여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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