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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민 칠곡에프앤비 대표. |
7곡제면소와 부산면관은 면을 건강하게 먹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됐다. 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밀가루보단 곡물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박상민(49) (주)칠곡에프앤비 대표는 후루룩 먹는 재미와 건강까지 두 마리 토끼를 갖고 싶었다. 박 대표에게 면은 여름엔 달궈진 몸을 시원하게 만들어주고, 겨울엔 으슬으슬한 몸을 따뜻하게 달래준다. 냉면과 칼국수 면을 밀가루 대신 여러 곡물로 만들어 낸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대표는 49년 일생 밥보다 면을 더 많이 먹을 만큼 면에는 '진심'이다. 26년간의 외식업 경력을 바탕으로 대전을 넘어 전국으로 뻗어 나가는 7곡제면소와 부산면관의 수장인 박상민 칠곡에프앤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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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곡제면소 외관 사진. |
박상민 칠곡에프앤비 대표는 20대 초 대학생 시절부터 외식업에 몸을 담았다. 시작은 호프집이었다. 부모님이 운영하던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험을 쌓아오던 박 대표는 가게를 물려받아 본격적인 외식업에 뛰어든다. 맥 퀸스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29개까지 지역 곳곳에 지점을 확장하며 외식업에 눈 뜨기 시작했다. 다만, 어린 나이에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사업이 기울기 시작했다. 재기해야 했다. 젊은 나이에 실패를 맛본 박 대표는 지역 전통시장 좌판에서 소시지를 만들어 판매하고, 배달하는 등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몸을 가만히 둘 수 없는 성격 탓에 음식배달대행업체에서 3년간 배달을 하기도 했다. 사업 수완이 좋았던 그는 햄버거와 치킨, 피자 등을 배달과 함께할 수 있는 브랜드인 '댈리랩'을 론칭하며 전국으로 20여 곳으로 지점을 확장하기도 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게 무엇일지 고민을 거듭하던 그는 머릿속에 '면'이 떠올랐다. 힘들고 슬프고 기쁠 때 항상 그의 밥상에 있던 게 바로 면이다.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고 후루룩 먹는 재미까지 더해진 면으로 승부를 봐야겠다고 생각한다. 이때 '올바른면'이란 개인 브랜드를 만들었다. 장사를 거듭하며 그의 머릿속을 스친 무언가가 있다. 면을 보다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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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곡제면소 칼국수. |
단순한 생각이지만 오히려 심플하게 다가왔다. 면은 밀가루가 주된 성분이다 보니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더 자주,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한다. 7가지 곡물로 면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대형 식품 업체와의 협업을 진행했고, 여기서 탄생한 게 바로 7곡제면소다. 여름에는 냉면을, 겨울엔 칼국수란 공식을 대입했다.
7곡제면소 냉면은 쌀가루를 베이스로, 흑미와 보리, 메밀, 검정깨, 검정콩, 옥수수 등으로 만들었다. 칼국수는 밀과 쌀, 옥수수, 보리, 메밀, 검정콩, 검정깨로 만들어 소화가 잘되도록 했다. 여기에 든든한 식사인 곰탕까지 메뉴로 곁들였다.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까지 고려한 박 대표는 최근 7곡제면소에서 부추 칼국수를 4750원에 판매 중이다. 상시 특가로 진행 중인 부추 칼국수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격과 맛으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얻고 있다.
가성비에 마음이 더해지는 가심비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면에 7가지 곡물이 담겨 속이 편안하다. 어려운 경기 상황에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을 선물하고 싶다고 박 대표는 미소 지었다. 이밖에 매운 불볶음 칼국수와 황태 칼국수, 얼큰이 칼국수 등 여러 메뉴를 다양한 가격에 저렴하게 내놓고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주류할인도 들어간다. 맥주와 소주 등은 통상 가게에서 4000원에 판매하지만, 7곡제면소는 각 2500원에 판매한다.
대전에서 출발한 7곡제면소는 하나 둘씩 지점 수를 늘려가며 전국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대전·세종, 서울·인천, 경기, 전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충청 등 총 50개 지점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지점 수가 전국으로 뻗어 나간다는 건 그만큼 소비자들의 맛에 대한 평가가 높다는 걸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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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면관 매장 모습. |
칠곡에프앤비의 또 다른 야심작인 '부산면관'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계최초 강황과 쌀가루가 들어간 프리미엄 밀면으로, 밀가루 대신 첨가해 부산의 대표 향토 음식에 건강을 더했다. 다른 외식업과 다르게 이 역시 건강에 포커스를 맞췄다. 밀면의 고장이라 불리는 부산에 수없이 방문하며 여러 맛집을 탐방한 끝에 만든 박 대표의 브랜드다. 밀면과 함께 먹기 좋은 돈가스 등을 더해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지점은 지역을 시작으로 현재 10개까지 확장하며 7곡제면소의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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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면관 메뉴. |
박 대표가 두 브랜드를 동시에 빠르게 확장할 수 있던 건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면서다. 면에 누구보다 진심인 그가 직접 테스트를 해보며 소비자 입장에서 맛을 보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몰두한 끝에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칠곡에프앤비는 사회공헌 활동도 빼놓지 않는다. 지역에서 벌어들인 돈을 지역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박 대표는 설명한다. 대전척수장애인협회와 대한사회복지원, 열매 마을의 집 등 어려운 이들을 위해 총 2000여 만 원을 기부했다. 전국으로 발을 넓혀가는 칠곡에프앤비는 현재 인도네시아와 미국, 베트남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대전을 넘어, 전국,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가격도 최저가로 도전하겠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건강한 면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어려운 이들과 상생하며 지역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상민 대표는 "한순간의 유행으로 사라지는 브랜드가 아닌, 전통적인 브랜드로 지역과 함께 성장해나가고 싶고 면에 대해 누구보다 깊은 철학을 담고 있는 만큼, 맛과 건강으로 소비자들에게 보답하도록 하겠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성장해나가는 칠곡에프앤비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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