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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보이스피싱 콜센터 전경. /연합뉴스 제공 |
23일 대전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구속된 총책 A 씨 등은 사채업자인 B 씨와 공모해 채무자들에게 "중국에서 일하며 빚을 갚을 수 있다"고 속여 현지로 유인했다. 이후 중국 사무실로 데려가 여권을 빼앗고 외부 연락을 차단한 채 보이스피싱 콜센터 업무를 강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현지에서 일주일가량 보이스피싱 텔레마케터 교육을 받은 뒤 범행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은 범행 1건당 7%의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이를 이자 명목으로 공제해 사채를 줄이지 않는 방식으로 최소 1년 이상 노동을 강요했다. 일부는 탈출을 시도하다 제지당한 정황도 나왔다.
수사의 실마리는 중국에서 해당 조직 소속으로 텔레마케터로 일했던 여성의 진술이었다. 이 여성은 과거 범행 과정에서 접촉했던 피해자를 기억해 진술했고 그중 대전의 한 서비스업 자영업자가 6000만 원의 피해를 당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이 같은 수법에 대해 국외이송유인죄를 적용해 수사 중이며 추가 피해자 확인과 강제 동원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해당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방대한 콜센터 통화 녹취 파일을 활용해 추가 피해자 특정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과 필리핀 현지 사무실에서 확보한 녹취 음성을 주파수와 발성 습관, 억양 등 패턴으로 분석해 동일 화자 여부를 가려내는 '음성 대조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다.
피의자들의 통화 음성을 디지털화해 기존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 녹취 자료와 비교·분석하는 방식인데, 아직 신고되지 않았거나 개별 사건으로 분리돼 있던 피해 사례를 추가로 특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음성 분석은 계좌 추적과 통신 기록 분석 등 다른 수사 자료와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보조 수사 기법이다.
최재석 중부서 형사2팀장은 "확보한 녹취 파일을 바탕으로 동일 조직 소행 여부를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며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전화를 받았다면 통화 녹취를 보관하고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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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