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체부 이전'이 선거용 전리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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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체부 이전'이 선거용 전리품인가

  • 승인 2026-03-12 16:53
  • 신문게재 2026-03-13 19면
행정통합과 지방선거 국면에서 세종 소재 정부부처를 영호남으로 이전하자는 주장과 공약이 지역 정치권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번에는 주된 타깃이다. 대통령 공약 이행이라며 해양수산부를 눈 뜨고 떠나보낸 세종시의회가 12일 행정수도 사수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규탄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국가기관 하나하나가 행정수도의 기둥인데, 허튼 공약의 먹잇감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 같은 비정상은 지방선거 예비후보와 해당 지역이 내세우는 '수도(首都)'가 결합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이전은 전남·광주 통합시의 문화수도 완성용 핵심 비전으로 제기됐다. 전남 동부권에 농림축산식품부, 광주권에 문체부 식으로 공공기관 이전의 하나쯤으로 쉽게 인식한다. 경남 진주에서도 문화예술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공약에 문체부를 끼워 넣었다. 농식품부 이전 공약은 전북에도 등장했다. 최악의 선례인 해양수도 명분의 해수부 부산 이전 영향이 크다. 행정수도의 대의를 망각한 무가치한 약속은 공약 단계에서 끊어내지 않으면 화근이 된다.

문체부는 단순히 문화 관련 공공기관의 하나가 아니다. 행정수도를 구성하는 국가기관의 어엿한 한 축이다. 부처 나눠 갖기가 정부 기조상 실행 가능성이 낮더라도 엄정히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세종시 위상을 흔들며 난무하는 '설(說)'이 공식화되기 전에 불씨를 잡지 않으면 안 된다. 논란 끝에 삭제된 전남·광주 특별법 초안에도 문체부와 농식품부 이전이 담겨 있었음을 기억하자. 행정수도 세종이 선거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정치권이 자중하는 게 중요하다.

선거철 틈새를 비집고 거론되는 문체부는 중앙과 지방 권력의 전리품일 수 없다. 추가 이전 계획이 없다는 해명만으로는 부족하다. 미이전 중앙행정기관의 추가 이전도 서둘러 논란의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 부처 빼가기 공약을 제한하고 이전 제외 기관으로 명시하는 안전장치가 시급하다. 헌법적 또는 법적 지위가 명확해야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 행정수도 완성 의지 결여가 선심성 약속의 배경이 되지 않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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