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멀고도 먼 전셋집 구하기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멀고도 먼 전셋집 구하기

조훈희 경제부 차장

  • 승인 2026-03-24 10:40
  • 신문게재 2026-03-25 18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여권사진 조훈희
조훈희 경제부 차장
친구가 장가를 간다. 결혼반지, 신혼여행, 결혼식장, 청첩장까지 다 준비가 됐다. 단, 신혼집만 빼고.

"제일 중요한 게 준비가 안 된 것 같은데?"라는 다른 친구의 말에 이 친구는 말했다. "매매는 너무 부담스럽고 전세를 계속 알아보고 있는데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이런 고민은 비단 친구뿐이 아니다. 서울의 한 지역에선 3000여 세대 대단지 아파트에 전세물건이 0건이라며 이미 매물 절벽에 달했단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도 전세난이 우려되고 있다. 대전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는 것은 통계가 뒷받침한다. KB부동산 전세수급지수를 보면, 대전 2월 기준 전세수급지수는 165.55를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넘을수록 공급 부족을 의미한다. 2월 응답 비율만 보더라도 공급충분 2.87 공급 적정 28.71% 공급 부족 68.42%를 기록했다. 1년 전인 2025년 2월 대전 전세수급지수(120.90)보다도 44.65포인트가 오른 수치다. 이 때 당시만 하더라도 응답 비율 중 공급 부족은 33.79%에 그쳤다.

전셋값에 대한 우려도 크다. 2월 대전 전세가율이 71.1%를 기록했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을 의미하며, 집값에서 전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즉 아파트 매매가격이 10억 원이라면, 전세금이 7억 원을 넘는다는 얘기다.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웃도는 '깡통 전세'로 취급하는데, 대전은 4개월째 전세가율이 오르고 있다.

전세 가격도 꾸준히 오른다. 한국부동산원 전세가격 변동률을 보면, 대전은 올해 누적 전세가격이 0.43% 오른 반면, 지난해엔 0.48% 떨어져 두 배 이상 반등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전세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은 탓이다. 미분양 적체와 함께 공급 물량도 줄어들고 있어서다.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대전 전세 매물은 21일 기준 1371건으로 1년 전(3739건)보다 절반 이상 빠졌다. 또 대전시 자료를 보면, 올해 대전 입주 물량은 6305세대로 전망되는데, 이는 작년의 절반 수준이다.

결과적으로는 적정 물량에 대한 공급이 필요하다. 공급이 부족하면 매매가격은 오르고, 이럴 경우 전세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마냥 늘릴 수도 없다. 공급이 과잉되면 미분양 물량이 증가할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전세 대책이 하루아침에 묘책으로 나오긴 어렵지만,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서 나온 부동산 대책은 오로지 서울과 수도권, 대출 규제와 공급 대책이었다. 지방을 위한 대책은 아직이다. 지방을 위한 금융 규제나 다양한 관점에서의 공급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아무쪼록 오늘도 여러 곳을 알아보고 있을 친구의 신혼집이 서둘러 마련됐으면 좋겠다.
조훈희 경제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맥도날드·세종시립박물관' 차례로 오픈… 고운동 정주여건 좋아진다
  2. 천안시, 광덕면 물놀이 관리지역 현장 안전점검 실시
  3. 표준연, 국산 반도체 공정용 가스 '품질평가 체계' 구축
  4. 한기대 STEP, '스마트직업훈련 패키지 과정 3기' 모집
  5. 꿈의 무용단 천안, 전국 예술단과 '우리들의 하모니' 선보여
  1. 천안청수도서관, 원어민과 함께하는 '모든 영어 모든 독서' 운영
  2. 천안어린이꿈누리터, 8월 '2026 찾아가는 팝업놀이터' 운영
  3. 천안도솔도서관, 여름방학 맞이 다채로운 독서문화 프로그램 운영
  4. 230쌍 예약 대전 월평동 불법 예식장…서구의회 예비부부 피해 대책 촉구
  5. LH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1만가구 돌파…피해 인정도 4만건 넘어

헤드라인 뉴스


230쌍 예약 대전 월평동 불법 예식장…서구의회 예비부부 피해 대책 촉구

230쌍 예약 대전 월평동 불법 예식장…서구의회 예비부부 피해 대책 촉구

대전 서구의 한 무허가 예식장이 구청으로부터 형사 고발과 이행강제금 부과 등 행정조치를 받았으나, 불법 영업을 이어가고 있어 대전 서구의회가 예비부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전 서구의회 청년의원 일동은 7일 오전 10시 의회 앞에서 적법한 영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운영 중인 서구 월평동의 모 예식장에 대한 소비자 피해 방지와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해당 업체는 공연장 용도로 건축 허가를 받았으나 예식 영업을 했고, 일반음식점 영업 신고 없이 음식을 조리하고 제공 했다. 서구청은..

LH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1만가구 돌파…피해 인정도 4만건 넘어
LH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1만가구 돌파…피해 인정도 4만건 넘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실적이 1만가구를 넘어섰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사례도 4만건을 돌파한 가운데 정부는 피해주택 매입 절차를 단축하고 계약 전 위험을 점검하는 예방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세사기피해자 등 결정 및 피해주택 매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LH가 매입한 전세사기 피해주택은 1만256가구로 집계됐다. 피해주택 매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2024년 90가구에 불과했던 매입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977가구(월평균 163가구), 하반기 3924가구(월..

`위안부` 기림절, 세종서 만난다… 역사의 아픔 치유, `평화의 장`
'위안부' 기림절, 세종서 만난다… 역사의 아픔 치유, '평화의 장'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세종시에서도 '기림절' 의미를 되새기는 사진전과 시민 행사가 차례로 열린다. 사진전은 이 기간 세종시청 1층 로비에서 선보이고, 기림의 날 시민 행사는 14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세종호수공원 앞 평화의 소녀상 일대에서 진행된다. 세종여성회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평화의 뜻을 나누기 위한 자리로 마련하고 있다. 세종여성회(대표 이혜선)가 주최·주관하고 세종특별자치시(시장 조상호)가 후원하는 '제14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절 기억주간 사진전'은 오는 10일부터 14일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안전모를 착용합시다’ ‘안전모를 착용합시다’

  •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

  • ‘폭염으로 단축 영업합니다’ ‘폭염으로 단축 영업합니다’

  •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