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다문화] 하늘로 부치는 ‘등기 우편’: 2026년 청명절에 담긴 중국식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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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다문화] 하늘로 부치는 ‘등기 우편’: 2026년 청명절에 담긴 중국식 그리움

  • 승인 2026-05-17 10:52
  • 신문게재 2026-01-25 29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하늘로 부치는_등기우편_
2026년 4월 4일은 중국의 전통 명절인 청명절(淸明節)입니다. 이날은 봄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이자, 중국인들이 조상을 기리며 그리움을 전하는 가장 중요한 날이기도 합니다.

만약 이날 중국이나 광둥성 지역의 제사 현장을 보게 된다면, 타오르는 불꽃과 바람에 흩날리는 재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제사 풍습과는 조금 달라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중국인들에게 이 '종이 옷과 종이 돈(衣紙)'을 태우는 행위는 하늘나라로 부치는 한 통의 '등기 우편'과 같습니다.

한국의 제사가 정성스럽게 차려진 음식을 대접하는 것에 정성을 다한다면, 중국의 소지(종이를 태우는 것)는 '사사여사생(事死如事生, 돌아가신 분을 살아계실 때와 똑같이 섬긴다)'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우리는 하늘나라에 계신 부모님이 혹시 돈이 부족하지는 않을지, 옷이 얇지는 않을지 늘 걱정합니다. 그래서 종이로 만든 화폐와 옷을 불에 태워 보냅니다. 불길이 타오르며 이 '물품'들이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넘어 전달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소각이 아니라, 시공간을 초월한 '해외 송금'이자 '사랑의 택배'인 셈입니다.

광둥 지역의 성묘현장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어르신들이 불꽃 곁을 지킬 때입니다. 그들은 종이 돈을 한 장씩 불 속에 넣으며 나지막이 말을 건넵니다.

"아버지, 저세상에선 아끼지 말고 맛있는 것 좀 사 드세요."

"어머니, 이건 새로 지은 옷이니 추워지면 꼭 챙겨 입으세요."

이 나지막한 속삭임은 살아있는 이들이 떠나간 이들에게 전하는 집안의 안부 인사입니다. 따스한 불꽃의 온기는 마치 다시 만난 가족의 체온처럼 차가운 묘비를 온기로 채워줍니다.

종이는 타서 재가 되고 바람을 타고 멀리 사라집니다. 한중 양국의 제사 형식은 다르지만, "그곳에서는 부디 평안하시길" 바라는 그 간절한 마음만은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종이를 태우는 것은 결국 천 년을 이어온 그리움이자, 사랑하는 이를 향한 따뜻한 집념입니다.
최효정 명예기자(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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