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도 이식 어려운데”…15년 만의 기적, 10대 환자 살린 세종경찰관

  • 정치/행정
  • 세종

“형제도 이식 어려운데”…15년 만의 기적, 10대 환자 살린 세종경찰관

세종청 김재원 경장, 2011년 기증 약속
형제도 일치 확률 낮아 이식 쉽지 않아
생사 오가던 10대 환자, 기적의 일치
"조혈모세포 기증에 큰 관심 가져달라"

  • 승인 2026-04-21 15:51
  • 수정 2026-04-22 10:13
  • 신문게재 2026-04-22 7면
  • 조선교 기자조선교 기자

세종경찰청 소속 김재원 경장이 15년 전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로 등록한 약속을 지켜 혈액암을 앓는 10대 환자에게 생명의 희망을 전했습니다. 비혈연 간 일치 확률이 2만 분의 1에 불과한 상황에서 김 경장은 환자의 건강 악화로 이식이 미뤄지는 우여곡절과 시술 과정의 극심한 통증을 모두 견뎌내며 기증을 완료했습니다. 김 경장은 자신의 작은 용기가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증을 결심했다며, 더 많은 시민이 생명 나눔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세종기동대 김재원 경장  조혈모세포기증
세종경찰청 기동대 소속 김재원 경장. (사진=세종청 제공)
형제자매 간에도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할 확률이 낮아 이식 자체가 쉽지 않은 조혈모세포.

이 때문에 기증을 희망해도 성사되기 쉽지 않은데, 무려 15년 전 기증 약속을 통해 10대 환자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을 전하게 된 사례가 확인돼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에 중심에 선 인물은 세종경찰청 기동대 소속 김재원 경장.

21일 세종경찰청에 따르면 2011년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로 등록한 김 경장은 약 15년 만인 지난해 10월 기증 가능 통보를 받았다.

기증 대상은 기적적으로 김 경장과 HLA이 일치한 10대 혈액암 환자 A 양이었다.

혈액 세포를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는 HLA이 일치해야 이식이 가능하며 형제자매 간 일치 확률은 25%, 비혈연 간에는 2만 명 중 1명 정도가 일치하는 수준이다.

현대에는 핵가족화로 가족 간 일치자도 찾기 어려운 실정인데, 사실상 기증 등록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의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치자를 찾기 힘든 만큼 이식이 시급한 환자에겐 무엇보다 큰 위험이 될 수밖에 없는데, 생사를 오가던 A 양에게는 김 경장의 15년 전 기증 등록이 천재일우의 기회가 됐다.

지난해 기증 가능 통보를 받을 당시 근무를 마친 뒤 휴식 중이던 김 경장은 "처음에는 놀라고 두려운 마음도 들었지만, 환자와 가족들이 겪고 있을 고통이 더 크게 느껴졌다"며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증 의사를 굳혔다"고 회상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지난해 말 예정됐던 이식이 A 양의 건강 악화로 미뤄졌고,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재발로 A 양은 다시 치료를 받았다.

이후 올해 3월이 돼서야 실제 이식이 이뤄졌으며 현재 고비를 넘긴 A 양은 회복을 위해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혈모세포 이식에서는 기증자의 신체적 부담도 상당하다. 기증을 위해선 촉진제 주사를 수일간 투여해야 하는데,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김 경장은 "생각보다 통증이 심해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은 용기가 누군가에게 큰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더 많은 시민들이 조혈모세포 기증에 관심을 갖고 생명 나눔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종=조선교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민주당 절반의 성공·국힘 예상외 선전… 내란청산·정권심판 팽팽
  2. 대전 지방선거 당선자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문
  3. 해수부, 중국과 해운 회담으로 현안 합의
  4. 천안의료원, 아산 더골든케어요양원과 MOU 체결
  5. 새벽에 뒤집힌 대역전극 환희와 눈물이 교차했던 대전교육감 당선 순간
  1. 해양사고 선박의 30%, 기존 행위 반복… 예방책 없나
  2. 천안 수신멜론축제 6~7일 개최
  3. 천안법원, 주차장서 음주측정요구 거부한 혐의 40대 남성 징역형
  4. 한기대, 산업현장 문제 해결 초점 졸업연구작품전시회 '주목'
  5. 백석문화대, K-뷰티 실무 인재 육성을 위해 (사)대한미용사회중앙회와 MOU 체결

헤드라인 뉴스


[한화에어로 참사] "더는 일터서 목숨 잃지 않길"…합동분향소 발길

[한화에어로 참사] "더는 일터서 목숨 잃지 않길"…합동분향소 발길

"타지에서 일하는 아들 생각 나서 더 마음 아파요." 5일 오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사고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유성구청 1층 로비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한 시민은 이같이 말했다. "20대 희생자도 있다는 사고 소식을 접한 후 생산직에서 근무하는 아들이 걱정됐다"라며 "남 일 같지 않다. 젊은 청년들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일은 더는 없으면 한다"고 전했다. 지난 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로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유성구청은 오는 25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400년 전 절절한 사부곡(思婦曲)…당진시 `안민학 애도문` 국가보물 승격 추진
400년 전 절절한 사부곡(思婦曲)…당진시 '안민학 애도문' 국가보물 승격 추진

당진시가 20대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아내를 향한 남편의 애틋한 사랑이 담긴 충남도 유형문화재 제243호 '안민학 애도문 및 백자명기'를 국가 지정 문화유산(보물)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절차에 나선다. 시는 6월 5일 충남도 문화유산 안민학 애도문의 국가지정(보물) 승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18년 도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민학 애도문은 안민학 선생이 부인을 여의고(1576년 5월 10일 병자년) 관에 넣은 부장품으로서, 한글로 쓰인 16세기 애도적 내용의 편지다. 애도문은 1978년 소유자가 14대 조모인 현풍 곽씨 묘를 충..

제1회 섬비엔날레, 개막 300일 앞으로…24개국 70여 명 작가 참여 전망
제1회 섬비엔날레, 개막 300일 앞으로…24개국 70여 명 작가 참여 전망

2027년 4월 3일 개막을 목표로 준비 중인 제1회 섬비엔날레가 3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충청남도와 보령시가 공동 설립한 섬비엔날레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행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직위는 2026년 3월 종합운영계획을 수립해 전시, 행사 운영, 홍보, 교통·숙박, 안전관리 등 분야별 실행체계를 구체화했다. 4월에는 관계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협력 기반을 마련했으며, 5월에는 자문위원을 위촉해 전문가 의견 수렴 체계도 갖췄다. 전시 분야에서는 24개국 70여 명의 참여 작가 섭외와 작품 콘셉트, 설치 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지방선거 당선자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문 대전 지방선거 당선자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문

  • 지방선거 끝…선거벽보 철거 지방선거 끝…선거벽보 철거

  • 분주한 개표소 분주한 개표소

  •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당선 ‘확실’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당선 ‘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