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아프다" 말 못 하는 치매 어르신… '치과' 문 연 노인병원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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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아프다" 말 못 하는 치매 어르신… '치과' 문 연 노인병원의 도전

대전시립제1노인전문병원 원내 치과 가보니
입안 세균이 부르는 폐렴·전신 질환 예방 기대
치과전문의 "노인 치과진료 제도적 뒷받침 절실"

  • 승인 2026-06-14 16:54
  • 신문게재 2026-06-15 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광역시립 제1노인전문병원은 치매 환자와 고령층의 구강 건강 관리를 위해 병원 내 치과를 개설하고 전문적인 통합 돌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치과 개설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치주염과 틀니 불편 등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구강 내 세균으로 인한 흡인성 폐렴 등 전신 합병증 예방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병원 측은 높은 환자 만족도를 바탕으로 향후 일반 시민 대상 외래 진료까지 확대하며 노인 의료 복지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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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립 제1노인전문병원에 최근 개설된 치과에서 입소 어르신이 구강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노인과 치매 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으나, 음식을 씹고 영양을 섭취하는 치아 건강 관리는 여전히 소홀한 분야다. 통증이나 불편감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거나 잇몸 염증이 있어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고, 대신 식사를 거부하고 불안, 초조, 공격성 증가 등의 행동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에 대전광역시립 제1노인전문병원이 최근 병원 내에 치과를 개설하고 입소 노인과 치매환자에게 본격적인 치과 진료를 시작했다. 신경외과와 가정의학과, 재활의학과 정도에서만 진료 가능한 일반적인 노인 요양병원과 달리 이곳에서는 치과까지 개설되면서 노인 통합돌봄에 새로운 이정표로 여겨진다. 지난 9일 유성구 신성동에 위치한 대전광역시립제1노인전문병원에서 어르신들의 치과치료 현장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대전 고속도로 북대전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5분만에 도착한 유성구 신성동 대전광역시립 제1노인전문병원(병원장 이준엽)은 어르신 255명이 통합돌봄을 받는 노인복지 공공 의료기관이다. 대전시의 수탁을 받아 의료법인 밝은마음의료재단(이사장 염진호)이 운영 중으로 대덕연구개발특구 제1지구 내에 보존된 자연숲에 위치했다. 일반 주택의 가정집 거실처럼 벽면을 목재로 마감하고 소파를 놓아 편안한 분위기의 1층 현관을 지나 곧바로 치과 진료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신경과와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한방과가 앞서 개설되어 입소 어르신들에게 통합 돌봄을 제공 중으로 여기에 더해 지난 4월 치과를 새롭게 개설했다. 노인 요양시설에 치과를 개설해 입소 어르신의 치아 건강까지 돌봄의 범주 안에서 제공하는 시설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이곳 제1노인전문병원에서는 치의학 박사와 치위생사가 각각 1명씩 상주해 주중에 진료 중이다.

특히, 통합돌봄의 노인 요양시설에 치과 개설이 주목받는 이유는 환자 대부분 진료 과정에 자발적인 협조가 어렵고, 장기간 구강 위생 관리가 되지 않아 구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불량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진료 중 소음과 기구 접촉에 대한 두려움으로 혼란이나 돌발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약물, 항우울제, 항정신병 약물 등을 복용하면서 뒤따르는 구강건조증, 침 분비 조절 이상, 연하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을 겪고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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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립 제1노인전문병원은 치매안신병원이면서 255명의 어르신을 통합돌봄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대전광역시립 제1노인전문병원 치과 전문의 이경훈 치의학박사는 "요양시설에서 돌봄을 받는 어르신은 움직이는 게 불편하고 이미 다른 질환을 앓고 있어 치아와 잇몸처럼 구강 상태까지 살피지 못하는 사례가 대다수이고, 실제로 이곳에서 진료를 시작하니 구강 상태가 좋지 않은 어르신이 적지 않았다"라며 "치주염과 치아우식증 그리고 틀니의 교정까지 환자들을 살핀 지난 한 달 사이 빠르게 좋아졌고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 만족도도 상당히 높아 보람을 느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더 나아가 잘 씹고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구강 건강을 위해 치과를 더 많은 요양병원이 개설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대전광역시립 제1노인전문병원은 치과를 개설한 이후 최근까지 200여 건의 환자 진료를 시행했고, 스케일링, 충치 치료, 간단한 보철 치료까지 확대하고 있다. 잇몸이 가라앉아 그동안 사용하던 틀니가 맞지 않고 통증을 유발해 틀니 착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틀니를 변화한 잇몸에 맞게 다듬어 다시 착용할 수 있게끔 돕고 있다. 원내 진료를 통해 환자가 있는 병실에서도 의사와 치위생사가 직접 방문해 진료함으로써 일상적인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이경훈 전문의는 노인 환자 구강 내 세균은 흡인성 폐렴과 같은 심각한 전신 합병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구강 관리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혈류 내로 들어온 세균이 심장판막과 주변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감염심내막염을 일으킬 수 있고, 기침과 가래가 떨어지지 않고 오래 지속되는 원인도 노년층에서는 잇몸질환이나 치석, 오래된 틀니, 구강건조증 등으로 입안 세균이 증가하기 때문인 경우가 있다.

이경훈 전문의는 "저작기능 상실이 전신 면역 약화를 초래하는 것을 넘어 입안의 세균은 면역력 약한 환자들에게 다양한 기저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금은 입소환자가 아니더라도 일반 시민의 외래환자도 진료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췄다.

대전광역시립 제1노인전문병원을 운영 중인 밝은마음의료재단은 유성한가족병원과 연계해 치과 치료를 확대할 예정이며, 최근에는 대전시립 정신병원인 대전시온마음정신병원을 맡아 공공의료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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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립 제1노인전문병원에서 환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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