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국립대 등록금 무료정책, 지방시대의 서막(序幕)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국립대 등록금 무료정책, 지방시대의 서막(序幕)

강병수 세종충청발전연구회 상임대표.충남대 명예교수

  • 승인 2026-09-13 16:53
  • 신문게재 2026-09-14 18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강병수 교수
강병수 상임대표
국립대 등록금 무료정책은 2027학년도부터 지방국립대 신입생 6만 명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정책이다. 내년 고등교육 예산 18조 9661억원 가운데 '지역균형발전장학금' 3280억원의 약 65%인 2130억원을 투입해 지방국립대에 진학하는 신입생 6만 명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한다. 고등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이다. 물론 지방사립대에 대한 장학금 지원도 확대하여 기존 4000명에서 1만 명으로 2.5배 늘리는데 1150억원을 지원한다.

지역인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지역에 좋은 대학이 없을 때 대거 유출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지역의 국립대학과 명문 사립대학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하여 대학을 진학하면서 잃는 지역인재의 외부 유출은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교육부가 국립대에 지원해 주던 지원금을 나누어 수도권 사립대까지 확대하면서 사립대 지원액이 모든 국립대 지원액을 훨씬 능가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서울 소재 유수 사립대학과 경쟁력을 가졌던 거점국립대학도 그 자리를 내주기 시작하면서 지역인재 유출은 심화하였다. 1970년대까지 대학 등록금은 대학 선택에 절대적인 영향력 가졌으나, 1980년대 이후, 특히 1990년대부터는 등록금 과소에 따른 대학 선택은 거의 없어졌다. 국립대 무료등록금이 고등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정도이지만, 사회적 인식과 상징적인 의미는 크다.

지방국립대 등록금 무료정책에 대해 크게 2가지 사회적 인식이 있다. 첫째는 지방 사립대가 생존 위기에 내몰린다는 것이며, 둘째는 등록금 없는 싼 티 나는 대학이라 하여 지방국립대의 위상이 오히려 낮아진다는 것이다.

첫째 인식인 지방사립대의 생존 위기는 장⋅단기적으로 다를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지방국립대 등록금 무료정책에 의한 사립대의 박탈감일 것이다. 그러나 지방사립대의 상대적 박탈감과 달리 지방국립대 등록금 무료정책이 시행된다고 해서 지방국립대와 지방사립대간 대학 선택은 달라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상당한 기간 인서울 대학과 지방국립대, 그리고 지방사립대라는 계단식 진학 형태가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인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립대 무료등록금이 단초가 되어 서울의 유수한 사립대학과 비교하여 지방국립대가 경쟁력을 가지게 되면 지방국립대의 위상은 올라가고, 그와 함께 학생들의 자신감과 위상도 올라가게 된다. 지방국립대의 위상이 제고되면 지방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변하게 되고, 지방인재 유출 방지 댐은 다시 견고하게 구축되면서 지방 명문 사립대학도 옛 명성을 되찾을 것이다.

두 번째 주장은 등록금 없는 싼 티 나는 대학이라 하여 지방국립대의 위상이 오히려 낮아진다는 주장이다. 그렇게 될 수도 있다. 등록금 부담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거나 등록금 때문에 지방국립대와 서울 사립대와의 선택을 바꾸는 학생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등록금 무료정책을 시작으로 제대로 된 강력한 후속 조치가 뒷받침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학생들에게는 대학의 위상, 졸업 후 취업과 진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등록금 무료정책은 그 어느 정부도 실행에 옮기지 못한 현 정부의 역사적 결정이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시작에 불과하다.

지방국립대가 탁월성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우선 해외 석학을 포함한 우수 교수의 채용과 연구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교사(校舍)와 교육·실습·교육기자재 등을 업그레이드하여 학생들이 "집 가까운 지방국립대에서 공부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면 지방국립대의 위상은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이다.

지방대학이 쇠퇴하면서 수도권과 지방간의 균형발전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볼 때 지방대학의 위상 제고는 다시 지방시대를 앞당기게 될 것이다. 지역인재 유출 방지 댐 역할을 하던 지방국립대를 서울의 유수한 사립대 수준이나 그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지방국립대 등록금 무료정책은 한 시대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

/강병수 세종충청발전연구회 상임대표.충남대 명예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산을 철도교통 거점으로", 서산시, 4개 철도사업에 13조7천억 투입 추진
  2. '시간 여행+짬뽕'으로 뜨거운 군산… 언제 가볼까
  3. 세종시, 3년 연속 '지속가능도시' 1위… 이면의 숙제는
  4. 충청권 4개 시도,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 공동 대응 나서
  5. 대전시, 2026년 명장 3인 선정… 정한철·라영태·이형덕 명장
  1. 천안시탄소중립지원센터, 천안흥타령춤축제서 탄소중립 실천 홍보
  2. 천안도솔도서관, '읽고, 풀고, 쓰는 한글날' 운영
  3. [홍석환의 3분 경영] 누구를 위한 배려인가?
  4.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야경 투어, 폭발적 반응… 국민적 열망 재확인
  5. 천안을 이재관 의원, 동물보호시설 사칭 막고 은퇴 봉사동물 지원하는 '동물보호법' 일부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헤드라인 뉴스


6일부터 국회 국정감사 돌입… `충청발전` 지렛대로 활용해야

6일부터 국회 국정감사 돌입… '충청발전' 지렛대로 활용해야

6일부터 시작되는 22대 국회 후반기 국정감사를 충청현안 관철을 위한 결정적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장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처리는 물론 다가오는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국군사관학교 설립, 충청권 광역철도(CTX) 등 지역발전과 직결하는 현안들에 대한 점검과 함께 추진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국회는 6일부터 각 상임위원회별로 피감 기관을 상대로 국정감사에 들어간다. 이번 국감은 이재명 정부 2년 차에 진행되는 만큼 각종 사안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2025년 국감의 경우 정부 출범..

[2026 국감] 고향사랑기부금 활용 더딘 충청…대전 잔액률 74%
[2026 국감] 고향사랑기부금 활용 더딘 충청…대전 잔액률 74%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4년 차를 맞았지만, 충청권에서도 모금액 상당 부분이 실제 지역사업에 쓰이지 않은 채 기금으로 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은 고향사랑기부금 집행액 가운데 답례품과 운영·홍보비 등 제도 운영에 들어간 경상비가 차지하는 비중만 전국 17개 시·도 권역 중 가장 높은 69.2%에 달했다. 제도 시행 이후 대전시는 지정기부를 포함한 사업비 집행 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집계돼 기부금을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정현 의원(더불어..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117건 잡았지만… 환수 확정은 11곳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117건 잡았지만… 환수 확정은 11곳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조사에서 100건이 넘는 위반 사례가 확인됐지만, 실제 환수까지 이어진 경우는 일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환수가 결정된 금액도 대부분 걷히지 않아 부정유통으로 발생한 부당이득을 끝까지 회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국회의원(대전 동구)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조사에서 모두 117건의 위반행위가 적발됐다. 해당 가맹점들이 2024년 한 해 동안 환전한 온누리상품권은 2917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현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지상군페스티벌 ‘북적북적’ 지상군페스티벌 ‘북적북적’

  • 러닝 열풍인데 천변길 관리는 ‘미흡’ 러닝 열풍인데 천변길 관리는 ‘미흡’

  •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