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5개 자치구 의장, 부의장에 이어 의원들을 한명씩 만나 그들의 살아온 이야기와 소신을 들어보는 JDTV 캐릭터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자신의 어릴 적과 학창시절은 물론 공부를 잘했는지, 별명과 장기는 무엇인지, 왜 기초의원이 되었는지 등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속에서 그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인터뷰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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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연희 인터넷방송국 취재팀장 |
대전시 5개 자치구 의원은 동구 12명, 중구 12명, 서구 20명, 유성구 10명, 대덕구 8명 등 모두 62명이다. 이들은 1991년 제1대 의원을 시작으로 현재 6대까지 20년째인 중구의회 윤진근 의장을 비롯한 다선에서부터 지난해 출범한 6대의회 신참들까지 경력과 직업, 나이 또한 다양하다.
이 가운데 아직 15명밖에 만나보지 못했지만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고 묻는 게 왜 기초의원이 됐는지와 앞으로의 꿈이다. 비슷한 질문 같지만 기초의원에 도전한 이유를 듣게 되면 그들의 꿈을 예측할 수 있다. 정치를 배우기 위해 기초의원이 된 사람이 있는가하면 임기를 마치고 평범한 '주민'이 된 뒤에도 여전히 '의원님'소리를 듣는 데 부끄럽지 않은 성실한 의원이 되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
20대부터 일흔을 바라보는 기초의원들의 꿈 또한 대통령, 국회의원, 시장, 구청장 등으로 다양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큰 꿈을 가진 사람일수록 기초의원인 자신을 정치인으로 생각했으며 소속 정당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반대로 주민들에게 봉사하다가 다시 생업으로 돌아가겠다는 사람은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에 부정적이었다.
같은 인터뷰를 하면서도 어떤 이는 자신의 말 한마디면 신문광고를 넣고 뺄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고 어떤 사람은 의원배지를 단 후 주민들의 이야기를 간절히 듣지 않는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고백했다. 모두가 입으로는 '지역의 일꾼'과 '주민에 대한 봉사'를 이야기하지만 언론도 쥐락펴락하는 사람들이 과연 순수한 마음으로 주민에게 봉사할 수 있을까?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의 폐해는 수없이 지적돼 왔다. 지역과 주민을 더 잘 알고 살필 수 있는 사람보다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사람이 공천을 받는가하면 구청장과 국회의원으로 가기 위한 발판이 된다는 것이다. 정당의 심부름꾼과 해바라기 지방정치인이 되어서도 안 되지만 국회의원들의 표밭관리인으로 전락하는 것도 문제다.
무상급식에 대한 자신의 소신이 분명히 있음에도 정당의 눈치를 봐야 하고 자치단체장을 견제해야 하는 입장임에도 정당이 같다는 이유로 전횡을 눈감아 주는 게 고통스럽다는 의원도 있다. 정당 대 정당으로 기싸움하는 지방의회가 중앙정치의 축소판이냐고 따지는 의원도 있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유치를 위한 대전역 천막농성장에서 밤 새느라 동네일을 못 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평생을 정당 활동만 하다 처음으로 지방의원이 된 한 의원은 기초의원은 절대 정치인이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모두가 정치인인양 행동하고 정치 해바라기만 하면 우리 동네 고장난 가로등과 보도블록은 누가 살피고 주민생활에 필요한 조례는 누가 만들고 자치단체 감독은 누가 하냐는 것이다.
정당공천제와 정치인인지 아닌지를 떠나 확실한 것은 기초의원은 주민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를 하는 곳이 아닐 뿐더러 그들이 유세 때 부르짖었던 주민에게 희생 봉사하는 자리다. 너도나도 어쭙잖은 정치인 흉내만 내는 데서 생기는 주민 피해는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되묻는 한 초선의원의 말을 되새겨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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