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설]돈키호테와 정치 지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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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돈키호테와 정치 지도자들

김용복 극작가(대전 효지도사 교육원 교수)

  • 승인 2014-09-29 14:01
  • 신문게재 2014-09-30 17면
  • 김용복 극작가(대전 효지도사 교육원 교수)김용복 극작가(대전 효지도사 교육원 교수)
▲김용복 극작가(대전 효지도사 교육원 교수)
▲김용복 극작가(대전 효지도사 교육원 교수)
에스파냐의 작가 세르반테스는 그가 지은 풍자 소설에 돈키호테를 주인공으로, 산초 판사를 보조인물로 등장시킨다. 그리고 이 둘을 통해 이상과 현실의 공극(孔隙)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내면을 냉철하게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 돈키호테는 현실을 무시하고 망상적인 이상을 향해 돌진하는, 무모하면서도 정의감이 강한 좌충우돌형의 인간이다. 미쳐서 살았고 죽음을 맞이해서 정신 차린 그는 '누가 미친 거냐' 고 외쳐댔다. '장차 이룩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는 내가 미친 거냐, 아니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만 보는 당신들이 미친 거냐?'고.

세월호 참사 이후의 정치인들 행태를 보면서 돈키호테의 부르짖음이 생각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과연 누가 미쳤을까? 정치인들 모두는 그렇지 않겠지만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는 대다수의 국민들 마음을 대단히 힘들게 하고 있고, 그런 행태는 내일도 계속될 것이기에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하고 그 옆에 앉아 단식 투쟁을 함께해야 할 대상이 김영오씨 밖에 그렇게 없었던가?

야당 원내대표 박영선 의원은 광화문 번화가에서 단식투쟁하는 김영오씨 앞에가 무릎 꿇고 사죄하고, 대통령 출마까지 했던 문재인 의원은 김영오씨 앞에 제 발로 찾아가 그 옆에 돗자리를 폈다. 스스로 제 발로 들어갔으니 제 발로 걸어 나올 수 없는 일. 참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겼구나 했다. 그런데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김영오씨가 단식을 중단하면서 국회로 돌아가라고 명령(?)하자 돗자리를 거뒀던 것이다.

야당이 건전해야 국가의 장래가 밝은 법인데 며칠 전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으로 추대 받은 문희상 의원은 “야당이 강력해야 대통령도 여당도 바로 설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런 소리를 하는 야당은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장이나, 밀양 송전탑 건설 현장 등 두 주먹 불끈 쥐고 고함지르는 데마다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그런 행동이 강력한 야당임을 보여주는 행동인가 묻고 싶다.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을 위하는 정치보다는 국민을 위하는 정치여야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발언을 하며 '꼭 도와 달라, 살려 달라'고 호소한 그의 속마음은 무엇일까?

돈키호테와 그의 부하 산초 판사의 행동은 독자들에게 재미를 주고 감동을 주고 있는데 반해 야당지도자들의 행동에서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 무엇을 잘못했기에 무릎을 꿇어야 했고, 무엇을 위해 그 옆에 돗자리를 펴야했으며, 무엇을 잘못했기에 살려달라고 호소했는지. 이는 국가와 국민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도 모르면서 자기 나름대로의 정의감에 사로잡혀 분별없이 저돌적으로 행동하는 돈키호테의 모습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단식은 목숨을 배수진으로 친 투쟁인데 누구를 위해 단식투쟁을 했으며, 만약 김영오씨가 단식 중단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면 어떤 명분을 가지고 자리를 거뒀을 것인가. 판단력이 빈곤한 필자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시인 김명환은 '구속과 자유'라는 그의 시에서 '두 눈을 감으면 보이는 길이, 눈을 뜨면 보이지 않는다' 했다. 길이 보이지 않을 때 눈을 감고 길을 찾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한다.

6ㆍ25때 학도병으로 참전해 예비역 중령으로 전역했고, 13ㆍ15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계룡건설 이인구 명예회장은 2009년에 100억이라는 거액을 쾌척(快擲)해 유림공원을 조성, 대전시민들의 휴식처를 제공해 주었고, 지난 8월에는 육군본부를 방문해 '2014 나라사랑 보금자리사업' 후원금 1억 원을 전달했다한다. 또한 이 사업은 2011년부터 해마다 무주택 참전 유공자들의 보금자리사업을 위해 매년 이루어지고 있다 하니 당선된 후 4개월 동안 세비만 타먹고 추석 보너스까지 챙기는 썩어빠진 정치인들은 이인구 전의원의 이런 선행을 보며 환골탈태의 혁신을 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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