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반갑다, 童心아…서울 토이키노 박물관

  • 문화
  • 여행/축제

[여행]반갑다, 童心아…서울 토이키노 박물관

장난감과 애니메이션 캐릭터 5만여점 전시한 키덜트 세계 어린 시절 세상 전부였던 것, 우리가 잊어도 여기 있었구나

  • 승인 2016-11-03 18:32
  • 신문게재 2016-11-04 9면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주말여행]서울 토이키노 박물관

'아무래도 난 돌아가야겠어, 이 곳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라고 노래했던 '서울, 이곳은' 이라는 곡이 있다. 서울이 아닌 곳에서 태어난 많은 사람들이 서울을 동경하며 상경한다. 눈감으면 코베어간다던 말이 있는걸 보면 서울에서 산다는 건 큰 배짱이 필요했나보다. 대한민국 수도에 발을 디딘 누군가는 악착같이 서울살이를 택했을 테고, 또 다른 사람은 소박했던 유년을 눈물로 그리워하며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서울 덕수궁과 광화문 근처를 따라 걷는 길에는 각국 대사관과 공관들, 오래된 가게, 그리고 신문사들이 모여있다. 대형 관광버스와 버스가 쉴 새 없이 달리는 대로변이 소란스러운가 싶다가도 골목 하나만 들어서면 한적함으로 가득하다. 카페에선 커피냄새가 그윽하고, 오래된 건물 벽에는 빗물이 흘러 얼룩이 졌다. 가게 앞엔 의자와 화분들이 나른하게 놓여있다. 점잖은 길이다. 어린 한 철을 보냈을 어른의 냄새가 진하다.

서울 역사박물관, 경희궁의 맞은편에는 경향신문사가 있다. 그 안의 기자들이 어수선한 현실을 매만지고 있을 요즘, 건물 2층의 토이키노 박물관을 찾았다. 장난감의 Toy와 영화의 Kino를 합성해 이름지은 이 곳에는 오래된 장난감과 캐릭터 피규어들이 모여 있다. 바깥의 서울 옛 길이 나이를 먹었다면 이 안은 시간이 멈춘 듯하다. 어른이 되어 굳세게 견뎌야 살 수 있을 것 같은 서울 한복판에서 우리의 유년시절을 기억하는 장난감들이 어깨를 다독인다.

입구에 들어서면 팀 버튼의 영화 '크리스마스 악몽'의 주인공 잭이 호박 위에 앉아 손을 내민다. 박물관은 1관과 2관으로 나눠져 있는데 1관은 디즈니와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국내 고전 장난감, 액션 피규어, 다양한 애니메이션 포스터가 전시되어 있고 2관은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같은 영화속 캐릭터와 스포츠 선수 피규어, 영화 포스터를 볼 수 있다. 올해 마흔다섯살의 손원경 대표가 30여년에 걸쳐 89가지, 40만여개의 장난감들을 모았다. 실제 전시되어 관람객이 볼 수 있는 것은 5만여 점이다.

커튼 모양의 스티커를 붙여 극장처럼 연출한 칸칸마다 미키마우스가 늘어섰다. 자유의 여신상이 된 미키마우스, 탐험가 옷을 입은 미키. 1928년 유성영화에 처음 등장해 1937년부터 3편의 장편만화영화와 120편의 만화영화의 주인공이었으니 수백 가지 버전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비교적 최근 개봉했던 영화 말레피센트의 마녀도, 스펀지밥, 심슨가족도 다양한 모습으로 관광객을 맞고 루니툰, 백설공주, 알라딘 등 예전 2D 만화 속 주인공들은 3D 피규어로 옹기종기 모였다. 푸우와 티거 탈을 쓰고 커플사진을 찍거나, 다스베이더 가면으로 스타워즈의 한 장면을 연출할 수 도 있다.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을 지나 다소 어두운 전시관으로 들어서면 인디아나 존스, 헬보이 등 정교하게 만들어진 피규어가 모여있다. 매트릭스의 네오는 한껏 포즈를 취했다. 빈티지한 코믹스 액자 앞에 배트맨 흉상은 비장한 표정이다. 복도에 걸린 장난감 패턴 이미지도 매력적이다.

햇살이 쏟아지는 마지막 전시실은 울트라맨과 아톰 차지다. 천재과학자가 만든 로봇 아톰은 사람들과 다른 자신의 처지를 슬퍼하지만, 세계를 지배하려는 악당들과 싸우고 우주로 나가며 사람들을 위험에서 구해내는 존재다. 지금 여기서라면 도심 속 동심을 구해내는 역할이겠다.

팀 버튼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모든 모험을 마친 열아홉살 앨리스는 본래 살던 세상으로 다시 돌아간다. 이상한 나라의 친구들과 헤어지는 순간, 이 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억하겠다고 말하는 앨리스에게 “아니, 넌 다 잊게 될거야“라고 친구인 모자장수가 말한다. 어린시절 세상 전부인 것 같았던, 열렬히 좋아했던 장난감을 우리는 많이 잊고 있지 않았을까. 아톰의 커다란 눈망울이 반가웠다고 말을 거는 듯 했다.

▲Tip!=휴관일 없이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오후 6시에 닫는다. 입장료는 성인 1만2000원, 소인 1만원. 종이접기와 캐릭터 그리기 등 단체 체험학습을 포함하면 1만 5000원이다.

글·사진=박새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최종 부결
  2. '1대 5만' 국가기본지질도 완성…지질자원연구원 "광물과 지층에 대한 보물지도"
  3. KH한국건강관리협회, 어르신 체육대회서 건강캠페인 펼쳐
  4. 4극3특 지역맞춤 R&D 본격 착수…충청권 "연구와 실증·제조 연계 선순환 목표"
  5. [인터뷰]서영식 충남대 지식융합학부 교수
  1. 대전 국악 진흥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2. [독자제보] 공공기관은 지역에 있는데 체육시설은 ‘문턱’… "시민 개방기준 필요해"
  3. 알테오젠, 유성 둔곡 생산라인 통해 의약품생산 자립 추진
  4. [날씨] 충청권 낮 최고 27도… 주말에도 큰 일교차
  5. 여성기업인들의 마음 나눔으로 이어지다

헤드라인 뉴스


4극3특 지역맞춤 R&D 착수…충청권 "연구와 실증·제조 연계 선순환 목표"

4극3특 지역맞춤 R&D 착수…충청권 "연구와 실증·제조 연계 선순환 목표"

"국가R&D의 대전과 실증 및 스마트도시의 세종 그리고 제조역량과 첨단모빌리티의 충남·충북까지 충청권은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절되어 있는 구조를 보완해 이를 연계해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0일 개최한 '4극3특 지역 자율 R&D 사업 출범식'에서 대전·세종·충북·충남의 중부권역사업단장을 맡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경수 기계공학과 교수는 이렇게 진단했다. 이날 KAIST에서 개최된 지역 자율 R&D(연구개발) 사업 출범식은 지역이 주도적으로 R&D를 기획하고 권역의 혁신주체들이..

대덕구 당정, 지역현안 해결 `한뜻`…국·시비 확보 총력
대덕구 당정, 지역현안 해결 '한뜻'…국·시비 확보 총력

대전 대덕구는 더불어민주당 대덕구지역위원회와 당정협의회를 열고 주요 현안과 지역발전과제를 논의하며 내년도 국·시비 확보를 위한 당정 공조에 뜻을 모았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협의회에는 김찬술 대덕구청장과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대덕구지역위원장, 김기흥·박은희 대전시의원, 이삼남·정창희·서미경·정미선 대덕구의원, 대덕구지역위원회 부문별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구는 내년도 국·시비 확보가 필요한 주요 현안사업 10건을 보고하고, 사업비가 내년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당 차원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주요 사..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이재명 정부가 내년 162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기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국세에서 일정액을 먼저 떼어낸 뒤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자주 재원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충청권 등 전국 시도는 재정 자율성 훼손을 걱정하며 공동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다. 10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지난달 정부는 반도체 추가 세수 등에 따른 재원으로 내년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과 국가 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