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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 참가하지 않은 채 지켜보고 있었는데, 사태가 그칠지 모르겠어서 도움이 되고자 참가했습니다.”
3일 주말 대전 촛불 집회에 참가한 시민 이모(44)씨의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수만 개의 촛불이 다시 대전 도심을 밝게 비췄다.
이날 오후 5시 ‘박근혜 퇴진 3차 대전 10만 시국대회’가 열린 대전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앞에는 행사 시작 전부터 이미 수백 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 아이들부터 대학생, 노인까지 남녀노소 구분없이 한 손엔 ‘박근혜 퇴진·구속수사’라고 적힌 손팻말과 다른 한 손엔 촛불을 켤 채비를 한 채였다.
주최 측은 “몇 차례의 집회로 시민들이 질서 정연하게 진행을 맞춰주고 있다”며 “준비된 사전 공연을 시작하기도 전에 오는 분들도 더러 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시국대회 시작 시각이 다가오자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돗자리를 깔고 앉은 시민들이 집회 공간에 빠르게 모여들었다.
집회 장소 주변에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경찰들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경찰은 인근 도로 차량을 통제하고 비상시를 대비하기 위해 4개중대 290여 명을 투입했다.
주최 측은 준비된 팻말과 촛불을 나눠줬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몸을 녹이기 위한 따뜻한 음료와 핫팩도 준비됐다.
쌀쌀한 날씨에 옷을 겹겹이 입고 나와 집회에 참가한 박모씨는 “충남 공주에서 가족과 함께 처음 대전 집회에 참여했다 ”며 “대한민국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을 퇴진하기 위해서다”라며 집회 참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본 집회가 시작되면서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박항 카이스트 부총학생회장은 “박근혜에게 명예로운 퇴진은 있을 수 없다”며 “즉각 퇴진은 주권자인 국민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문현웅 변호사는 “수사를 앞둔 자가 말이 많으면 구속된다는 속설이 있다”며 “박근혜를 당장 구속하고 새누리당을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발언대에 오른 이수연(17·용산고)양은 “세월호 언니, 오빠들은 18살에서 영원히 잠들었다”며 “세월호 참사 때 박근혜 대통령은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대통령은 국민 요구를 무시하고 뻔뻔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기에 당장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7시 10분부터 8시40분까지 시교육청네거리~시청역네거리~에스케이빌딩삼거리~경성큰마을네거리~타임월드네거리 구간에서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어 오후 9시30분까지 시민발언과 통기타공연 등 뒤풀이 행사가 이어졌다.
이날 집회는 주최 측 추산 6만여 명, 경찰 추산 8000여 명 참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세종에선 주최 측 추산 4000여 명이 모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충남은 아산 호수공원에서 열린 1500여 명을 포함한 6개 시군에서 촛불 집회가 열렸다.
서울 광화문에서는 170만명이 참가하는 등 전국적으로 232만명이 촛불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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