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리뷰] 과학기술과 인본(人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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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리뷰] 과학기술과 인본(人本)

  • 승인 2017-08-13 12:00
  • 신문게재 2017-08-14 22면
  • 방진섭 KAIST(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실장방진섭 KAIST(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실장
▲ 방진섭 KAIST(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실장
▲ 방진섭 KAIST(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실장
요즘 과학기술계의 최대 화두는 4차 산업혁명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모두들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과학기술의 진보가 우리 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에 대해 예측하느라 바쁘다. 한편에서는 다른 나라들은 그렇게 요란하지 않은데 우리나라만 요란하게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한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이전과는 다르게 무언가가 변화하고 있고 변화할 것이라는 생각과 느낌은 가지고 있다.

과학기술의 끊임없는 진보는 인간의 삶에 좋든 싫든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고 앞으로도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사회에서는 사물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소통하게 되면서 인간의 사고영역을 급격하게 침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진보가 이제는 인간의 근본적인 사고의 영역까지 넘보게 되면서 정신적인 영역까지도 인간의 고유성이 상실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많은 부분에서 기계와 시스템이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게 만들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효율성의 가치를 최고로 만들어왔다. 과학기술의 가치를 평가하면서 우리는 언제나 경제성의 논리를 가장 핵심적인 성과지표로 다루어왔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사람이 중심인 과학기술이 아니라 과학기술이 중심인 과학기술이 되어왔다. 사람의 가치가 중심이 되지 못하고 단순하게 기술의 효율성과 생산성이 가치판단의 핵심이 되면서 과학기술이 인간의 본질적인 삶의 가치를 존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마주하게 될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인 변화는 기계는 기계이되 예전의 기계가 아닌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면서 살아 움직이게 됨에 따라 사람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끊임없는 물음을 던지게 될지도 모른다. 자연 최고의 고등동물로서 인간의 고유영역으로 간주되어 왔던 부분들까지도 더 이상 우리의 고유성이 아니게 되는 세상에서 인간은 어떠한 존재이고 어떠한 의미를 가지게 될까! 어쩌면 우리는 가장 근본적인 철학의 시대로 다시 돌아가서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기에 과학기술을 단순히 과학기술자의 시각과 경제적인 가치측면에서만 다루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과학기술에도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인문사회의 영역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기술의 효용성이 사람과 사회의 측면에서 가치롭게 다루어져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발생하게 되는 사회적인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다양한 영역 간에 소통이 활성화되고 서로를 존중하고 각자의 역할과 가치를 새롭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새로운 기술개발로 과학기술의 진흥을 이끌었던 세종대왕도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愛民)정신과 민본(民本)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모든 것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에 사람을 두고 정책과 제도를 만들고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생각했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되돌아볼 때 문재인정부의 사람중심의 정책기조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질적으로 존중하는 사상을 바탕에 두고 있다고 여겨진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에 편리함과 이로움 그리고 물질적인 풍요를 가져왔지만 상대적으로 물질과 기술만능주의 사고를 심화시키고 상대적인 소외와 빈곤의 문제도 함께 가져온 측면도 부정할 수는 없기에 사람중심으로의 인식전환은 급격한 과학기술의 혁신에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한 과학기술의 혁신이 종착점을 알 수 없는 치열한 경주를 벌이는 시대적인 상황에서 진정한 사람의 가치가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한번쯤은 생각해볼 기회를 가져볼 것을 권한다. 궁극적으로 너와 나 우리 모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방진섭 KAIST(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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