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 다문화 아이들의 특별한 '애국가 제창'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 다문화 아이들의 특별한 '애국가 제창'

김성회(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 대표,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 반딧불이 중앙회장)

  • 승인 2018-02-13 07:58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김성회
김성회(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 대표,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 반딧불이 중앙회장)
지난 2월 9일 평창에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 대해 많은 사람이 한편의 '겨울동화', '판타지'라는 말로 칭찬을 내놓았다. 실제, 단군신화를 재해석한 이야기구성과 태극기를 형상화한 장구춤 군무, 1200여 개 드론을 활용한 오륜기 형상 등은 개막식을 보는 관객과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할 만큼 훌륭한 연출이었다. 그 추운 평창의 겨울밤 동안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막을 위해 쉼 없이 연습했을 출연진에게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장면들이었다.

그 중 또 하나의 인상적인 장면이 대한민국 '애국가' 연주였다. 배경음악에 쓰인 취타대를 비롯한 국악연주가 돋보였다. 그리고 더욱더 큰 의미를 더해준 것이 '다문화, 다국적 아이들로 구성된 레인보우 합창단의 애국가 제창'이었다.



저마다 얼굴색이 다른 전 세계 22개국 출신 부모를 둔 75명의 레인보우 합창단이 부르는 애국가는 보는 이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었다. 특히 그 아이들이 겪었을 따돌림과 왕따를 생각할 때, 그 아이들이 부르는 '나라 사랑'의 의미는 가슴 뭉클한 감동이었다.

그 아이 중에는 한국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말을 모르는 아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필리핀, 러시아, 네팔 등의 아이들이 그랬다. 그 외에도 벨라루스, 몽골,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이라크, 캐나다, 미국, 나이지리아 등 수많은 국가 출신 부모를 둔 아이들이다.

그들이 애국가 가사를 읽을 줄 몰라, 영어와 러시아어 등으로 발음기호를 써가면서 애국가를 외웠다고 한다. 그런 아이들이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를 소리 높여 불렀다.

그 아이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동안, 그 아이들의 가족들은 전 세계에 퍼져있는 친인척들로부터 수많은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저기 저 중앙에 서 있는 아이가 우리 0000 맞지?" 등등… 그렇게 대한민국은 세계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제 그 아이들은 방학 때, 외갓집에 가거나 친척 집에 가면 "너 대한민국 애국가 불러봐"라고 요구받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자랑스럽게 중국 외갓집에서, 캐나다 할머니 집에서, 러시아 친구들 앞에서 애국가를 부를 것이다.

그날 레인보우 합창단은 애국가를 부르고 난 뒤, 각 선수단 입장 때 청사초롱을 들고 피켓요원들과 함께 선수단 입장을 선도했다. 개별적으로는 자기 출신 국가의 선수단 앞에서 선도하기도 했고, 개별적으로는 전혀 모르는 나라의 선수단 앞에서 안내를 하기도 했다.

그 후 집에 도착해서 그 아이들은 자신이 인도한 선수단의 출신국에 대해 부모님께 말해주었다고 한다. 남미의 볼리비아 선수단을 선도한 초등학교 1학년짜리 '에바'는 집에 와서 볼리비아가 어디에 있는 나라고, 인구는 얼마고 하는 것을 찾아보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다고 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찾아서 알아보고 공부한 것이다. 그만큼 그 아이들에게 이번 올림픽은 잊지 못할 추억과 자랑거리를 안겨주었다. 자존감이 약한 아이들에게 큰 희망과 자신감을 불러주었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은 중국과 한국을 잇고, 일본과 한국을 잇고, 베트남과 한국을 잇고, 러시아와 한국을 잇고, 네팔과 한국을 이어주는 다리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또한 얼굴 피부색과 말이 다르다 해서 멸시하거나 차별받지 않고, 다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지구촌의 희망이 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올림픽의 정신이고, 평화의 정신이 아니겠는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 “이런 정체는 처음"… 원촌육교 공사에 출근길 마비
  2. 올해 수능 11월 19일 시행… 평가원 "적정 난이도 확보"
  3. [춘하추동]'대전'을 근대의 틀에 가두지 마라
  4. 4월에도 대전 시민 생활불안 더 커진다… 고공행진 기름값에 이은 교통불편
  5. 김정겸 충남대 총장 "AI 시대는 충남대의 기회…지역 발전 선도 대학으로 거듭날 것"
  1. [중도시평] AI가 논문을 쓰는 시대, 연구자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2. 4월 2일부터 '약물운전' 단속·처벌 강화
  3. 화재 안전공업 오일미스트와 금속분진 발생 작업환경측정서 확인
  4. 예비후보들 얼굴 알리기 ‘분주’
  5. [내방] 조진형 대전 동부교육장·조성만 서부교육장

헤드라인 뉴스


3칸 굴절차량 타보니…"버스와 트램 사이 그 어디쯤"

3칸 굴절차량 타보니…"버스와 트램 사이 그 어디쯤"

"트램이야? 버스야?" 신교통수단으로 주목받는 3칸 굴절 차량이 대전에서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1일 서구 도안동 호수공원 일원에서는 전국 최초 도입을 앞둔 3칸 굴절차량의 본격 운행에 앞서 차량 안전성과 도로 적합성을 점검하는 시범운행이 진행됐다. 모습을 드러낸 3칸 굴절차량은 일반 버스를 3칸 연결한 형태로 길이가 30m 정도다. 차량을 얼핏 보면 겉모습이 '트램'과 구분하기 어려웠다. 운전석은 맨 앞과 뒤 두 곳에 있어 종점이나 시작점에서 차를 돌리기 위한 공간이 필요없었다. 실내는 통창으로 개방감이 돋보였으며, 내부는 통로를..

전쟁 추경에 지자체 부담 눈덩이…국비 비율 조정 목소리도
전쟁 추경에 지자체 부담 눈덩이…국비 비율 조정 목소리도

정부가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발표한 가운데, 대전시 등 전국 지자체들이 상당한 지방비 부담을 떠 안게 됐다. 고유가 피해 지원 등을 위한 '3대 패키지' 사업에 국비와 지방비를 매칭해 부담하는 구조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재정난이 심각한 지자체가 적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중동 리스크로 재정난을 부채질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총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중동발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에 대응하..

대전서 조리 인재 새 무대 열린다... 대한민국 챌린지컵 국제 요리경연대회
대전서 조리 인재 새 무대 열린다... 대한민국 챌린지컵 국제 요리경연대회

대전에서 대한민국 조리 인재들의 새로운 무대가 열린다. 한국음식조리문화협회는 5월 23일부터 24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 제1전시장에서 '2026 대한민국 챌린지컵 국제 요리경연대회'를 진행한다. 이번 대회는 유럽 조리 네트워크인 유럽토크(Euro-Toques)의 공식 승인과 월드마스터 셰프 소사이어티(World Master Chefs Society) 인증을 동시에 획득했다. 국제 기준을 통과한 대회 이력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대회는 유럽 기준의 심사 시스템과 글로벌 마스터셰프 심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버스와 트램의 장점 살린 3칸 굴절차량 도심 주행 버스와 트램의 장점 살린 3칸 굴절차량 도심 주행

  • 오직 동네 슈퍼에서만…990원 착한소주 등장 오직 동네 슈퍼에서만…990원 착한소주 등장

  • 대덕구청 재난상황실 도로상황 예의주시 대덕구청 재난상황실 도로상황 예의주시

  •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