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돋보기] 일본한테 졌습니다. 만족하십니까?

  • 오피니언
  • 스포츠돋보기

[스포츠 돋보기] 일본한테 졌습니다. 만족하십니까?

정문현 충남대 교수

  • 승인 2018-09-13 15:02
  • 신문게재 2018-09-14 10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정문현충남대교수
정문현 충남대 교수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는 3위를 했다. 불과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2위를 했었는데 이번엔 졌다. 그런데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이 결과에 만족하는 눈치다. 피가 거꾸로 솟고, 돌아가신 김구 선생님께서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실 일이다.

우리나라는 24년 전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금메달 하나 차이로 2위를 내준 것 외에는 1986년 서울, 1990년 베이징,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2014 인천에서 모두 중국에 이어 28년간 2위를 차지했었다.



일본은 50-60년대 패전의 아픔을 치유하고 국가 부흥을 선전하기 위해 엘리트 체육에 대대적인 투자를 했고, 1951년 인도의 뉴델리 아시안게임부터 1978년 태국 방콕 아시안게임까지 28년간 아시안게임에서 1위를 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생활체육 육성 위주의 정책을 펴 왔던 일본은 생활체육을 통한 선수양성을 지향(志向)하며 체육의 저변확대를 이뤘으나, 그전까지 유지했던 엘리트 체육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급속도로 시들해지면서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의 성적이 계속 떨어졌다.



처음에는 줄곧 상위권(64년~84년 20년간 3위~7위)을 유지했었고, 생활체육이 잘 정착되고 있었다. 그러나 1982년부터 아시안게임에서 1위를 중국에 빼앗겼고,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는 우리나라에 밀리면서 10위 권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생활체육을 통해 엘리트 선수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일본은 30년간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의 국제대회에서 대한민국에 밀리며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다.

국제대회 성적이 한국에 계속 뒤처지자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은 일본은 자기네 엘리트 스포츠 선수양성시스템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고, 장고(長考) 끝에 얻은 결론이 한국의 선수양성시스템을 배우자였다.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을 벤치마킹한 일본은 2008년 태능 선수촌을 본뜬 아지노모토 내셔널 트레이닝 센터(NTC)를 건립하며 최고의 선수 양성 시스템을 정착시켰고, 2015년에는 스포츠청(장관급)을 신설하고 대대적인 예산을 투입하며 엘리트 스포츠를 통한 일본의 세계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드디어 한국을 압도하며 엘리트 스포츠 강국으로 부활했다.

대한민국의 스포츠는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 있다. 학령인구 저하로 비 인기종목은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대학은 정원감축에 따른 예산 부족, 지자체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실업팀은 운동부의 효용성 평가절하 등을 이유로 팀 해체를 진행하고 있다.

국가를 대표해서 다른 나라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엘리트 체육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스포츠를 통해 얻어지는 국민적 사기나 자부심 등의 정신적인 가치는 그 무엇보다 숭고하고 우리의 선조들이 그랬듯이 우리가 지켜내야 할 우리 민족의 위대한 자존심이다. 세계적인 선수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스포츠는 그런 것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병역문제가 연일 '화두'다. 그러나 또다시 일본과 싸우기 위해 출전해야 하는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짓밟히는 일이 일어나선 안 되겠다.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우리의 선조를 유린하고 한민족을 말살하려 했던 저들이 스포츠를 앞세워 욱일승천기를 들고나오고 있다.

스포츠를 통한 국위선양을 막는 자! 일본에 져도 분개하지 않는 자! 일제시대의 친일파와 다를 게 없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방학 땐 교사 없이 오롯이…' 파업 나선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처우 수면 위로
  2. 제1회 국제파크골프연합회장배 스크린파크골프대회 성료
  3. 정부 유류세 인하조치 이달 말 종료 "기름 가득 채우세요"
  4. '경기도 광역교통망 개선-철도망 중심’ 국회 토론회
  5. "내년 대전 부동산 시장 지역 양극화 심화될 듯"
  1. 결제해야 등록, 이후 삭제 불가능… 2026 정시 원서접수 꼭 알아두세요
  2. [2025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안전지식 체득하는 시간되길"
  3. 대전·세종·충남 11월 수출 두 자릿수 증가세… 국내수출 7000억불 달성 견인할까
  4. LH, 미분양 주택 매입 실적…대전·울산·강원 '0건'
  5. 중학생 때 또래의 성폭력 7년만에 단죄…"시간 흘러도 응분의 책임"

헤드라인 뉴스


국민의힘 대전-충남 통합 엇박자…동력저하 우려

국민의힘 대전-충남 통합 엇박자…동력저하 우려

대전 충남 통합이 내년 지방선거 승패를 결정짓는 여야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 엇박자 행보가 우려되고 있다. 애초 통합론을 처음 들고나온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등은 이슈 선점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초당적 협력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보수 야당 지도부는 찬성도 반대도 아닌 밋밋한 스탠스로 일관하면서 정부 여당 때리기에만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 "통일교 게이트를 덮으려는 이슈 전환용은 아닌지, 대통령이 관권선거에 시동을 거는 것은 아..

대전의 스타 류현진.오상욱, 꿈씨 패밀리를 만나다
대전의 스타 류현진.오상욱, 꿈씨 패밀리를 만나다

대전의 대표 스포츠 스타인 한화이글스 류현진 선수·펜싱 국가대표 오상욱 선수와 꿈씨패밀리의 콜라보 굿즈가 23일 출시된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7월 류현진 선수와 오상욱 선수의 소속사, 대전관광공사, 대전디자인진흥원과 함께 '류현진·오상욱×꿈씨패밀리 굿즈 공동브랜딩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대전디자인진흥원이 선수별 품목 디자인을 완성했고, 대전관광공사가 제작과 유통, 판매를 맡았다. "우주올림픽 준비 대작전! 꿈씨패밀리 지구 특훈 모험!"이라는 스토리텔링으로, 각 캐릭터는 선수 특유의 귀여움과 훈훈..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확정, 2026년 이렇게 조성한다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확정, 2026년 이렇게 조성한다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의 '모두가 만드는 미래'가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최종 당선작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강주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22일 오전 10시 30분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관련한 진행 상황과 결과를 공표했다. 이번 공모는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직무대행 이상욱. 이하 LH)와 공동으로 추진했다. 당선작은 행복도시의 자연 경관을 우리 고유의 풍경인 '산수(山水)'로 해석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적 풍경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요 특징은 △국가상징구역을 관통하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