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도벽충동 통해 자신 안의 결핍을 긍정적이고 창조적으로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심리 톡] 도벽충동 통해 자신 안의 결핍을 긍정적이고 창조적으로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

  • 승인 2018-11-0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포켓
게티 이미지 뱅크
도벽충동을 통해 자신 안의 결핍을 긍정적이고 창조적으로 바꿀 수 있다.

'도벽충동을 멈추고 싶어요'라고 호소 문제를 가지고 만나게 되었습니다. 초·중학생의 두 아들을 둔 50대 중반의 A 어머니였습니다. A는 20대 초반에 서점에 가서 책을 한 권씩 가방에 넣고 오는 날이 3-4차례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들키지 않자, 그 날은 여러 권의 책을 가방에 넣고 서점을 빠져 나오려고 하는데 점원이 불러세웠다고 합니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고 합니다. 훔친 책을 다 꺼내놨고, '잘못했다' 고, '한번만 봐 주세요' 라고 했는데도 직원이 '여러 권의 책을 보니,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 같다' 면서, 부모님 연락처며, 자취방에 함께 가야겠다고 하였다고 합니다.

A는 언니와 자취를 하고 있었고, 평일 낮 3시인데도 언니를 집으로 오게 하였고, 그동안 가져간 책을 포함하여 배상한 금액까지 결제를 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뒤로는 전혀 물건을 훔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물건에 욕심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책만 보면 그냥 가져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고 고백을 하였습니다.

오토바이만 보면, 옷만 보면, 돈만 보면, 책만 보면…… 이렇게 특정 물건에 대한 도벽충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고, 특정 물건과 상관없이 도벽충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월경기간에 병적 도벽 행위가 일어나기 쉽다고 보고 된 바 있습니다. 그 외 물건을 훔치는 유형을 7가지로 나뉘어 볼 수 있습니다.

1.직업적인 도둑으로 금전적인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값나가는 물건들을 훔치는 경우

2.약물 중독이나 도박중독의 경우 자금조달을 위해서 물건을 훔치는 경우

3.생계를 위하여 물건을 절도하는 부류로서 자신의 도박행위를 정당화하는 경우

4.자극을 추구하는 유형으로 행동의 스릴을 탐닉하여 훔치는 경우

5.인지적인 장애가 있을 경우, 정신 지체자나 노인이 물건을 훔치는 경우

6.병적 도벽을 지닌 사람으로 자신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훔치는 경우

7.중독적 강박장애 유형으로 매우 감정적이고, 심리적 고통으로 인한 일종의 표현행동

자라온 환경 속에서 주위사람들에게 관심을 못 받고 자라서 애정에 대한 욕구를 채우고자 훔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리적 허기를 채우는 방법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심리적 허기를 채우는 방법으로는 글쓰기, 등산, 요가 등의 취미활동, 대인관계 등이 긍정적 요소가 된다면 물건을 훔치는 것 부정적 요소가 된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관심과 애정에 대한 결핍과 욕구를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였을 때 그것을 물건에 대한 소유, 집착 등으로 변환하다보니 그것이 바로 도벽이 시초가 되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 주변에 사랑을 못 받았기 때문에, 어쩌면 결혼을 하고 난 후에도 자녀들에게도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아껴주는지를 잘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것들이 대물림되기도 합니다.

어머니의 심리적 결핍이 도벽으로 나타났을 때 자녀들은 모방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어머니의 훔치는 장면을 보지 않았더라도 도벽이 아닌 다양한 방법을 선택하여 자신의 결핍된 부분을 채우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훔치는 횟수와 어느 정도 빠졌는지를 점검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또한 훔치려는 물건의 의미와 그 사람이 무엇을 훔쳐서 성취감을 느끼고 싶은 것이지를 아는 것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것은 자신이 가진 욕망과 충동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원인이 다양하기에 심층상담을 필요로 합니다. 섣불리 해석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만약 경제적인 문제로 물건을 훔쳤을 경우에는 경제력이 해결되었을 때는 도벽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일지라도 중고물건 싸이트로 현물로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행동이 경제적인 어려움인가, 어떠한 결핍에서 오는 것인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도벽은 타인의 물건을 상습적으로 훔치는 행위입니다. 단순한 절도 이상의 비행 행위가 중독적으로 계속 일어나고, 훔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도벽충동은 의식되지 않는 자아의 불안요소와 반사회적인 욕망이 충동적으로 뚫고 나오는 자신의 열등을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그 속에서 충분히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에너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소설 장발장에서 은촛대를 훔쳐간 장발장에게 신부님이 자비를 베풀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장면에서 감동을 받습니다. 물건을 훔쳤는데, 자비를 베풀고, 독자들은 감동을 받는다는 것은 역설적입니다. 여기에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역설과 감동을 통해서 자신의 삶이 어느 정도의 성취감을 긍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독을 독으로 인지하지 않고, 독이 약이 되는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힘들었던 마음에 소망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대표와 심리상담가 김종진 씨가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르포] "지하 파고, 흙더미 쌓인 트램 공사장"… 폭우 앞둔 대전 도심
  2. 허태정 대전시장 "무너진 시정 회복 시급…민생 최우선"
  3. [2026 제4회 전국 독후감 공모·독서콘서트] 학생부 금상 이소연 양 "앞으로도 책을 애정하는 지혜로운 학생 되고파"
  4. 반도체, 장관인사 이어 차관도 충청 홀대…19개부처 달랑 2명
  5. 한기대, STEP으로 기계설비 근로자 직무능력 맞춤형 교육 제공
  1. "지우고, 살리고…" 수장 바뀐 대전 3개 자치구 전임 정책 대수술
  2. 허태정 시장 "시민의 삶의 무게를 시정의 나침반으로 삼겠다"
  3. [문예공론] 이순(耳順)에 서서 예순의 문턱에서 쓰는 자서(自序)
  4. 대전 갈마동 노후 주거지 국토부 정비 지원사업 최종 선정
  5. [오늘과내일] 책임과 회피

헤드라인 뉴스


[르포] "지하 파고, 흙더미 쌓인 트램 공사장"… 폭우 앞둔 대전 도심

[르포] "지하 파고, 흙더미 쌓인 트램 공사장"… 폭우 앞둔 대전 도심

7월 3일 금요일 오후 5시 50분, 퇴근 시간이 한창인 대전 중구 오류동 인근. 왕복 도로는 트램 12공구(유천동 버드내아파트~문창동 보문교) 공사로 차로 폭이 줄어든 상태였다. 여기에 퇴근 차량까지 몰리면서 긴 정체가 이어졌다. 신호가 바뀌어도 차량들은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고 도로 위에는 경적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인도에는 '버스정류장 이용 불가. 100m 앞 임시정류장을 이용해 달라'는 안내판이 세워졌다. 공사장 외곽은 건설사 이름이 적힌 대형 가림막으로 둘러싸였고 가림막 사이로 들여다본 공사장 내부에는 깊게 파인 굴착..

3대 메가 프로젝트 성공 위해 `속도전과 지방정부 역량` 중요
3대 메가 프로젝트 성공 위해 '속도전과 지방정부 역량' 중요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3대 메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속도전과 지방정부 역량'을 강조했다. '이벤트성이다', '불가능하다' 등의 일부 주장에 대해선 '협조하지 못하더라도 방해하지 말라'고 했다.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 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 회의'에서다. 회의는 6월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와 서남권·충청권·영남권에서 열린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발표된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속도전을 위해 행정절차 지연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

`금산 신안사 대광전`, 국가 보물 지정 예고 쾌거
'금산 신안사 대광전', 국가 보물 지정 예고 쾌거

충남 금산군 남이면의 '금산 신안사 대광전'이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으로 지정 예고됐다. 5일 도에 따르면 신안사 대광전은 도의 지속적인 보존·관리와 학술 조사를 통해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꾸준히 보존했으며, 이번 보물 지정 예고로 그 가치를 국가적으로도 인정받게 됐다. 신안사 대광전은 1973년 충청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2006년 해체·보수 과정에서 발견된 상량문을 통해 1638년 중창과 1840년 중수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2023년 연륜연대 분석 결과, 건립 시기는 1583년으로 밝혀져 16세기 불전 건축의 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맛비 내리는 대전 장맛비 내리는 대전

  • 가족사랑 금요장터서 농산물 구입 가족사랑 금요장터서 농산물 구입

  • 이재명 대통령,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참석 이재명 대통령,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참석

  • ‘개문냉방 안돼요’ ‘개문냉방 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