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더위와 땀, 참 싫다

  • 오피니언
  • 기자수첩

[편집국에서] 더위와 땀, 참 싫다

  • 승인 2019-06-13 11:24
  • 이건우 기자이건우 기자
벌써 무덥다. 남달리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많이 흘리는 필자에게는 인고의 시간이다. 가만히 멍 때리고 있어도 등줄기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흠뻑 적어드는 겨드랑이 땀은 난감하다. 어미 품을 찾는 아기처럼 시원한 곳을 찾는다. 끼니를 때우기 위한 식당을 선택할 때도 메뉴보단 냉방을 첫번째로 따진다. 제아무리 맛집이라도 땀을 줄줄 흘리며 식사를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TV 예능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 등에서 먹방으로 맹활약을 펼치는 모 개그맨을 한번이라도 시청한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이 개그맨은 땀을 늘 달고 산다. 특히 밥 먹을 때 비 오듯 하는 땀은 음식이랑 섞여서 입으로 들어갈 듯 하다. 동석한 사람들 비위도 상하게 할 것 같다. 맛잇게 먹는 모습에 '나도 한번 먹어볼까' 입맛을 다시다가도 비처럼 흐르는 땀방울이 화면에 선명하게 표착될 때 무의식적으로 채널을 돌리고 만다. 나의 모습이 투영되어 동병상련보단 왠지 모를 불편함이 앞서기 때문이다.



주체 못하는 땀도 인생에 도움이 된 적이 있다. 학창 시절 교실 환경정화라고 대청소를 하던 때 일화다. 같은 반 친구들보다 더 특별하게 더 열심히 많은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많은 땀을 흘렸다. 점검 나온 선생님은 남들가 다르게 땀에 젖은 내 모습을 보고는 칭찬하시며 휴식하라고 열외를 시켰다. 이와 달리 다른 아이들에게는 폭풍 잔소리를 쏟아 내셨다.

이런 필자에게 여름철 최고의 애호품이자 친구는 선풍기, 에어컨으로 대표되는 냉방기기와 숙면을 도와주는 죽부인이다. 주인잘못 만난 죄로 선풍기는 하루 24시간 쉴 틈이 없다. 출근해서도 우선적으로 하는 것이 탁상 선풍기를 켜는 것이며 퇴근 후 귀가해서도 선풍기 전원부터 누른다. 에어컨이 더 좋기는 하지만 전기료 걱정에 맘껏 사용하지 못한다. 현재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를 포함한 개편 안이 논의되고 정부가 최종안을 이달말까지 확정 예정이라 한다. 요금부담이 확 줄어 일본처럼 무더위에 에어컨을 누구나 맘껏 사용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편집을 하다보면 농촌일손돕기에 구슬땀을 흘린다는 미담기사나 운동선수들이 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린다는 제목을 심심찮게 뽑게 된다. 여기서의 구슬땀은 더위 때문에 흘리는 땀과 달리 아름답다. 봉사활동으로, 주어진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한 노력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남자의 땀 냄새에 반했다는 여성의 이야기가 공감이 되는 이유다.

이른 더위가 기승인 올 여름도 무척 더욱 것이라고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평균기온이 더 높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무더위 쉼터나 그늘막 설치 등 폭염대책이 효과적으로 운영돼 피해 없는 여름나기를 기대한다.
이건우 기자 kkan2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온기 페스티벌" 양산시, 동부 이어 서부 양산서 13일 축제 개최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4. 천안시, 2026년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참여자 모집
  5. 대전 학교 냉난방 가동 체계 제각각 "중앙통제·가동 시간 제한으로 학습권·근무환경 영향"
  1. [중도초대석]김연숙 심평원 대전충청본부장 “진료비 심사, 의료질 평가...지속가능한 의료 보장”
  2. ‘조진웅 소년범’ 디스패치 기자 고발당해..."소년법, 낙인 없애자는 사회적 합의"
  3. 인천 부평구, 주민 참여형 ‘별빛굴포 은하수길’ 개최
  4.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노후 전선·붕괴 직전 천장… 충남경제진흥원 지원 덕에 위기 넘겨
  5.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헤드라인 뉴스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조국을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을 기리고 모시는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국 광역도 중 유일하게 국립호국원이 없었던 설움을 씻어내고 충남에서도 호국영령을 제대로 예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9일 총사업비 495억원 규모의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을 위한 2026년 타당성 연구용역비 2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말 기준 충남 보훈대상자는 3만3479명으로, 참전유공자·제대군인 등을 포함한 향후 국립묘지 안장 수요는 1만8745명으로..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미국 12월 금리 변동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충청권 상장사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반서비스와 제약 업종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한 달 새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전월 대비 4조 5333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9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1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79조 446억 원으로 전월(174조 5113억 원) 보다 2.6% 늘었다. 같은 기간 충북 지역의 시총은 2.4%의 하락률을 보였다. 대전..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43분께 "태안화력발전소 후문에서 가스폭발로 연기가 많이 나고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인력 78명과 소방차 등 장비 30대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해당 폭발로 인해 중상을 입은 2명은 병원으로 이송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한 지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 49분께 초진을 완료했고 현재 자세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내포=오현민 기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