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소통의 원칙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소통의 원칙

이상문 행정과학부 차장

  • 승인 2019-07-07 23:52
  • 신문게재 2019-07-08 22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이상문기자
이상문 행정과학부 차장
민선 7기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학맥, 인맥, 정파' 틀로 바라보면, 허태정 시장은 비주류이면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취임 초부터 역량과 리더쉽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면서도 '혁신'이나'소통'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민선 7기 1년에 대한 평가가 그다지 좋지는 않다.

허 시장은 민선 7기 1주년을 맞은 기자회견에서 '갈등 관리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취임 이후 허 시장은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해 왔다. 숙의민주주의, 공론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 여론을 수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새 야구장 건립, LNG발전소 유치 등 '갈등 관리'에 실패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론 수렴이나 시민 소통 등이 필요한 정책 선정이나 절차, 방식 등에 대한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행정 수장으로써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져야 할 때 '시민 소통'을 강조하면서 결정이 늦어지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처럼 비쳐졌다. 150만 대전시민의 투표로 선출된 시장은 정책을 결정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것이다. 시민 소통을 강조하면서 결정을 못한다면 직무 유기다.



민선 7기 1주년을 앞두고 '어처구니 없는'사건이 발생했다. 대전시 조직의 기강 해이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허 시장은 취임 이후 '조직 혁신'을 주문해 왔지만, 정작 조직 기강을 바로 잡지는 못했다. 얼마 전 대전시청 안에서 더욱이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에서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불법시술'을 받다가 시민의 제보로 적발됐다. 이 같은 기강 해이가 그 직원만의 일은 아닌 듯하다. 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사안의 행태가 너무 대범하다. 그만큼 조직의 분위기가 느슨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더 심각한 점은 이 사안이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조직 수장인 허 시장에게 보고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불법시술을 한 해당 직원의 부서와 적발을 한 감사위원회와 보건복지국 등 조직의 다수가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보고가 되지 않았다. 조직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느슨하다는 얘기다. 사건 이후 허 시장은 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잡겠다고 밝혔다.

민선 7기는 이제 막 1년이 지났다. 앞으로 3년이나 남았다. 앞으로 좀 더 나아지는 시정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허 시장은 민선 7기 1주년을 맞아 직원과의 대화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명문 팀 리버풀의 응원가 'You'll never walk alone<너는 결코 혼자 걷지 않아>'을 얘기하며 공직사회 모두 함께 시정을 이끌어가자고 강조했다. 책임 있는 모습과 원칙 있는 행동으로 내부 단속을 강화해야 가능한 일이다. 취임부터 함께 해온 박영순 정무부시장도 조만간 사임하는 등 정무 라인도 재정비할 예정이다. 유연하게 소통할 수 있는 적임자 물색이 중요하다. '소통'에도 책임과 원칙이 중요하다.



이상문 행정과학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3. 목원대, 시각장애인 학습·환경 개선 위한 리빙랩 진행
  4. 충남대 김용주 교수 '대한기계학회 학술대회' 우수학술상 수상
  5. 건양대, 논산 지역현안 해결 전략·솔루션 제시 프로젝트 성과 발표
  1.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2. '자기계발 명상 캠프', 20대에 써내려갈 성공 스토리는
  3.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4. 햇잎푸드, 100만불 정부 수출의 탑 수상... "대전을 넘어 전 세계로"
  5.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