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이과 통합, 이러려고 했나

  • 오피니언
  • 사설

[사설]문·이과 통합, 이러려고 했나

  • 승인 2019-08-13 16:23
  • 신문게재 2019-08-14 19면
  • 최충식 기자최충식 기자
이름은 실질의 껍데기인가 싶은 것이 있다. 2022학년도부터 치르는 문·이과 구분 없는 통합형 수능이 꼭 그렇다. 통합 공통과목 교육 등 나름대로 준비했다지만 개정 교육과정 취지가 실종되지 않았는지 미리 반문할 정도다. 바뀌기는 바뀌는데 모호하고 어정쩡하다. 이렇게 가다간 융합형 사고를 길러 미래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 실현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사실상 통합이 아니라는 논리는 일차적으로 문·이과별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는 데서 비롯된다.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운용 방식 때문만은 아니다. 이과는 기하나 미적분을 반영하는 식의 편중 역시 통합과 걸맞지 않다. 이 같은 엇박자는 새로운 형태의 사교육 시장이 움틀 소지까지 만든다. 수학·과학 선택과목을 대학에서 별도 지정하는 방식은 시작도 하기 전에 통합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



문·이과 구분도 엄밀히 볼 때 일제강점기의 잔재다. 보다 중한 개편 사유는 인적 자원이 절대 부족하던 시절 만든 체제가 창의·융복합 인재 육성에 걸맞지 않아서다. 계열에 무관하고 시대적 과제에 부합하는 인재를 과목구조만 살짝 손질해 양성하지는 못한다. 대학입시의 근간을 흔드는 제도인데 비해 준비조차 부실하다. 학교 현장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도 문·이과 구분을 왜 없애려 했는지 근원으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다.

원칙적으로 실제 내용 면에서 문·이과 구분이 사라져야 한다. 이대로 진행되면 이공계는 과학계를 고사시킨다고 주장하고 인문계는 자연과학에 인문학이 종속된다고 의심하게 된다. 잘못하면 둘의 단점만 결합하는 수가 있다. 통합이 잘만 되면 여기에 연연한 필요는 없다. 이름과 실상이 일치하는 통합형 교육의 완성 의지가 있으면 상위권 대학이 쥐고 흔드는 세부 계획, 특히 수능 방식부터 고쳐야 한다. 문·이과 통합을 선언하고 통합이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한다면 분명히 정상은 아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충남 '울고', 세종 '웃고'…건설업계 실적 지역 별 희비
  2. 6년간 활동한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총책 2명 등 11명 구속
  3. 대전 외지인 방문자 수 9000만명 돌파... 빵지순례·대형 쇼핑몰 등 영향
  4. 충남대, 목원대 중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생 대거 배출
  5. "졸속 추진 반대"… 충남 공직사회 및 시민단체, 대전·충남 행정통합 중단 촉구
  1. [대규모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감금·범행 강요 확인… '음성 지문' 활용해 추가 피해자 특정
  2. 대전교육감 진보단일화 '삐걱' 경선 후보 등록 마감일 절반만 접수
  3. 대전·세종·충남 전문건설 실적 하락…건설 경기 침체 직격탄
  4. 미 관세 환급규모 200兆 상회… 국내기업 환급 가능성은?
  5. 충남특사경, 불법 축산물 유통 기획단속

헤드라인 뉴스


李 "대전충남 통합 공감 없이 강행안돼" 사실상 무산 시사

李 "대전충남 통합 공감 없이 강행안돼" 사실상 무산 시사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 "천년의 역사를 가진 광역 행정구역 통합을 충분한 공감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 처리를 보류한 뒤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충남 대전은 야당과 충남시도의회가 통합을 반대한다'는 글을 올려 이같이 말했다. 대전 충남 행정통합 드라이브를 걸기도 했던 이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지역 여론이 찬반으로 나뉜 상황에서 더 이상 추진은 어렵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 최고책임자의 이같은 발언으로 지난해..

"겨울철 대표 과일 딸기와 감귤 가격이 왜이래"... 두드러진 가격 인상폭
"겨울철 대표 과일 딸기와 감귤 가격이 왜이래"... 두드러진 가격 인상폭

겨울철 대표 과일인 딸기와 감귤 가격이 고가에 책정되며 주부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고온 현상으로 전체적인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비가 자주 내리며 상품성이 떨어지며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대전 딸기 100g 가격은 23일 기준 1950원으로, 1년 전(1782원)보다 9.43%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평년 가격인 1518원과 비교하면 28.46% 인상된 수준이다. 평년 가격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다. 딸기 가격은 1월 한때 2502원까..

고속철도 통합 첫걸음… KTX·SRT 교차운행 25일 시작
고속철도 통합 첫걸음… KTX·SRT 교차운행 25일 시작

정부가 고속철도 운영 통합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 에스알은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2025년12월9일 발표)에 따라 추진 중인 KTX-SRT 시범 교차운행을 2월 25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시범 교차운행은 서울역과 수서역 등 기·종점과 차종의 구분 없이 고속철도의 효율적이고 탄력적인 운영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KTX는 수서역⇔부산역을, SRT은 서울역⇔부산역을 매일 각 1회 왕복 운행할 계획이며, 예매가 어려웠던 수서역에 SRT(410석) 대비 좌석수가 2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3월부터 여권발급 수수료 2000원 인상 3월부터 여권발급 수수료 2000원 인상

  • 봄 시샘하는 폭설 봄 시샘하는 폭설

  • 101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101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 설 연휴가 남긴 ‘쓰레기 산’ 설 연휴가 남긴 ‘쓰레기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