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칼럼] 안전한 유도탄 발사시험을 위한 만반의 준비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 칼럼] 안전한 유도탄 발사시험을 위한 만반의 준비

  • 승인 2019-08-15 11:49
  • 신문게재 2019-08-16 18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백상화 책임연구원
지난 3월 춘천 모 부대에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이 기능 정비 중 점검 실수로 비정상 발사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유도탄은 3.5초 정도 비행하다가 자폭했다. 천궁은 비정상적 상황에서 발사될 경우 안전을 위해 자폭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다행히 이로 인한 추가 피해는 없었다. 간혹 주변에서는 개발이 완료된 유도탄도 비정상 발사가 되는데 개발 중인 유도탄의 발사시험은 안전한지에 대해 질문을 받곤 한다. 충남 태안에 자리 잡고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무기체계 시험평가 종합시험장인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은 1977년 창설 이래 현재까지 각종 유도탄 발사시험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유도탄이란 내·외부 장치를 통해 속도와 방향을 수정하며 정확히 목표물을 타격하는 무기를 뜻한다. 타격 목표에 따라 육상의 무기체계나 주요 시설물을 목표물로 하는 대지 유도탄, 해상의 적 함정을 목표물로 하는 대함 유도탄, 공중의 적 항공기나 유도탄을 목표로 하는 대공 유도탄 등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유도탄을 개발하여 우리 군(軍)이 안전하게 운용하기 위해서는 개발 단계의 시험이 필수적이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유도탄을 개발 할 때 안전프로세스에 따라 시험을 실시한다. 먼저 준비 단계에서는 발사 방향과 타격 목표물을 정한 이후 유도탄의 상태 점검을 종합적으로 거쳐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확정이 되었을 경우에만 발사대기 상태에 들어서게 된다. 안전한 발사시험을 위해 시험 실시 전 유도탄 발사시험 구역에 있는 조업어선과 이동선박에 대한 충분한 사전 공지는 필수적이다. 이때 해군과 해경, 지자체의 협조를 구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상상황을 상시 대비하여 해상탐지레이더와 선박을 활용하여 육안으로 모든 지형을 최종적으로 모니터링 한다.

발사된 유도탄은 일정시간 동안 안전구역을 비행한 후 해상이나 공중의 목표물을 맞히게 된다. 만약 유도탄이 목표물을 상실하거나 부품에 이상이 있어 비정상적인 비행을 할 경우에 스스로 자폭하게 되며 레이더 등 육상의 통신장비들과 정해진 시간동안 통신이 두절 될 경우에도 자폭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유도탄이 안전구역을 벗어날 우려가 있는 비정상 비행이라고 판단될 때에는 외부에서 UHF(Ultra-High Frequency, 극초단파)와 레이더 신호로 강제적으로 비상 폭파시키는 안전장치가 있다.



비행 시험이 진행 중일 때는 비행안전판단시스템으로 실시간 모니터링 한다. 또한 유도탄 개발시험의 경우는 안전을 위하여 비활성탄(폭약이 제거된 탄두)을 사용한다. 유도탄이 정상적으로 목표물에 도달하고 난 후에는 레이더, 광학, CCTV 및 원격측정 신호 등 2중, 3중으로 치밀하고 꼼꼼히 안전을 확인하게 된다.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이용한 인공지능 기법으로 조업 선박 분포와 이동경로를 예측하여 유도탄 발사시험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 조업선박수가 적은 날과 시간대를 파악하여 유도탄 시험 계획수립에 반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통제시간, 통제구역 및 통제선박을 줄이는데 집중할 수 있고, 조업선박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여 민간의 조업활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만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한다. 2020년이면 창설 50주년을 맞이하는 국방과학연구소는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각 군(軍), 해경,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첨단 해상탐지레이더, 안전통제용 선박, 비행안전판단시스템의 운용, 안전절차 준수 및 해상 선박분포연구 등 내부 안전프로세스를 구축하여 안전한 유도탄 발사시험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강한 안보는 이 모든 과정들이 수반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며, 이것이 곧 우리 국방을 우리 과학으로 지킬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백상화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베일 벗은 대전역세권 개발계획…내년 2월 첫삽 확정
  2.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 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 놓고 '설왕설래'
  3. 전국 학교 릴레이 파업… 20일 세종·충북, 12월 4일 대전·충남
  4. [기고] 디지털포용법과 사회통합
  5. 어기구 의원, ‘K-스틸법’ 후속 국가재정법 개정안 대표 발의
  1. 양상추 가격 급등 현상에 대전 소상공인도 직격탄... 높아진 가격에 한숨만
  2. '사건 25%↑' 대전경찰, 우수부서 찾아 시상…서부署·중부署 등
  3.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4. 대전상의-국정원 '기업 기술유출 예방 설명회' 개최
  5. 설동호 교육감 시정연설 "모두 균등한 기회 누리는 든든한 대전교육 만들 것"

헤드라인 뉴스


대전만 없는 `공립형 대안학교`… 학교설립 공약 끝내 실패

대전만 없는 '공립형 대안학교'… 학교설립 공약 끝내 실패

설동호 대전교육감의 10여년 숙원이었던 공립형 대안학교 설립 공약이 결국 이행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지 확보에 오랜 시간을 소모했지만 끝내 추진에 실패하면서 차기 교육감의 과제로 넘어가게 됐다. 20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올 초까지 추진했던 유성구 복용동 설립이 결국 무산됐다. 당초 AI 특성화 대안학교를 설립하려던 계획이었지만 교육부가 1월 중앙투자심사에서 대안교육 중심의 학교 설립을 주문하면서 제동을 걸었다. 대안학교 성격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교육청은 주민 설득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다른 부지를 알아보겠다고 물러..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국회 패스트트랙(Fast Track: 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당시 대표였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장찬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2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교안 전 총리와 나경원 의원,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 등 26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나 의원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벌금 2000만원,..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사상 첫 직선제로 이사장을 선출한 대전 대덕구 법동 으뜸새마을금고가 불법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경찰은 최근 사전 선거 운동 혐의 등으로 올해 7월 당선된 이사장 A씨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이사장에 선출된 A씨는 공식 선거 운동 예정일 전부터 실질적인 선거유세를 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는 2021년 제6대 선거까지 간선제로 진행됐지만, 올해 치러진 제7대 선거는 금고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전체 회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