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난타 묘기의 천재, 서인석과 아리랑 난타

  • 오피니언
  • 여론광장

[문화 톡] 난타 묘기의 천재, 서인석과 아리랑 난타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04 12:07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비트와 리듬, 그리고 신명,

서인석의 난타공연을 본 사람들은 그런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두드려 때리고 다지는 데서 오는 매력적인 리듬감, 그래서 난타는 일상 속에 있는 아무 물건이나 악기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연주자가 될 수 있다는 '스톰프'의 매력적인 콘셉트를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 공간이 주방이었는데, 서인석 단장은 일행 정상덕, 배정숙, 송순임, 오정숙 과 함께 이곳 장동 코스모스 축제장에 나타난 것이다. 주방기구가 아닌 북과 장구를 가지고.

2019년 10월 3일 오후 2시 대전 대덕구 장동. '코스모스와 가을소풍'이란 주제로 축제가 열린 곳이다. 입구에서부터 조두현, 송미순, 심은석, 산시인 신익현 시인 등, '문예마을' 회원들의 시화전이 열리고 있어 한층 눈길을 끌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기타행사 날'인데도 어린이를 동반한 관객들이 많았다.



더욱 고마운 것은 휴일인데도 이곳에 달려와 주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관들 모습이었다. 대덕경찰서 소속이라 했다. 얼굴에 드려진 경륜으로 보아 쉰 살이 넘어보였다. 필자는 치매 걸린 아내로 인해 경찰의 도움을 자주 받는다. 그래서 경찰차만 봐도 고맙고, 경찰을 대하면 머리 숙여 인사하며 손을 잡아 고마움을 전달한다. 그런 고마운 경찰들이 이곳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행사가 끝날 때까지.

이날 함께 온 가을을 닮은 가수 최연희는 '밤차'와 '세월강'을 불러 관중들을 감상에 젖게 하였으며, 가을을 울려 줄 권오학님은 색소폰과 하모니카로 흥을 돋궜다. 또 있다. 붉은 바지의 초대가수 이현과 사회를 보며 춤과 노래를 선사한 '하늘과구름'이라는 예명을 가진 두 가수. 초대가수 이현은 '동전인생'과 '군산항아'를 불러 관중들이 앵콜을 요청하였으며, 하늘과 구름은 노래와 춤으로 한바탕 놀아났다.

KakaoTalk_20191004_094212550
서인석 난타이야기로 돌아가자.

조금만이라도 예민한 귀를 가진 사람이라면 프로페셔널한 요리사들이 도마에서 야채를 썰고, 고기를 다듬고, 음식을 볶고, 그릇을 정리할 때 날 법한 소리들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일상 속 무엇이든 악기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난타의 매력인 것이다.

만일 난타에 기능장(技能長)제도가 있다면 어찌 될까?

기능계 기술 자격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아래로 기능사 1급과 기능사 2급, 기능사보가 있는데 단연 서인석 난타야 말로 기능장(技能匠)으로서의 '장(長)'의 대우를 받을 것이다.

보라, 그의 몸동작 전체의 유연함을.

그의 손동작에는 불필요한 행동이나 요소들이 포함되지 않는다. 손을 들어 올리는 순간 고개가 돌아가고, 발바닥으로는 장단을 맞춘다. 모든 연주자들은 연주 자세나 악기연주자로서 무대에서 보여지는 모습에 신경을 쓰지만,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난타는 음악예술이기 이전에 시각예술인데도 말이다.

따라서 난타는 두드림의 신명과 함께 역할분담 속에 펼쳐지는 일치된 동작이 난타의 맛과 멋을 더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와 함께하는 정상덕, 배정숙, 송순임, 오정숙은 맛과 멋을 창조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얼굴에는 흥, 그 자체로도 어깨가 들썩거리고 발장단이 절로 일었다.

바람이 있다면 난타를 배우려는 모든 이들에게 이런 동작을 전수케하여 대한민국 축제마당 어디서나 신명나는 난타의 리듬이 울려 퍼지게 되기를 바란다. 생활고에 찌든 마음 난타처럼 속 시원히 풀어주는 음악이 없기 때문이다.

서인석 난타 기능장이여 기대가 크다.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김용복 칼럼니스트-최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주시, 옥정물류창고 2부지 사업 취소·용도변경 양해각서 체결
  2. [월요논단]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허와 실
  3. 코레일, 환경·동반성장·책임 강조한 새 ESG 비전 발표
  4. 국가철도공단 전 임원 억대 뇌물사건에 검찰·피고인 쌍방항소
  5. "2026년 달라지는 대전생활 찾아보세요"
  1.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2. 29일부터 대입 정시 모집…응시생 늘고 불수능에 경쟁 치열 예상
  3. '티라노사우루스 발견 120주년' 지질자원연 지질박물관 특별전
  4.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5. KAIST 비싼 데이터센터 GPU 대신 내 PC·모바일 GPU로 AI 서비스 '스펙엣지' 기술 개발

헤드라인 뉴스


이장우 대전시장 "형식적 특별시는 시민동의 얻기 어려워"

이장우 대전시장 "형식적 특별시는 시민동의 얻기 어려워"

이장우 대전시장은 29일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 '형식이 아닌 실질적 특별시 완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 주재한 대전시 주간업무회의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특별시) 관련 핵심 특례 확보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조직권·예산권·세수권 등 실질적 특례가 반드시 법안에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시장은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법안이 가장 중요하다"며"형식적 특별시로는 시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면서 충청권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지방정부 모델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각..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 통합 흐름은 세종특별자치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지역 정치권과 공직사회도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응안 마련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강준현 세종시당위원장(을구 국회의원)이 29일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세종이 충청 메가시티의 중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호재"라고 말했다. 최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 배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일각서 제기되고 있는 '행정수도 상징성 약화' 우려와는 상반된 입장이다...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새해 경영환경에 대한 대전지역 중소기업들의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지역본부(본부장 박상언)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대전지역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지역 중소기업 30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5.2%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6.3%로,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기업(8.5%)보다 두 배가량 많아 내년 경영 여건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