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도 근로자"... 협의 없는 대학의 임금체계 변경은 무효

  • 사회/교육
  • 법원/검찰

"교수도 근로자"... 협의 없는 대학의 임금체계 변경은 무효

대전대 운영 학교법인 혜화학원, 교수들 상대 임금 소송 항소 기각
법원, "교수는 근로자, 근로자 동의 얻지 않은 임금체계는 무효"

  • 승인 2019-10-17 15:32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법원
근로자인 교수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은 사립대학교의 임금체계 변경은 효력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사용자 측이 교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교원들의 동의를 받을 수 없을 정도로 긴급한 사정이 없는 한 전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전고법 제1민사부(재판장 권혁중)는 학교법인 혜화학원이 대전대 교수 52명(강모 씨 외 41명, 김모 씨 외 9명)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관련 항소심에서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1심 재판에서 대전대 교수들은 혜화학원이 지난 2007년 3월 1일 교직원들의 보수 체계를 호봉제에서 성과연봉제로 변경해 급여수급권을 침해했고, 교직원들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보수규정을 변경했기에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혜화학원 측은 교수들이 법인의 지휘와 감독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강의와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지만, 1심 재판부는 혜화학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수들이 연구와 강의에서 상당한 자유를 인정받고 있다 하더라도 매월 일정한 기본급을 받고 학교의 제반 규정을 위반할 시 재임용과 승진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교수들이 근로자에 해당하고 근로자에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할 시 동의를 받아야 하는 데,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임금체계 변경이 무효라고 판단한 것이다.

혜화학원은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1심 재판부와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초 성과연봉제 보수규정 및 현행 보수규정의 각 제정으로 인한 성과연봉제 도입을 전제로 한 임금협약을 체결한 사실은 인정되나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에 따라 적법하게 동의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라며 "이에 따라 보수 규정은 교원에 대해 효력이 없다"라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2.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3.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4.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5.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1.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2. 이대통령의 우주청 분리구조 언급에 대전 연구중심 역할 커질까
  3. 대전 동구, '어린이 눈썰매장'… 24일 본격 개장
  4. [기고] 한화이글스 불꽃쇼와 무기산업의 도시 대전
  5. 대전연구원 신임 원장에 최진혁 충남대 명예교수

헤드라인 뉴스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정부 10·15 정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지방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 3단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예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12월 8일 기준)을 보면, 수도권은 2.91% 오른 반면, 지방은 1.21%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8.06%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대전은 2.15% 하락했다. 가장 하락세가 큰 곳은 대구(-3...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12·3 비상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충청 출신 인사들이 대거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80일간의 활동을 종료하면서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노상원 등 충청 인사 기소=6월 18일 출범한 특검팀은 그동안 모두 249건의 사건을 접수해 215건을 처분하고 남은 34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넘겼다. 우선 윤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 ‘헌혈이 필요해’ ‘헌혈이 필요해’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