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달걀에 대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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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 달걀에 대한 논란

이승훈 을지대학교의료원장

  • 승인 2019-12-19 10:43
  • 신문게재 2019-12-20 23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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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을지대학교의료원장
집안에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이 있으면 아무래도 식단을 관리하게 된다. 필자의 집에서도 식탁에는 기름진 음식은 거의 없고 담백한 것들이 주로 올라온다. 예를 들자면 기름기가 많은 등심이나 삼겹살은 가능한 피한다.

또한 닭요리도 껍질과 지방을 제거한 것을 사용한다. 그리고 달걀을 가능한 한 피해 왔는데 5∼6년 전에 달걀을 먹는 것이 콜레스테롤 상승에 별로 영향이 없다는 사실이 발표되면서 부담 없이 달걀을 먹어왔다. 그런데 필자가 얼마 전에 논문을 검색하던 중에 우연히 이러한 사실을 뒤집는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알게 됐다.

올해 초 저명한 학술지인 미국의학협회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콜레스테롤이나 달걀을 많이 섭취할수록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과 조기 사망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는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의 연구비를 지원받은 연구진이 평균 나이 52세인 미국인 약 3만명을 대상으로 식습관 정보와 건강, 생활방식, 인구통계학적 정보 등을 수집하고, 최대 31년, 평균 17년 6개월 동안 추적 연구한 결과라고 한다. 이런 현상은 연령, 운동 수준, 흡연 상황, 고혈압 같은 조건과 무관하게 나타났다.

달걀이 건강에 좋을까, 아니면 해로울까?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두고 오랫동안 토론해왔고, 찬반이 대립됐다. 그런데 2010년대에 들어서 달걀은 심혈관질환이나 고지질증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몇몇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달걀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지고, 오히려 성인병의 발생을 줄여준다는 연구도 나왔다. 이러한 주장이 반영돼서 미국 식이요법 가이드라인에도 달걀을 건강한 음식이라고 판단하고 섭취에 제한을 두지 않게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를 뒤집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그럼 왜 이렇게 결론을 얻기가 어려운 것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영양 연구는 건강 상태, 인종,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식생활 문화 등 복합적 요인이 관여하며, 대부분의 연구가 대상자의 기억에 의존한 설문조사로 진행되고, 장기간 추적조사를 해야 하는 점 등이 명확한 결론에 도달하기 어려운 요인이라도 한다.

이런 현상을 보여주는 예로서 일 년에 달걀 약 250개를 먹는 미국인은 20%가 심장병으로 사망하고, 일 년에 330개를 먹는 일본인은 그 확률이 11%라고 한다.

또한 중국 연구팀에 의하면 달걀을 꾸준히 섭취한 사람들은 뇌졸중에 걸릴 가능성이 줄었으며, 심장병에 걸릴 가능성도 감소한다고 한다. 최근 국내 한 대학에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만여 명의 국민건강영양실태조사 자료를 분석해서 발표한 바에 의하면 달걀이나 일반 육류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또 40세에서 69세까지 우리나라 성인 13만 명을 대상으로 한 종단연구에서는 일주일에 달걀 일곱 개를 복용한 사람이 일주일에 한 개 이하를 복용한 사람들보다 오히려 대사성 질환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고 보고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와 미국의 식생활을 보면 커다란 차이가 있다. 육류 위주의 음식문화와 쌀과 채소 위주의 식사문화 그리고 인종 간의 차이는 반드시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달걀은 우리 국민의 중요한 단백질과 지방 공급원으로,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이상적인 식품이다. 성장기의 청소년 그리고 질병 회복기 환자 등에게 도움이 된다. 그리고 콜레스테롤은 사람이 생존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다만 필요한 양보다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량은 300mg이다.

그리고 달걀 한 개의 노른자에는 약 200mg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다. 그래서 하루에 달걀 두 개를 먹게 되면 권장량을 넘어선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콜레스테롤 섭취량은 평균 약 260mg이고, 전체 콜레스테롤 중 40%를 달걀을 통해 섭취하는 데 하루에 달걀 0.5개꼴이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 국민은 콜레스테롤 측면에서는 건강한 식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달걀이 혈중 콜레스테롤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마다 다르다고 한다. 자라나는 성장기의 청소년에게는 달걀만큼 좋은 영영소가 없을 것이나, 성인들은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서 권장량 이상의 콜레스테롤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물론 비만, 당뇨, 심장 질환 환자 그리고 심장 질환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콜레스테롤 섭취를 하루 200mg 이하로 반드시 줄여야 한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통해서 자신의 콜레스테롤을 알아보아야 한다. 만일 달걀을 먹는데도 고지혈증이 없다면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고, 만약 고지혈증이 있다면 달걀 섭취를 줄여야 한다.

요즘 주변에 성인들이 체중을 줄이기 위해 달걀 다이어트를 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알아본 바와 같이 비만한 성인이 달걀만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해치는 일이다.

또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어떤 달걀을 먹는가이다. 공장식으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항생제나 배란촉진제를 맞으면서 산란한 달걀은 인체에 해로울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승훈 을지대학교의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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