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허술한 관리·감독이 '보조금=눈먼 돈' 등식 부른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허술한 관리·감독이 '보조금=눈먼 돈' 등식 부른다

  • 승인 2020-01-29 16:44
  • 신문게재 2020-01-30 23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보조금은 눈먼 돈쯤으로 알아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잊힐 만하면 보조금 부정수급 문제가 터져 나온다. 최근 5년간 정부보조금 부정수급액만 500억 원가량이다. 여기에 지자체까지 합치면 말 그대로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지자체마다 정부보조금의 부정수급 규모를 축소할 수도 비공개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리·감독 체계의 허술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지자체로부터 보조금 일부를 지원받는 대전지역 비영리민간단체가 관리·감독의 허점을 이용해 인건비를 과다하게 지급해 물의를 빚고 있다. 그 금액만 해도 몇 개월에 걸쳐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에 이를 것이란 소식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데는 자부담과 보조금이 더해진 경우 지자체로서는 딱히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즉, 정해진 지침이나 규정 등이 없이 해당 지자체가 알아서 하도록 하는 시스템상의 허점에서 시작됐다고 보는 게 맞다.

이런 시스템상의 허점은 보조금이 눈먼 돈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평소에 보조금이 어떻게 집행되고 있는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는 보조금 부정수급과 관련해 철저한 관리·감독보다는 민원이나 제보 등에 의한 적발이 심심찮게 나오는 사실이 잘 말해준다. 정부가 됐든 지자체가 됐든 정책상 필요에 따라 비영리단체 등에 보조금을 지원했다면 그 집행에 대해서는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보조금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

정부나 지자체의 보조금이 눈먼 돈으로 전락하는 데는 평상시 관리에서 알 수 있다. 이번처럼 지자체에서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손 놓고 있는 경우는 비단 대전지역뿐일까 묻고 싶다. 정부에서 최근 보조금 부정수급 차단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처럼 권한 타령만 한다면 '보조금=눈먼 돈' 등식은 여전할 뿐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與野 행정수도특별법 합의처리로 "세종시 완성" 의지 증명해야
  2. 대전시, 시내버스 이용 에티켓 홍보 확대
  3. 대전서 연이틀 배터리 충전 화재… 전기 이동수단 이용 증가에 '안전주의보'
  4. [문화 톡]노금선 전 MBC 아나운서의 화려한 귀환
  5. 성광진·임전수·이병도·김성근 충청권 민주진보교육감 "초광역 협력 약속"
  1. 맹수석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단일화 재논의 제안에 후보들 반응 '싸늘'
  2. [내방] 백동흠 대전경찰청장 등
  3. 'IBS 과학문화센터' 일상 속 과학을 만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4. 안전지도 해도 사고 나면 무조건 교사 책임?…사라지는 학교 현장체험학습
  5. 대전보훈병원, 충남대 의과대학과 지역의료인재 양성 '함께 노력'

헤드라인 뉴스


"무색해진 여야 약속" 세종 행정수도법, 지방선거 전 통과 불발

"무색해진 여야 약속" 세종 행정수도법, 지방선거 전 통과 불발

세종 행정수도특별법(이하 행정수도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의 첫 논의 테이블에 올랐지만 위헌 소지와 국민적 공감대를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사실상 지방선거 전 제정이 불발되면서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던 여야 지도부의 약속이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행정수도 완성을 골자로 발의된 특별법 5건(황운하·강준현·김종민·김태년·엄태영·복기왕 등 대표 발의)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심사를 보류했다. 앞서 행정수도법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14일 소위에도 상정됐지만 65개..

대전 지방선거 광역 및 기초단체장 대진표 완성 전운
대전 지방선거 광역 및 기초단체장 대진표 완성 전운

6·3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대전 광역 및 기초 단체장 여야 대진표가 완성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현직 단체장들이 등판 예열을 마치고 본격 링에 오르는 가운데 곳곳에서 '리턴매치'가 성사되며 선거 열기가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2018년 이후 8년 만에 대전에서 3선 구청장이 배출될는지도 촉각이다. 22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동구청장 후보로 황인호 전 동구청장을, 서구청장 후보로 전문학 전 시의원을 확정했다. 이로써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을 포함한 지역 단체장 선거 구도가 모두 완성됐다. 대전시장..

중동전쟁 여파 나프타 68% 급등… 생산자물가 7개월 연속 상승
중동전쟁 여파 나프타 68% 급등… 생산자물가 7개월 연속 상승

중동전쟁 여파로 나프타 가격이 68% 급등하는 등 생산자물가가 7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향후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3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5.24(2020=100)로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2025년 9월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가 이처럼 장기간 상승한 것은 환율과 유가가 급등했던 2022년 1~7월 이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에너지 절약 동참해주세요’ ‘에너지 절약 동참해주세요’

  • 자연 속 힐링 요가 자연 속 힐링 요가

  • 실전 같은 소방훈련 실전 같은 소방훈련

  • 도심 속 눈길 사로잡는 영산홍 도심 속 눈길 사로잡는 영산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