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건강한 시민 의식으로 감염병을 극복하자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 건강한 시민 의식으로 감염병을 극복하자

이승훈 을지대학교의료원장

  • 승인 2020-02-27 08:59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이승훈 의료원장
이승훈 의료원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온 나라가 깊은 걱정과 시름에 빠져들고 있다. 대학은 학위수여식을 취소하고 개학을 연기했으며, 각급 기관의 행사들이 속속 취소되고 생산 활동과 소비 역시 침체되는 등 총체적 난국이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바이러스는 인류와 공존하는 생명체다. 전에도 현재도 앞으로도 우리 인류와 함께할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진화하듯 바이러스도 계속 변화한다. 명심해야 할 것은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와 같은 변종 바이러스는 4∼5년 간격으로 계속 발생하고 있다. 강력한 태풍이 몇 년 주기로 우리나라를 덮치는 것과 비슷하다. 어떤 태풍은 큰비를 몰고 오고, 어떤 때는 강한 바람을 몰고 온다. 우리는 그때마다 상황에 맞게 대비책을 마련한다. 태풍이 예고되면 재난 방송에 귀를 기울이며 집 안팎을 살피고, 배수구를 청소하며, 간판이나 지붕을 단단히 고정하고, 산사태에 주의한다.

그리고 가능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는 것이다. 그런데 태풍 경보 중에도 계곡에서 야영하거나 밭에 나갔다가 사고를 당하는 사람도 있다. 안전 불감증에서 오는 이러한 사고들은 안타깝게도 모두 피할 수 있는 것들이다.



결국 따지고 보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도 자연재해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태풍은 독감이고 강력한 태풍이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같은 것이다. 어떤 바이러스는 전파력은 높으나 치사율은 낮을 수 있고, 어떤 종류는 전파력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중증도가 높은 경우가 있다. 그러면 우리가 이러한 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바이러스라는 태풍에 대비하는 것은 전문적이고 복잡한 예방의학이 아니다. 간단한 공중 보건 생활 지침을 지키는 것이다. 또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음주와 흡연을 삼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의심될 때는 외출을 삼가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아야 한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요인을 살펴보면, 증가한 해외여행과 사람의 교류가 한몫했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할 때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근본 원인은 무엇보다도 우리의 생활습관과 사회문화적 의식구조, 그리고 보건에 대한 시민의식이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리는 자녀가 독감에 걸려도 학교를 보낸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감기몸살이어도 결근할 수 없는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다. 가족 간에도 마찬가지여서 아이가 학교에서 독감에 걸려오면 모든 식구가 돌아가면서 독감으로 고생한다. 필자 자신도 감기 기운이 있는데도 저녁 늦도록 친구 동료들과 시간을 보낸 적이 적지 않다. 누가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우리 모두 스스로 반성하고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다행히 이번 코로나19는 전염력이 강한지만 중증도나 치사율은 높지 않다고 한다. 따라서 미리미리 조기에 진단하고 격리하고 치료하면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제부터는 스스로가 가벼운 감염이나, 위험 요인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확인될 때까지 외출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공공시설의 이용을 삼가는 시민 의식을 가져야 한다. 특히 해외여행을 할 때는 더욱더 신중해야 한다. 한 사람의 그릇된 행동이 수만 명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하루 빨리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학적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정부의 지시를 따르고 협조해야 하며, 남을 배려하고 스스로 사려 깊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모든 국민이 평생 올바른 생활 수칙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각급 학교에서는 지속적인 교육을 해야 하고, 정부는 평상시에도 국민에게 자가격리와 같은 상황에서 행동해야 할 지침을 알리고 건강한 시민의식을 키우는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이승훈 을지대학교의료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A대기업서 질소가스 누출로 3명 부상
  2. 천안김안과 천안역본점, 운동선수 등을 위한 '새빛' 선사
  3. 성추행 유죄받은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 촉구에 의회 "판단 후 결정"
  4.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5. "시설 아동에 안전하고 쾌적한 체육시설 제공"
  1. 김민숙, 뇌병변장애인 맞춤 지원정책 모색… "정책 실현 적극 뒷받침"
  2. 회덕농협-NH누리봉사단, 포도농가 일손 돕기 나서
  3. ‘몸짱을 위해’
  4. 내년 최저임금 1만320원 지역 노사 엇갈린 반응… 노동계 "실망·우려" vs 경영계 "절충·수용"
  5. 대전상의-대전조달청, 공공조달제도 설명회 성료

헤드라인 뉴스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추진하면서 국론분열을 자초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권 초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 등 매크로 경제 불확실성 속 민생과 경제 회생을 위해 국민 통합이 중차대한 시기임에도 되려 갈등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론화 절차 없이 해수부 탈(脫) 세종만 서두를 뿐 특별법 또는 개헌 등 행정수도 완성 구체적 로드맵 발표는 없어 충청 지역민의 박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10일 이전 청사로 부산시 동구 소재 IM빌딩과 협성타워 두 곳을 임차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두 건물 모두..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2012년 세종시 출범 전·후 '행정구역은 세종시, 소유권은 충남도'에 있는 애매한 상황을 해결하지 못해 7월 폐원한 금강수목원. 그동안 중앙정부와 세종시, 충남도 모두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사실상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한 탓이다. 국·시비 매칭 방식으로 중부권 최대 산림자원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었으나 그 기회를 모두 놓쳤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인접한 입지의 금남면인 만큼, 금강수목원 주변을 신도시로 편입해 '행복도시 특별회계'로 새로운 미래를 열자는 제안이 나왔다. 무소속 김종민 국회의원(산자중기위, 세종 갑)은 7..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전국 부동산신탁사 부실 문제가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토지신탁 계약 체결을 조건으로 뒷돈을 받은 부동산신탁회사 법인의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형사4부는 모 부동산신탁 대전지점 차장 A(38)씨와 대전지점장 B(44)씨 그리고 대전지점 과장 C(34)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시행사 대표 D(60)씨를 특경법위반(증재등)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 부동산 신탁사 대전지점 차장으로 지내던 2020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시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몸짱을 위해’ ‘몸짱을 위해’

  •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 ‘시원하게 장 보세요’ ‘시원하게 장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