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봄은 왔지만 봄은 아직 아닌 걸까?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 봄은 왔지만 봄은 아직 아닌 걸까?

이영우 배재대 교수·대전국제아트쇼 조직위원장

  • 승인 2020-03-26 11:45
  • 신문게재 2020-03-27 23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2020022001001785300079901
이영우 교수.
봄은 왔지만 봄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이즈음엔 봄꽃 축제를 얘기하고 다들 봄 맞을 준비로 분주할 때인데 이런 말도 사치스러운 지구촌 현상에 마음이 아프다 못해 힘들다.



아픔은 흘려보내야 하는데 좀처럼 흘러가려고 하지 않는 코로나로 오히려 지금은 나름대로 들 회복제를 스스로 처방해가는 사람들이 많아져 가고 적응해 간다.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깝게" 란 슬로건이 익숙해진 요즘이다.



처음엔 조금 이러다 말겠지 시작한 코로나19는 시시각각 우리의 일상을 침투하고 있다. 살면서 생각지도 않은 일을 겪고 산다지만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없는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끔찍한 일이다.

하루빨리 잠잠해 져야 할 텐데 일선에서 느끼는 걱정이 두려움을 넘어 불안한 사회 분위기까지 가지 않도록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모두 동참하고 힘을 내야겠다.

그림을 하는 나는 지난 3월 초에 예정된 독일 전시가 예정돼 있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의 확진자가 많아질 때였기에 독일행을 불허하는 나를 독일에선 이해하지 못했었다. 결국 예매했던 비행기 표를 위약금 물고 손해를 보면서 취소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아주 잘한 일이 됐다.

일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공인으로서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으면 안 된다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독일전시의 아쉬움보다 지금은 오히려 친분을 이어온 독일화우(畵友)가 걱정된다.

시시각각 변하는 유럽의 상황들을 보면서 우리네 삶이 지구촌으로 살아왔음을 느낀다. 그로 인해 매일 밤 생각의 여행을 하고 잠을 뒤척이는 날이 많아졌다.

자의든 타의든 분주했던 일상도 고요를 찾았고 계획했던 일들이 뒤로 미뤄지면서 생긴 시간에 그림을 그려야겠다 싶어 작업실에서 나를 본다.

매일 산다는 것은 매일 떠나는 여행과 같은 거 고독한 자유가 나를 다시금 채워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하고 싶다.

겨울에는 눈보다 비가 슬프고 봄에 내리는 봄비는 꽃비로서 희망을 우리에게 준다고 한다.

눈이 부실만큼 아름답고 푸르를 대지의 4월이 오면, 모든 사람에게 다 아름다운 것은 결코 존재하지 않겠지만, 코로나19로 우울해 있는 우리는 적어도 자가 치유가 필요하고 개인마다 회복제를 처방해 줄 수 있는 4월을 살아가자.

향이 진해서 천리까지 간다는 "천리향" 꽃나무를 샀다. 향기를 느끼면서 어느새 나에겐 회복제가 된 것이다.

큰 기쁨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작은 기쁨이 주는 행복이 위안이 되어준다는 걸 알게 되었기에 이런 마음으로 코로나 극복에 힘을 실어주련다.

새로운 일은 새로운 도전이다.

대전 국제 아트쇼가 무역센터 공사로 작년에는 개최되지 못했다. 미술인으로서 아쉬움이 많았는데 오는 9월 3일부터 5일간 유성 골든 하이에서 오픈과 함께 대전 국제 아 쇼가 7번째로 치러질 예정이다.

무역센터가 완공되기 전까지는 대전 국제 아트쇼 조직위원장으로서 현 라영태 대전미술협회장과 함께 준비하려고 한다.

그동안 성공적인 개최로 주목받아왔던 대전 국제 아트쇼가 앞으로도 그 명성을 이어져 갈 수 있도록 준비해 갈 테니 관심과 참여로 지켜봐 주었으면 좋겠다.

젊음이 세월을 무서워하지 않은 시절보다는 나도 나이가 들었지만 젊은 시절에 보일 수 없었던 노련함과 경험으로 대전 국제 아트쇼의 가치를 이어가는 가교역할을 나는 하고 싶다.

예술이 치유가 되는 현대인에게는 미술이 더 가까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이영우 배재대 교수·대전국제아트쇼 조직위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화성시, 거점도시 도약 ‘2040년 도시기본계획’ 최종 승인
  2. '최대 30만 원 환급' 상생페이백, 아직 신청 안 하셨어요?
  3. 갑천에서 18홀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4. 애터미 '사랑의 김장 나눔'… "3300kg에 정성 듬뿍 담았어요"
  5.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1.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7대 광역시 중 두번째
  2. "르네상스 완성도 높인다"… 대전 동구, '주요업무계획 보고회'
  3. 30일 불꽃쇼 엑스포로 차량 전면통제
  4. 코레일, 겨울철 한파.폭설 대비 안전대책 본격 가동
  5. 대전권 14개 대학 '늘봄학교' 강사 육성 지원한다

헤드라인 뉴스


“철도 폐선은 곧 지역소멸”… 일본 와카사철도, 대전서 희망찾기

“철도 폐선은 곧 지역소멸”… 일본 와카사철도, 대전서 희망찾기

일본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돗토리(鳥取)현의 철도회사 전무가 폐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전을 찾아왔다. 인구가 감소 중으로 철도마저 폐지되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윤희일 전 경향신문 도쿄특파원을 '관광대사'로 임명하고, 돗토리현 주민들에게 철도는 무척 소중하다며 지역 교류를 희망했다. 24일 오후 5시 30분 대전시 중구 베니키아호텔 대림 회의실에서는 야베 마사히코(矢部雅彦) 와카사철도 전무가 참석한 가운데 관광대사 위촉식이 개최됐다. 윤희일 전 경향신문 기자는 한국의 대표적인 철도마니아이면서, 일본 특..

국내기업 10곳 중 7곳 이상 "처벌·제재로는 중대재해 못줄여"
국내기업 10곳 중 7곳 이상 "처벌·제재로는 중대재해 못줄여"

국내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정부의 노동 안전대책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처벌과 제재 중심의 정책으로는 중대재해 예방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내 기업 262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 정부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대한 기업 인식도 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발표된 노동안전 종합대책과 관련해 기업들의 인식과 애로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 중 73%(222곳)가 정부 대책이 '중대재해 예방에..

충청권 국회의원 전원, ‘2027 충청U대회 성공법’ 공동 발의
충청권 국회의원 전원, ‘2027 충청U대회 성공법’ 공동 발의

충청권 여야 국회의원 27명 전원이 ‘2027 충청 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국민의힘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은 25일 국제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대회 운영에 필요한 기부금품을 직접 접수·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으로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에서는 조직위원회가 기부금품을 접수할 때 절차가 복잡해 국민의 자발적인 기부 참여가 제한되고, 국제경기대회 재정 운영에 있어 유연성이 낮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 대전시청에 뜬 무인파괴방수차와 험지펌프차 대전시청에 뜬 무인파괴방수차와 험지펌프차

  • 주렁주렁 ‘감 따기’ 주렁주렁 ‘감 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