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사회] 저주받은 영화 '킹덤' 대전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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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사회] 저주받은 영화 '킹덤' 대전 엄습

  • 승인 1998-04-04 00:00
유령들의 시간, 자정에 시작해 새벽닭이 울고서야 관객들을 놓아준 공포 영화, TV시리즈로 제작됐고 13부작 중 4부에 불과한 미완성 필름 임에도, 서울과 부산에서 연일 매진행진을 기록한 마법의 영화, 「킹덤」이 대전에 왔다.

대전에 오게 된 경위도 마법같다. 영화팬들이 영화사에 전화를 걸어 대전 상영을 부탁해서 이뤄졌기 때문. 「킹덤」대전 유치에 앞장선 시네마떼끄 컬트 황규석 대표(30)는 『좋은 영화가 대전을 비켜가는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킹덤」은 제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최고 화제작이었다. 영화제동안 심야 1회 상영하기로 했다가 관객들이 몰려들어 3차례 매진 상영했다. 국내 외화 사상 가장 긴 상영시간 4시간39분. 대중용 영화라기 보다는 컬트 스릴러라고 부를 만한 이 필름이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을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최고의 의료진이 모여 만든 병원 「킹덤」에 언제부턴가 작은 진동이 일어난다. 심령술사인 드루세 할머니. 그녀는 병원에서 일어났던 과거를 밝혀낸다. 최신 의학과 심령술, 끔찍한 과거와 기괴한 현재, 파편같은 환상과 불가해한 현실이 혼란스럽게 뒤섞인다. 흥미로운 점은 사건을 풀어 가는 방법. 서양 오컬트 영화가 주로 성서에 의존하는 것과는 달리 「킹덤」은 주술적, 흑마술에 가깝다. 손꼽하는 스타일리스트인 라스 폰 트리에는 화려한 형식미를 자랑한다. 불안정한 사각(斜角)으로 찍은 좁고 긴 병원 복도, 화자(話者)와 청자(聽者)를 구분하지 않고 휘둘러 대는 들고 찍기(핸드헬드)의 불안한 시선, 노란색 톤으로 통일한 색조는 공포를 증폭시킨다. 근경과 원경을 분리해 서로 다른 두 화면을 동시에 표현하는 기법, 투명한 유령이 붉은 피를 흘리는 장면에서 「유로파」나 「브레이킹 더 웨이브」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1~2부가 조금 지루하지만, 휴식시간을 거쳐 3~4부로 넘어가면 충격적 이야기와 자극적 장면묘사가 속을 받아 화면에서 눈을 뗄수가 없다.



3일부터 10일까지는 아카데미 2관, 11일부터 17일까지는 동보극장에서 상영한다. 3일과 4일, 10일과 11일, 17일엔 오후 10시에 심야상영을 갖는다. 요금은 6천원. 상영기간에 헌혈을 한 증서를 가져오면 무료.

<安舜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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