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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SBS TV '그것이 알고싶다' 캡쳐 |
폐쇄된 섬 유부도에서 인간의 조건은 말살됐다.
유부도는 충청도 남단에 위치한 작은 섬이었다. 누군가는 평화로운 섬이라 말하겠지만, 1986년 그곳에서는 인간성이 상실된 잔인한 일들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었다.
가로등 불빛하나 없이 파도만이 고요한 밤바다를 가득 채우고 있는 바닷가에서 네 개의 검은 그림자가 바삐 움직였다. 부지런히 삽질을 한 그들은 작은 구덩이를 만들었고, 그 구덩이에 싸늘한 시체 한 구를 묻었다. 그 시체는 정신질환자 수용시설인 ‘장항 수심원’의 한 여자 원생이었고, 그들을 묻고 있던 사람들은 같은 동료 원생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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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SBS TV '그것이 알고싶다' 캡쳐 |
그들 가운데 한 남자가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을 찾아 무거운 입을 뗐다.
한 때 5.18 광주항쟁의 한복판에서 맞섰다는 그는 1985년 어느 날 군산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붙잡혀 유부도 땅을 처음으로 밟았고, 그곳에서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야수로 살아야 했던 일을 털어놓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1992년부터 1997년까지 장항 수심원의 인권유린을 고발하기도 했었다. 당시 그 곳은 칸막이 없는 화장실에 10년 동안 빨지않은 이불을 덮고 고열에 시달리며 최소한의 인권조차 박탈당하고 있었다.
방송 이 후 시설은 폐쇄됐고 참혹하게 살던 그들은 섬을 떠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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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SBS TV '그것이 알고싶다' 캡쳐 |
그러나 몸은 떠날 수 있었지만, 그들의 마음은 여전히 장항 수심원 깊숙이 갇혀 있었다. 그곳을 나온 원생들은 수심원에서 겪었던 기억의 고통 속에서 살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수심원 보다 조금 나은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대부분은 생사조차 확인할 길이 없었다.
한 시설에서 만난 백발의 노인이 된 원생은 말한다.
“나는 이렇게 주저앉고 싶지 않거든요.”
자유의 몸이 됐어도 그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한편, 그것이 알고 싶다 ‘다시, 인간의 조건을 묻다 - 장항 수심원의 슬픈 비밀’은 오늘 (18일) 밤 SBS TV서 11시 10분에 방영된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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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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