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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 선수 출신도 아닌 사업가지만 9년간 역도와 질긴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김석규(50) 대전역도협회 회장.
김 회장이 역도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 것은 고등학교 선배의 권유 때문이었다. 김 회장은 “처음 저를 본 사람들은 덩치만 보고 역도 선수 출신 아니냐는 말을 많이 한다(웃음)”면서 “선수를 한 적은 없고, 하던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돼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선배의 제안에 흔쾌히 응한 게 인연이 됐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2008년 4월 1일 취임해 지금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주변에 주목을 많이 받지 못했지만, 묵묵히 선수들을 후원하며 대전역도 발전에 힘썼다.
김 회장이 회장직을 맡은 2008년은 역도가 새롭게 주목을 받았다. 그해 7월에 베이징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장미란과 사재혁 선수가 역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역도의 전성기를 열었다.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치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김 회장은 계속해서 역도에 관심을 뒀다. 역도인들의 순수함에 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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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장미란 선수를 비롯해 메달을 딴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한 김석규 대전역도협회 회장. |
김 회장은 “2008년 장미란 선수가 금메달을 땄을 때는 나를 만나는 사람마다 역도 이야기를 했다. 마음이 뿌듯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나자 금방 시들었다. 비인기 종목에 대한 설움을 느꼈다”면서 “역도는 '스스로를 다스리는 경기'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지는지를 알 수 있는 경기다. 그 매력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선수가 자라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정이 많이 들었다. 선수나 지도자들 모두 순수하다. 한 때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그들의 순수한 마음이 나를 사로잡았다”고 밝혔다.
역도는 플랫폼에서 규정된 동작으로 누가 더 무거운 바벨을 들어 올리는지 겨루는 종목이다. 종목 특성상 자생력을 갖거나 인기를 얻기가 어렵다. 하지만, 역도는 올림픽에서 가장 오래된 종목 중 하나다. 또한, 육상, 수영 등과 함께 기초 체력 종목 중 하나로 지속 육성돼야 하는 중요 종목이다. 김 회장은 “역도는 무거운 바벨을 드는 힘만 쓰는 운동이라고만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전신 운동이다. 민첩성을 비롯해 운동의 기본을 익히는데 역도가 최고”라며 “어깨강화운동, 복근강화운동 등 다양한 훈련으로 근력을 키워 균형 잡힌 몸을 만들 수 있다. 일반인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자부했다.
김 회장은 엘리트 체육에 치중된 역도를 생활체육과 함께 하는 통합체육의 새로운 모델로 만들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다. 김 회장은 “대전에 순수 아마추어로 형성된 역도 동아리가 있다. 20여 명이 활동하는데 헬스를 하면서 바벨의 중량을 늘리는데 관심을 둔 사람들로 이뤄졌다”면서 “통합 체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 대회를 만들어 함께 참여하고, 엘리트 체육 지도자들이 원포인트 레슨도 하고,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보겠다”고 말했다.
대전 역도는 최근 몇 년간 침체기를 겪고 있다. 2014년 조폐공사 역도팀 해체가 큰 영향을 끼쳤다. 역도 선수들에게 꿈에 직장이었던 조폐공사 역도팀의 해체는 지역 역도 꿈나무들에게 큰 실망감을 줬다.
김 회장은 “최근 대전 역도가 전국체전과 소년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내년에는 조금 다를 수 있도록 열심히 지원하겠다”면서 “중·고교 팀을 이을 수 있는 대학이나 실업팀이 꼭 필요하다. 지원에서도 한두 해 성적을 갖고 평가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육성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틀을 갖췄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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