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2. 존재의 이유

  • 문화
  • 가요는 삶의 축

[가요는 삶의 축] 12. 존재의 이유

영화 ‘판도라’가 던지는 메시지

  • 승인 2016-12-28 00:01
  • 홍경석홍경석
▲ 영화 '판도라' 중 한 장면.
▲ 영화 '판도라' 중 한 장면.


“언젠가는 너와 함께 하겠지 지금은 헤어져 있어도 ~ 니가 보고 싶어도 참고 있을 뿐이지 언젠간 다시 만날 테니까 ~ 그리 오래 헤어지진 않아 너에게 나는 돌아갈 꺼야 ~ 모든 걸 포기하고 네게 가고 싶지만 조금만 참고 기다려줘~”

작사와 작곡에 이어 편곡과 노래까지 1인 4역을 모두 감당한 가수 김종환의 노래 <존재의 이유>이다. 최근 영화 ‘판도라’를 관람했다. 판도라(Pandora)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초의 여성이다.

제우스가 프로메테우스로부터 불을 얻은 인간을 벌하기 위해 헤파이스토스를 시켜 진흙을 빚어서 만들게 하였다. 한데 인간으로 태어난 판도라가 온갖 불행을 가두어 둔 상자를 호기심에 못 이겨 여는 바람에 인류의 모든 불행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상자 안에는 희망도 함께 들어 있어 인간이 온갖 불행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하였다고 전해진다. 영화 ‘판도라’는 사상 초유의 원전 사태를 예견해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을 가정한 블록버스터 재난영화다.

아버지와 형의 목숨까지 앗아간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는 재혁(김남길)은 홀어머니(김영애)와 형수(문정희), 그리고 형의 분신인 조카와 살고 있다. 2년 정도 집을 떠나서 원양어선을 타고 돈을 벌어올 궁리에 빠져 있는 재혁이지만 어머니와 여친은 극구 반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진도 6.1의 강진이 덮치면서 지어진 지 40년이 된 한별원자로에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친다. 더 이상의 설명은 자칫 스포일러(spoiler)의 ‘훼방꾼’이 될 듯 싶어 생략한다.

▲ 가수 김종환
▲ 가수 김종환

다만 전대미문의 가공할 비극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대통령, 그리고 내각과 정부는 속수무책이란 점에서 마치 작금의 안개와도 같은 정국(政局)을 보는 듯 했다. 또한 서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공직자들의 전형적 복지부동이 무시로 등장하는가 하면, 국민을 볼모로 하고 있음에도 애써 모른 척 하는 장면에선 흡사 세월호의 참사가 새삼 클로즈업되기까지 했다.

다만 이 영화의 말미에선 관객들 대부분이 눈물을 참지 못한다. 이는 모정(母情)의 새로움이 그만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때문이다. 가요 <존재의 이유>에선 ‘지금은 헤어져 있어도’ 그러나 ‘언젠가는 너와 함께 하겠지’라는 가사가 압권이다.

또한 ‘니가 보고 싶어도 참고 있을 뿐이지’라고 하는데, 왜냐면 ‘언젠간 다시 만날 테니까’의 후일 기약이 있는 까닭이다. 즉 이는 주인공의 독백처럼 이담에 죽으면 다들 저승에서 만날 거라는 믿음이 그 근저(根柢)다.

남편과 첫째아들도 부족하여 원자력 발전소에서 다시금 하나 남은 아들마저 잃은 어머니의 심정은 과연 그 얼마나 찢어지는 단장(斷腸)의 아픔일까! 이 영화는 ‘두 얼굴의 에너지’인 원자력과 함께 만약에 그 시설이 파괴되는 상황을 가정한, 그러나 실제 발생할 수도 있는 재난이란 점에서 극장을 나오는 내내 마음이 천근처럼 무거워진다.

더불어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과 같은 참극은 ‘엎지른 물은 돌이켜 담을 수 없다’는 의미의 복수불반(覆水不返)이란 경고까지를 메시지로 전하고 있다. 지금 나의 존재의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내 가족의 존재의 이유는 또한 무엇일까? 연말을 맞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가족의 의미와 존재의 이유를 새삼 고찰하게 해주는 영화였다.

앗~! 그러고 보니 오늘이 바로 아내의 생일이다. 아내가 있었기에 나의 존재 또한 별 훼손 없이 아내와 공평하게 양립(兩立)할 수 있었다. “여보, 고마워요! 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헌오의 시조 풍경-32] 시의 몰골
  2. 고속도로 통행료 20번 넘게 안 낸 차량 37만대…4년 새 두 배
  3.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4. 이서영 충남경찰청장, 귀성길 교통안전 집중 점검
  5. 신문 지면으로 본 60년 전 대전의 한가위 풍경! "급증한 귀성객, 물가 걱정 속에서도 타오른 영화와 온정의 물결"
  1. 몸짓으로 채우는 원도심…대전ART마임페스티벌 10월 16일 개막
  2. 천안시 성거읍 주민자치회, '천흥사지 역사·문화유산 사진전' 개최
  3. 빈집털이 예방부터 절도범 검거까지…대전경찰, 추석 연휴 맞춤형 순찰·신속 대응
  4.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추석 맞이 민생활동… "이웃에게 따듯한 온기를"
  5. "계좌에 '급여' 정보 표시 안할 땐 금리 감면 혜택 못 받는다"

헤드라인 뉴스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에 일제강점기 금을 수탈한 광산의 존재가 근래에서야 알려진 가운데 동굴 입구로 추정되는 장소가 또다시 발견됐다. 또 갑천습지 산책로가 유실된 지점에서 돌을 차곡차곡 쌓아 하단 기초를 다진 흔적이 드러나면서 이곳에 산책로가 일제의 금 광산에서 채석한 돌을 운반하는 목적으로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974년까지 관찰되는 광산 입구 26일 중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 그리고 월평공원이 있는 서구 월평동에서 광산으로 개발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동굴 입구 추정지가 새롭게 발견됐다. 갑천을..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내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대전지역 형사사법 체계에도 큰 변화가 시작된다. 가장 큰 변화는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검토한 뒤 필요한 부분을 직접 추가 수사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검찰청 역시 폐지되고 대전지검과 대전고검은 각각 대전지방공소청과 대전고등공소청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대전경찰의 수사 부담과 책임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일반 형사사건의 1차 수사를 맡은 경찰 단계에서 사..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중학교 정보 수업 시수가 두 배로 늘어 2027년이면 전 학년에 적용되지만, 국·공립 중학교 세 곳 중 한 곳에는 정보교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전을 비롯해 강원, 전남, 전북 등의 지역에서는 정보교사 배치율이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시을, 국회 교육위원회)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1일 기준 전국 국·공립 중학교 2657곳 가운데 정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1706곳(64.2%)에 그쳤다. 나머지 951곳(35.8%)은 정보교사 없이 정보 수업을 운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