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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판도라' 중 한 장면. |
“언젠가는 너와 함께 하겠지 지금은 헤어져 있어도 ~ 니가 보고 싶어도 참고 있을 뿐이지 언젠간 다시 만날 테니까 ~ 그리 오래 헤어지진 않아 너에게 나는 돌아갈 꺼야 ~ 모든 걸 포기하고 네게 가고 싶지만 조금만 참고 기다려줘~”
작사와 작곡에 이어 편곡과 노래까지 1인 4역을 모두 감당한 가수 김종환의 노래 <존재의 이유>이다. 최근 영화 ‘판도라’를 관람했다. 판도라(Pandora)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초의 여성이다.
제우스가 프로메테우스로부터 불을 얻은 인간을 벌하기 위해 헤파이스토스를 시켜 진흙을 빚어서 만들게 하였다. 한데 인간으로 태어난 판도라가 온갖 불행을 가두어 둔 상자를 호기심에 못 이겨 여는 바람에 인류의 모든 불행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상자 안에는 희망도 함께 들어 있어 인간이 온갖 불행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하였다고 전해진다. 영화 ‘판도라’는 사상 초유의 원전 사태를 예견해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을 가정한 블록버스터 재난영화다.
아버지와 형의 목숨까지 앗아간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는 재혁(김남길)은 홀어머니(김영애)와 형수(문정희), 그리고 형의 분신인 조카와 살고 있다. 2년 정도 집을 떠나서 원양어선을 타고 돈을 벌어올 궁리에 빠져 있는 재혁이지만 어머니와 여친은 극구 반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진도 6.1의 강진이 덮치면서 지어진 지 40년이 된 한별원자로에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친다. 더 이상의 설명은 자칫 스포일러(spoiler)의 ‘훼방꾼’이 될 듯 싶어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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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김종환 |
다만 전대미문의 가공할 비극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대통령, 그리고 내각과 정부는 속수무책이란 점에서 마치 작금의 안개와도 같은 정국(政局)을 보는 듯 했다. 또한 서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공직자들의 전형적 복지부동이 무시로 등장하는가 하면, 국민을 볼모로 하고 있음에도 애써 모른 척 하는 장면에선 흡사 세월호의 참사가 새삼 클로즈업되기까지 했다.
다만 이 영화의 말미에선 관객들 대부분이 눈물을 참지 못한다. 이는 모정(母情)의 새로움이 그만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때문이다. 가요 <존재의 이유>에선 ‘지금은 헤어져 있어도’ 그러나 ‘언젠가는 너와 함께 하겠지’라는 가사가 압권이다.
또한 ‘니가 보고 싶어도 참고 있을 뿐이지’라고 하는데, 왜냐면 ‘언젠간 다시 만날 테니까’의 후일 기약이 있는 까닭이다. 즉 이는 주인공의 독백처럼 이담에 죽으면 다들 저승에서 만날 거라는 믿음이 그 근저(根柢)다.
남편과 첫째아들도 부족하여 원자력 발전소에서 다시금 하나 남은 아들마저 잃은 어머니의 심정은 과연 그 얼마나 찢어지는 단장(斷腸)의 아픔일까! 이 영화는 ‘두 얼굴의 에너지’인 원자력과 함께 만약에 그 시설이 파괴되는 상황을 가정한, 그러나 실제 발생할 수도 있는 재난이란 점에서 극장을 나오는 내내 마음이 천근처럼 무거워진다.
더불어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과 같은 참극은 ‘엎지른 물은 돌이켜 담을 수 없다’는 의미의 복수불반(覆水不返)이란 경고까지를 메시지로 전하고 있다. 지금 나의 존재의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내 가족의 존재의 이유는 또한 무엇일까? 연말을 맞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가족의 의미와 존재의 이유를 새삼 고찰하게 해주는 영화였다.
앗~! 그러고 보니 오늘이 바로 아내의 생일이다. 아내가 있었기에 나의 존재 또한 별 훼손 없이 아내와 공평하게 양립(兩立)할 수 있었다. “여보, 고마워요! 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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