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35.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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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35. 꽃

만발(滿發)의 조건

  • 승인 2017-01-25 00:03
  • 홍경석홍경석


“날 찾아오신 내 님 어서 오세요~ 당신을 기다렸어요 라이라이야~ 어서 오세요 당신의 꽃이 될래요~ 어디서 무엇하다 이제 왔나요~ 당신을 기다렸어요 라이라이야~ 어서 오세요 당신의 꽃이 될래요~”

장윤정이 부른 ‘꽃’이다.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꽃이 피는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 ‘꽃’이다. 또한 인기가 많거나 아름다운 여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며 아름답고 화려하게 번영하는 일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컨대 “지금은 이렇게 쭈글쭈글 늙어빠졌지만 소싯적엔 나도 꽃다운 청춘 시절이 있었다구!”라는 허무한 자랑이 이에 속한다. 도래하는 봄이 좋은 건 고운 꽃들이 지천으로 피기 때문이다. 전국의 산하(山河)에 동시다발로 형형색색 만화방창(萬化方暢)으로 피는 봄꽃들은 종류도 많다.

개나리와 산철쭉, 민들레와 복수초에 이어 목련과 달래도 뒤질세라 명함을 내민다. 유채와 영산홍, 모란과 팬지 등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자태를 뽐낸다. 이러한 봄꽃들 중 단연 사랑스럽고 ‘배울만한’ 꽃으론 민들레를 꼽는다.

생명력과 번식력이 아주 강한 민들레는 빽빽한 보도 블럭의 틈 사이로도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드러낸다.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민들레뿌리차를 마시는 사람이 점증하고 있다지만 여태 마셔보진 못 했다.

다만 국화차와 연꽃잎차는 상복하고 있다. 이 차들을 마실 때마다 느끼지만 꽃들은 그윽한 향기마저 고스란히 우리에게 건네주는 참으로 소중한 존재들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나에겐 소중한 꽃이 셋이나 있다.

먼저 사랑하는 아내다. 열애를 할 당시 그녀가 우리 동네에 나타났다 하면 온 동네가 시끌벅적했었다. 비록 김태희와 비(정지훈)의 결혼 발표와 같은 차원은 아니었으되 참 고왔던 아내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의 하이라이트였다.

이어 아들과 딸이 나로선 또 다른 예쁜 꽃이다. 작년 봄에 딸이 결혼하면서 이른바 ‘품절녀’가 되었다. 그럼에도 딸은 여전히 꽃보다 곱다. 여동생에게 선수(先手)를 뺏긴(?) 아들은 올해 안으로 며느릿감을 데리고 온다고 했다.

오늘 오후에 퇴근하는데 한 아주머니가 두 아이의 손을 잡고 앞에 가고 있었다. 뒤뚱거리며 겨우 보폭을 맞추는 두어 살 먹은 아이가 어찌나 귀엽던지 한참을 눈이 빠지게 바라봤다.

‘나도 어서 저런 손자와 손녀를 봐야 할 터인데!’ 이러한 나의 여북한 심경은 그러나 아들이 데려올, 심성까지 비단결 같은 처자(處子)라고 한다면 물감이 풀어지듯 그렇게 단박 풀어질 것이리라.

아울러 장윤정의 노래처럼 내 마음은 ‘어디서 무엇 하다 이제 왔나요? 그대를 손꼽아 기다렸어요!’의 반가움으로 가득 만발(滿發)할 것이 틀림없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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