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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자네는 좋은 친구야 ~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우리 두 사람 전생에 인연일 거야 ~” 진시몬의 히트곡 <보약 같은 친구>의 가사이다. 보약(補藥)은 몸의 전체적 기능을 조절하고 저항 능력을 키워 주며 기력을 보충해 주는 약이다.
따라서 보약을 적절히 먹으면 요즘처럼 추울 적에도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 딸이 고교생일 적엔 철마다 보약을 챙겨서 먹였다. 단골로 가던 한의원의 원장님께선 딸이 고 3 수험생이 되자 총명탕을 먹이는 게 좋다고 하셨다.
총명탕은 기억력 향상과 학습능력 증진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기에 주저 없이 OK했다. 그 덕분이었을까? 딸은 자신이 원했던 소위 명문대를 갔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우리네 인생사에 있어서도 출구가 안 보이는 어두운 터널인 양 잘 안 풀리는 난제(難題)의 문제가 총명탕 한 그릇으로 뚝딱 해결된다면 오죽이나 좋을까!
설을 앞두고 아산에 사시는 숙부님을 찾아뵈었다. 설날에도 근무인지라 하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준비한 선물을 드린 후 점심식사를 하면서 술도 따라드렸다.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안토니우스를 만나러 가는 클레오파트라의 모습을 “그녀가 내뿜는 향수 냄새로 바람마저도 상사병에 걸릴 지경이었다”고 했다.
나 또한 그런 심정이 되어 기왕지사 온양온천에 온 김에 ‘보약 같은 친구’에 다름 아닌 B형을 만나고 싶었다. "형, 안 바쁘시면 술 한 잔 할까요?" “어디냐?” “온양관광호텔 앞입니다.” B형은 미사일보다 빨리 오셨다.
B형은 40여 년 전 온양온천의 모 호텔에서 내가 지배인으로 근무할 당시 인연을 맺은 분이다. 당시 사귀었던 이들의 대부분이 소원해지고 연락처마저 안개에 쌓였지만 그 형만큼은 만날 카톡까지 주고받을 정도로 여전히 친밀하다.
당시 호텔의 사장님은 숙부님이셨기에 B형을 모르실 리 없었다. “너희들 둘의 우정은 40년이 넘도록 불변하다니 실로 가상하구나! 그런 의미에서 내가 낼 테니 우리 2차로 한 잔 더 하자꾸나.”
숙부님께선 중간에 일어나셨지만 B형과 나는 이동한 천안아산역에서 KTX를 기다리는 시간까지를 ‘아끼고자’ 3차의 술잔까지 기울였다. 그 자리에서 마치 저잣거리에 마실 나온 아낙들인 양 흉금을 터놓고 미주알고주알 수다까지 마구 떨었음은 물론이다.
“동생도 건강을 생각해서 술 좀 줄여.” “술이라도 마셔야 이 위선적이고 풍진風塵) 세상을 그나마 살 수 있죠.” 저만치서 부산행 KTX가 성큼성큼 들어서고 있었다. 배고픔이나 추위보다 더 고약한 것은 외로움이다.
만취하면 종착역인 부산역까지 가서야 겨우 깨는 ‘상습범’이자 못난 주정뱅이 동생을 배려하여 수시로 전화까지 하시며 “절대로 졸지 말고 대전역에서 잘 내려!”를 독촉하신 B형이 새삼 감사했다.
진정한 친구는 그 어떤 보물과 돈보다 소중한 법이다.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우정의 깊이가 여전한 B형은 내게 있어 진정 ‘보약 같은 친구’이다. B형~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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