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42. 지금도 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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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42. 지금도 가고 싶어

편견의 프레임

  • 승인 2017-02-06 00:03
  • 홍경석홍경석


“지평선 멀리멀리 흐르는 강물 따라 세월이 흘러가도 한없이 가고 싶어 ~ 물방아 돌아가고 양떼가 있는 곳에 내 사랑 순이와 행복하게 살고파서 ~ 가다가 쉬더라도 지금도 가고 싶어 ~”

나훈아의 앨범에 들어있는 <지금도 가고 싶어>라는 가요이다. 이 노래를 듣자면 이제는 강물처럼 흘러가버린, 따라서 도저히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지난 청춘(靑春)이 기억의 정류장에 머문다. 중국의 4대 미녀로 양귀비와 왕소군, 서시와 초선을 꼽는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본 적이 없음에 이는 원래 ‘뻥’을 잘 치기로 유명한 중국인들의 침소봉대(針小棒大) 과장 광고로 보는 시각이다. 이에 반해 젊었던 시절의 아내는 ‘정말 + 진짜로’ 예뻤다. 그때가 지난 1977년도였으니 벌써 40년이란 세월의 강이 흐른 셈이다.

그 사이 우리는 결혼하여 부부의 연을 맺었고 듬직하며 꽃보다 고운 아들과 딸을 슬하에 두었다. 사람은 누구나 황금기(黃金期)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주장의 선상에서 내가 가장 절정에 올라 가장 좋은 시기였던 그 황금기는 바로 40년 전의 소위 쌍칠(77)년도였다.

채 스물도 안 된 나이였지만 멀쑥한 외모는 어딜 가도 빠지지 않았다. 또한 운동(복싱)을 배웠기에 두세 명은 놓고 칠 정도의 실력도 겸비했다. 더욱이 당시의 직장은 휘황찬란한 호텔이었고 책임자였기에 러브콜(Love call)을 외치는 처자들이 줄줄 따랐다.

개인적 편견이지만 좋다고 해서 여자가 남자를 졸졸 따라다니면 남자는 금세 식상한다. 반면 가시가 있는 장미꽃처럼 조금은 도도하고 까칠하기까지 해야 여자로서의 매력이 발산된다고 보는 터다.

이런 나의 어떤 여자 보는 눈의 프레임(frame)에 딱 알맞은 여자가 바로 아내였다. 열애의 늪에 빠진 우린 그 꽃 같은 청춘 시절에 서로를 맘껏 사랑했다. 그녀는 내가 엄마 없는 사람이라고, 또한 가난한 집안의 장손이라고 무시하지도 않았다.

모든 사람의 삶에는 질량보존의 법칙이 존재한다. 그래서 불행이 있으면 반드시 행복도 있는 법이다. 사람과 사랑에까지 굶주렸던, 따라서 바다처럼 그리움의 깊이가 컸던 내 맘을 습자지에 물이 번져오듯 그렇게 순식간에 잠식하고 더불어 사로잡은 그녀가 바로 아내다.

세월은 여류하여 그 빛나던 내 청춘은 역사 속으로 침몰했다. 재테크조차 깜냥이 안 되는지라 여태 가년스럽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모양처의 길을 정진하고 있으니 내 어찌 아내를 사랑하지 않고 배길손가!

아무튼 늙지 않고 젊고 싶다는 건 만인의 바람이다. 하지만 세월은 절대로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그 젊음의 황금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가다가 쉬더라도 문득 그렇게.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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