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45. 잃어버린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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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45. 잃어버린 30년

금동관세음보살좌상 부석사 환송 단상

  • 승인 2017-02-09 00:01
  • 홍경석홍경석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그리웠던 삼십 년 세월 ~ 의지할 곳 없는 이 몸 서러워하며 그 얼마나 울었던가요 ~ 우리 형제 이제라도 다시 만나서 못 다한 정 나누는데 ~ 어머님, 아버님, 그 어디에 계십니까 목 메이게 불러봅니다 ~”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라는 생방송의 후광을 업고 1983년에 설운도는 ‘잃어버린 30년’ 이 노래 한 곡으로 무명의 설움을 씻고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 노래는 최단기간 히트곡으로 기네스북에까지 올랐다고 해서 또 다른 화제가 된 가요이다.

충남 서산시 부석사가 원소유자인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이 일본 쓰시마 섬의 한 사찰에서 도난당해 한국에 반입된 지 5년 만에 제자리로 찾아가게 되었다는 뉴스가 이 글을 쓰는 동기를 제공했다.

국보급 문화재로 평가받는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이 대전지방법원 민사12부의 판결로 말미암아 마침내 ‘고향’인 부석사로 돌아오게 되었다니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14세기 초반인 1330년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왜구의 약탈에 의해 일본으로 불법 반출됐다는 주장이 계속되었다.

그럼에도 일본당국과 이 좌상을 ‘버젓이’ 봉안하고 있었던 일본 나가사키(長崎) 현 쓰시마 섬의 사찰 간논지(觀音寺)에서는 교역을 통해 일본에 들어온 한국 불상이 많다며 억지를 부리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대전법원의 판결을 수긍할 수 없다며 한국정부를 상대로 압력을 펼칠 공산이 농후해 보인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에 국내 문화재계는 환영과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는데 개인적으로 원주인(原住人)이 잃어버린 물건, 그것도 국보급 문화재를 가까스로 찾은 것이거늘 왜 그리 좌고우면하는가 싶다.

다 아는 바와 같이 일본은 우리나라를 침략하면서 무고한 백성들의 목숨만 빼앗아간 게 아니었다. 그들이 파괴하고 약탈한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들은 얼추 4만여 점에 이른다고 하니 말이다.

충남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 소재 부석사(浮石寺)는 조선 초기 무학대사가 중건하였다고 알려진다.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인 수덕사(修德寺)의 말사인 이 사찰에 잃었던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이 제자리를 찾아 세워진다면 관광객들의 발길 역시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의 환수 뉴스를 접하자니 남한에 반환된 것을 보존처리를 거쳐 북한에 인도한 ‘북관대첩비’를 논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숙종 임금 시절인 1709년에 세워진 북관대첩비(北關大捷碑)는 임진왜란 당시 정문부(鄭文孚)를 대장으로 한 함경도 의병의 전승을 기념해 세운 전공비다.

▲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하지만 러.일전쟁(1905) 당시 일본으로 탈취됐다가 불교계를 통해 어렵사리 반환되었다. 북관대첩비엔 함경도의 의병들이 임진왜란 당시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거느린 왜군을 무찌른 것과, 왜란이 일어나자 반란을 일으켜 함경도로 피난한 두 왕자를 왜적에게 넘긴 국경인(鞠敬仁)을 처형한 전말 등이 1500자 비문에 상세히 적혀있다.

그런데 1905년 러·일전쟁 때 함경지방에 진출한 일본군 제2 예비사단 여단장이었던 이케다 마시스케(池田正介)가 주민들을 협박, 이 비석을 파내게 한 뒤 일본으로 옮겼다. 이 같은 사실을 1978년에 도쿄에 있는 한국연구원장 최서면(崔書勉)님이 밝혀냈다.

그동안 북관대첩비는 군국 일본의 상징인 도쿄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에 방치되어 있다가 비문에 새겨져 있는 의병의 후손들이 일본 정부에 청원서를 내는 등 반환운동을 벌인 끝에 비로소 우리나라에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역사적인 유물인 북관대첩비가 제 자리인 북한으로 환송된 것은 사상과 정치를 떠나 ‘한민족적인’ 경사가 아닐 수 없었다. ‘잃어버린 30년’ 가요는 남북이 분단되어 30년 동안이나 생사를 알 수 없는 가족을 상봉하는 것을 골자로 하여 만들어졌다.

때문에 오매불망 ‘내일일까 모레일까 기다린 것이’ 눈물 맺힌 삼십 년 세월이나 되었던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자그마치 600년만의 귀환에 다름 아닌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의 부석사 환송(還送)은 그 의미가 자별함은 당연지사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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