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57. 꽃보다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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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57. 꽃보다 당신

‘어차피’와 ‘기필코’의 차이

  • 승인 2017-02-22 00:02
  • 홍경석홍경석


“그대 가슴에 부는 꽃바람이 나는 나는 나는 알았네 ~ 해맑은 눈동자 따스한 입술 그대 진실 나는 알았네 ~ 하늘의 저 별을 딸 수 있다면 한 올 한 올 엮어서 당신께 달아주고 ~ 꽃보다 아름다운 별보다 아름다운 당신만을 사랑할 거야 ~”

최석준이 히트시킨 가요 <꽃보다 당신>이다. 우수(雨水)까지 지나고 보니 ‘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린다’는 속담처럼 한겨울 같은 강추위는 짐을 싼 듯 보인다. 물론 경칩은 오는 3월 5일이니 그 안에 꽃샘추위가 반짝 찾아올 것이란 예측을 버릴 순 없으리라.

전국의 각 학교가 졸업과 입학식 등으로 분주한 즈음이다. 하지만 취업난으로 말미암아 대학생들의 졸업유예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여전히 극심한 취업난의 방증이다. 이와는 별도로 집 주인들의 이른바 ‘갑질 횡포’에 대학가 원룸의 신입 자취생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제 우리 아이도 대학생이 되었으니 고생 다 했다”던 학부모님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식은 전생의 빚쟁이라고 했으니 하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집 주인들도 학생들을 돈벌이 수단보다 자신의 자녀라는 마인드로 본다면 어찌 그런 횡포가 성립될까 싶은 아쉬움이 가득하다.

어쨌든 취업이 여전히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듯 어렵다는 현실의 고찰에서 언젠가 시청했던 <내 일을 부탁해>라는 방송이 기억의 돋보기에 걸린다. 이 프로그램엔 두 명의 취업준비생 여자가 나와서 24시간동안 기업에서 하는 일을 직접 체험한다.

그리곤 최종 면접을 통해 한 사람만이 정직원으로 채용되는 과정을 그렸다. ‘청년들을 위한 실업 극복, 희망 취업 프로젝트!’ 라는 부제가 딸린 이 프로그램에서 두 명의 여자는 그야말로 사력을 다해 취업의 관문을 뚫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렇지만 한 명은 합격한 대신 한 사람은 다시금 취업실패라는 고배를 마신다. 그 장면에서 나 또한 덩달아 눈물이 찔끔 분출됐다. 아울러 기업에서 큰 맘 먹고 두 명을 모두 합격처리한다면 오죽이나 좋을까 싶었음은 물론이다.

그 방송에서 낙방한 여자 출연자는 지금쯤 어디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부디 용기를 잃지 말고 ‘어차피’라는 포기 대신에 ‘기필코’의 각오로 더 나은 직장에 다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이후 반짝했던 바둑 인기가 다시 시들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힘들게 바둑을 배워봤자 어차피 알파고에게 질텐데 뭣하러 배우느냐?”는 이유 있는 항변 때문이란다. 바둑을 배운 건 초등학교 방학 시절 동창생의 집에 놀러간 덕분이었다.

허나 이후론 가뭄의 콩 나듯 두었는지라 실력이 영 ‘젬병’이다. 당구 역시 매한가지다. 여하튼 ‘어차피’라는 건 “이렇게 하든지 저렇게 하든지. 또는 이렇게 되든지 저렇게 되든지”라는 일종의 패배주의적 부사(副詞)이다.

반면 ‘기필코’는 “반드시”와 “틀림없이 꼭”의 다부진 각오를 강조하고 있다. 고로 후자가 훨씬 나음은 물론이다. 이제 겨울은 저만치서 진군해오는 봄의 기세에 맥을 못 추고 있다. 그 봄의 뒤에는 각양각색의 꽃들이 꽃바람을 등에 맞으며 의기양양하게 자태까지 뽐내고 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란 시대적 과업(課業) 성취를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 땅의 청춘들 “그대 가슴에 합격이라는 꽃바람이 불기를” 응원한다. 해맑은 눈동자와 따스한 입술에 덧붙여 그대 진실까지를 기업에서 인지한다면 어찌 취업이 어려우랴. 최선을 다하는 당신은 분명 꽃보다 곱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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