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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 온다네 ~ 들 넘어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 아지랑이 속삭이네 봄이 찾아온다고 어차피 찾아오실 고운 손님이기에 ~ ” 박인희의 <봄이 오는 길>이다.
단 1명의 학생을 위해 다시 문을 연 학교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한데 있다. 충남 보령시 오천면 녹도라는 섬에 있는 청파초등학교 호도분교 녹도학습장이 바로 그곳이다. 이 학교는 학생 수의 감소로 말미암아 10년 전 폐교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다시 문을 열었는데 이는 김지철 충청남도 교육감의 남다른 의지와 신입생의 개화(開花)를 위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지난 3월 3일 충남 보령시 오천면 녹도의 청파초 호도분교 녹도학습장이 다시금 개설되면서 입학식을 치른 주인공은 올해 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8살 류찬희 군으로 알려졌다.
류 군이 다니게 될 이 학교는 2006년에 학생 수 감소로 폐교의 아픔을 겪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난해 목회활동을 위해 녹도로 이주한 찬희 군의 아버지 류근필 씨와 마을주민들의 간절한 요청 덕분에 마침내 문을 열었다고 하여 큰 화제가 되었다.
이는 류 씨 부부가 김지철 도교육감에게 아무리 어려워도 가족은 함께 해야 한다며 의무교육 대상자인 찬희를 책임져 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데 따른 수확이자 결실이라고 한다.
이에 김 교육감은 적극적인 검토를 지시했고, 숙고 끝에 도교육청과 보령교육지원청까지 나서서 녹도에 순회교육 학습장을 설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분명 10년 만에 비로소 마주하는 ‘봄이 오는 길’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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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 열린 보령시 녹도 학습장 입학식에는 입학생의 부모와 녹도 주민들이 참석해 10년 만의 학교교육 재개를 축하했다.충남도교육청 제공. |
일반적으로 교육 정책을 일컬어 ‘백년대계’라고 한다. 그러나 급증하는 노인 인구에 반해 눈에 띄게 감소하는 어린이들로 인해 전국적으로 폐교하는 학교는 실로 안타까움의 정점이(었)다. 이는 또한 부동(不動)의 백년대계와 배치(背馳)되는, 소중한 학습장의 포기라는 인식까지 버리지 못 하게 만든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필자가 졸업하기 전 3년 간 재학한 사이버 대학의 경우, 시골에 폐교된 초등학교를 매입(혹은 임대형식으로)하여 교사(校舍)로 사용한 바 있다. 때문에 10년 만에 부활한 호도분교 녹도학습장이 남다른 감회로 다가왔음은 물론이다.
입때껏 가보진 않았으되 이 학교는 대천항에서 외연도까지 하루 2차례 운행하는 여객선의 중간 기점으로, 대천항에서 40분 정도 걸리는 곳이라고 한다. 아무튼 충남교육청의 남다른 신입생 1명 ‘사랑의 개화(開花)’ 노력으로 인해 다시금 초등학생이 공부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마을 주민들은 그 감격을 못 이겨 기쁨을 자축하는 잔치까지 벌였대서 흐뭇하기 그지없었다.
<봄이 오는 길>의 노래가 이어진다.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네 ~ 하얀 새 옷 입고 분홍신 갈아 신고 ~ 산 넘어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 온다네 ~ 들 넘어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 마치 10년 만의 개교로 한껏 고무된 호도분교 녹도학습장과 주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인 듯 보인다.
보령에 가게 되면 녹도학습장을 찾아 류찬희 군과 그 부모님들, 그리고 류 군을 가르치는 선생님께도 격려와 인사, 그리고 감사를 드리고 싶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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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