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70. 봄이 오는 길

  • 문화
  • 가요는 삶의 축

[가요는 삶의 축] 70. 봄이 오는 길

충남교육청의 남다른 신입생 1명 開花 노력에 박수

  • 승인 2017-03-13 00:01
  • 홍경석홍경석


“산 넘어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 온다네 ~ 들 넘어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 아지랑이 속삭이네 봄이 찾아온다고 어차피 찾아오실 고운 손님이기에 ~ ” 박인희의 <봄이 오는 길>이다.

단 1명의 학생을 위해 다시 문을 연 학교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한데 있다. 충남 보령시 오천면 녹도라는 섬에 있는 청파초등학교 호도분교 녹도학습장이 바로 그곳이다. 이 학교는 학생 수의 감소로 말미암아 10년 전 폐교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다시 문을 열었는데 이는 김지철 충청남도 교육감의 남다른 의지와 신입생의 개화(開花)를 위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지난 3월 3일 충남 보령시 오천면 녹도의 청파초 호도분교 녹도학습장이 다시금 개설되면서 입학식을 치른 주인공은 올해 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8살 류찬희 군으로 알려졌다.

류 군이 다니게 될 이 학교는 2006년에 학생 수 감소로 폐교의 아픔을 겪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난해 목회활동을 위해 녹도로 이주한 찬희 군의 아버지 류근필 씨와 마을주민들의 간절한 요청 덕분에 마침내 문을 열었다고 하여 큰 화제가 되었다.

이는 류 씨 부부가 김지철 도교육감에게 아무리 어려워도 가족은 함께 해야 한다며 의무교육 대상자인 찬희를 책임져 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데 따른 수확이자 결실이라고 한다.

이에 김 교육감은 적극적인 검토를 지시했고, 숙고 끝에 도교육청과 보령교육지원청까지 나서서 녹도에 순회교육 학습장을 설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분명 10년 만에 비로소 마주하는 ‘봄이 오는 길’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3일 열린 보령시 녹도 학습장 입학식에는 입학생의 부모와 녹도 주민들이 참석해 10년 만의 학교교육 재개를 축하했다.충남도교육청 제공.
▲ 3일 열린 보령시 녹도 학습장 입학식에는 입학생의 부모와 녹도 주민들이 참석해 10년 만의 학교교육 재개를 축하했다.충남도교육청 제공.

일반적으로 교육 정책을 일컬어 ‘백년대계’라고 한다. 그러나 급증하는 노인 인구에 반해 눈에 띄게 감소하는 어린이들로 인해 전국적으로 폐교하는 학교는 실로 안타까움의 정점이(었)다. 이는 또한 부동(不動)의 백년대계와 배치(背馳)되는, 소중한 학습장의 포기라는 인식까지 버리지 못 하게 만든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필자가 졸업하기 전 3년 간 재학한 사이버 대학의 경우, 시골에 폐교된 초등학교를 매입(혹은 임대형식으로)하여 교사(校舍)로 사용한 바 있다. 때문에 10년 만에 부활한 호도분교 녹도학습장이 남다른 감회로 다가왔음은 물론이다.

입때껏 가보진 않았으되 이 학교는 대천항에서 외연도까지 하루 2차례 운행하는 여객선의 중간 기점으로, 대천항에서 40분 정도 걸리는 곳이라고 한다. 아무튼 충남교육청의 남다른 신입생 1명 ‘사랑의 개화(開花)’ 노력으로 인해 다시금 초등학생이 공부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마을 주민들은 그 감격을 못 이겨 기쁨을 자축하는 잔치까지 벌였대서 흐뭇하기 그지없었다.

<봄이 오는 길>의 노래가 이어진다.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네 ~ 하얀 새 옷 입고 분홍신 갈아 신고 ~ 산 넘어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 온다네 ~ 들 넘어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 마치 10년 만의 개교로 한껏 고무된 호도분교 녹도학습장과 주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인 듯 보인다.

보령에 가게 되면 녹도학습장을 찾아 류찬희 군과 그 부모님들, 그리고 류 군을 가르치는 선생님께도 격려와 인사, 그리고 감사를 드리고 싶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헌오의 시조 풍경-32] 시의 몰골
  2. 신문 지면으로 본 60년 전 대전의 한가위 풍경! "급증한 귀성객, 물가 걱정 속에서도 타오른 영화와 온정의 물결"
  3. 고속도로 통행료 20번 넘게 안 낸 차량 37만대…4년 새 두 배
  4.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5. 이서영 충남경찰청장, 귀성길 교통안전 집중 점검
  1. 천안시 성거읍 주민자치회, '천흥사지 역사·문화유산 사진전' 개최
  2. 몸짓으로 채우는 원도심…대전ART마임페스티벌 10월 16일 개막
  3. 빈집털이 예방부터 절도범 검거까지…대전경찰, 추석 연휴 맞춤형 순찰·신속 대응
  4.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추석 맞이 민생활동… "이웃에게 따듯한 온기를"
  5. 천안법원, 골프채 판매사기 혐의 '징역 1년'

헤드라인 뉴스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에 일제강점기 금을 수탈한 광산의 존재가 근래에서야 알려진 가운데 동굴 입구로 추정되는 장소가 또다시 발견됐다. 또 갑천습지 산책로가 유실된 지점에서 돌을 차곡차곡 쌓아 하단 기초를 다진 흔적이 드러나면서 이곳에 산책로가 일제의 금 광산에서 채석한 돌을 운반하는 목적으로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974년까지 관찰되는 광산 입구 26일 중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 그리고 월평공원이 있는 서구 월평동에서 광산으로 개발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동굴 입구 추정지가 새롭게 발견됐다. 갑천을..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내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대전지역 형사사법 체계에도 큰 변화가 시작된다. 가장 큰 변화는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검토한 뒤 필요한 부분을 직접 추가 수사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검찰청 역시 폐지되고 대전지검과 대전고검은 각각 대전지방공소청과 대전고등공소청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대전경찰의 수사 부담과 책임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일반 형사사건의 1차 수사를 맡은 경찰 단계에서 사..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중학교 정보 수업 시수가 두 배로 늘어 2027년이면 전 학년에 적용되지만, 국·공립 중학교 세 곳 중 한 곳에는 정보교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전을 비롯해 강원, 전남, 전북 등의 지역에서는 정보교사 배치율이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시을, 국회 교육위원회)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1일 기준 전국 국·공립 중학교 2657곳 가운데 정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1706곳(64.2%)에 그쳤다. 나머지 951곳(35.8%)은 정보교사 없이 정보 수업을 운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