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71. 남자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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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71. 남자의 일생

모르는 사람은 죽어도 모를 책 쓰는 즐거움

  • 승인 2017-03-14 17:01
  • 홍경석홍경석


“사나이 가는 길 그 누가 막느냐 누가 감히 내 앞길을 막느냐 ~ 내 인생 그 누가 책임질 거냐 아무도 없지 않느냐 ~ 사랑에 약하고 정에도 약하지만 남자가 사는 법은 지키며 살아간다 ~ 비켜라 저리 비켜 내 앞길을 막지 마라 ~ 인생길 험하다고 가던 길을 멈출 거냐 ~ 비바람 몰아치고 눈보라 몰아쳐도 내 인생 내가 지킨다 ~”

카바레 음악으로 유명한 백승태의 <남자의 일생>이란 노래다.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약 20년 전이다. 당시는 지금과는 사뭇 달라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글을 쓰자면 당연히 볼펜으로 종이나 편지지, 원고지에 글을 써야 했다.

그러다가 타자기가 나왔고 이어선 pc통신으로 일컬어지는 하이텔까지 등장했다.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딱히 어떠한 동기보다는 글을 쓰면 ‘돈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부터다. 예컨대 방송국에 보낸 글이 채택되면 선물이 왔고 사(외)보나 정기간행물 등에 송고하면 원고료를 주었기 때문이다.

힘든 노동을 해야만 가외의 돈을 버는 줄 알았던 이 무지렁이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매진했다. 그러던 중 모 인터넷신문에서 시민기자를 모집한다는 공지문을 보았다. 다양한 코너 중 ‘사는 이야기’는 수필의 장르였기에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시민기자의 경력이 어느덧 14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정작 글만 죽어라 썼지 내 이름으로 출간된 책 한 권조차 없었기에 이에 대한 갈증이 심했다. 그러던 중 어찌어찌하여 재작년에 생애 최초로 저서를 한 권 출간했다.

비록 고료는 받지 못 했지만 책을 낸 뒤 나의 삶은 많이 바뀌었다. 우선 전통 있는 시사월간지의 취재본부장 발탁에 이어 본 칼럼 외 또 다른 월간지에도 객원 논설위원으로 매달 칼럼을 쓴다.

이런 경험과 관점에서 <당신의 책을 가져라, 지식경영시대의 책쓰기 특강> (저자 송숙희 / 출간 국일미디어)은 책을 쓰면 무엇이 좋아지는지를 명명백백 밝혀주는 ‘초보’ 글 쓰는 이들의 등불이다.

2007년에 초판이 나온 후, 지금까지 10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이 책은 비록 전문가 내지 글쟁이가 아닐지라도 자신만의 경험을 특화된 콘텐츠로 만들어내는 솜씨만 있다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 책 안에는 오래도록 책을 만들어온 저자만의 경험과 요령이 오롯이 담겨 있어 읽을거리까지 오붓하다. <로마제국 쇠망사>의 저자 에드워드 기번은 “나는 머지않아 사라지겠지만 책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라고 했다.

맞는 얘기다. 생로병사에 의거하여 언젠가 나 또한 이 세상을 떠나겠지만 내가 남긴 책은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굳이 이런 부분까지를 의식하는 건 아니지만 여하간 나는 지금도 틈만 나면 글을 쓴다.

다만 아쉬운 건 진작 완성해 놓은 제2집의 저서 출간용 원고가 여태 출판사들로부터 낙점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작금 출판계의 불황과도 맞물려있다는 외에도 내가 여전히 무명작가인 때문임을 솔직히 자인한다.

어쨌거나 책쓰기의 가장 큰 즐거움은 <당신의 책을 가져라> 저자의 주장처럼 책을 쓰는 과정에서 겪는 몰입에의 황홀경이다. 하루 100여 종의 책이 출간되고 2주일쯤 신간 코너에 소개되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게 대부분의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건, 모르는 사람은 죽어도 모를 책 쓰는 즐거움 때문이다. 책을 쓰는 일은 나의 존재 이유를 새삼 깨닫게 한다. 또한 책쓰기는 삶이 주는 최고의 학위일 수도 있다.

저자의 강조가 이어진다. ‘책을 내는 순간부터 더 이상 당신은 이력서도, 프로필도 필요 없게 된다. 당신이 누구라도 책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책과 글쓰기를 방해하는 다음의 뻔한 변명 5가지만 피하면 된다.

먼저, ‘나는 책을 쓸 줄 모르는데’와 ‘난 전문가도 아닌데’, 그리고 ‘일이 많고 시간도 없어서’와 ‘뭐 쓸 게 있어야지’와 ‘내 얘기가 도움이나 되겠어?’다. 그렇긴 하되 쓰겠다고 결심한 순간 당신은 이미 작가다.

사족으로 첨언한다. 경험자의 시각에서 보건대 책을 쓴다는 건 스스로 파는 은둔과 몰입의 과정이다. 때문에 <남자의 일생> 가요처럼 “사나이 가는 길 그 누가 막느냐? 누가 감히 내 앞길을 막느냐!”는 옹골찬 기백이 넘쳐야만 비로소 가능하다는 걸 강조코자 한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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