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92. 꼭 한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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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92. 꼭 한번만

진짜 꿀은 썩지 않는다

  • 승인 2017-04-04 00:01
  • 홍경석홍경석


‘당신을 한번만 한번만이라도 만나고 싶어요 ~ 세월이 그렇게 흘러갔어도 난 아직 잊지 못 해요 ~ 철없던 나의 나의 가슴에 당신은 깊은 정을 남겨 놓은 채 ~ 그렇게 냉정하게 떠나갔어도 당신을 미워하지 않았어요 ~ 너무 너무나 사랑했던 사람을 어떻게 잊을 수 있나요 ~”

박윤경이 부른 <꼭 한번만>이다. 얼마 전 충북 옥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아동을 때리고 강제로 밥을 먹이는 등 학대한 정황이 드러났다. 신고 사실을 통보 받은 옥천군은 아동보호기관과 함께 해당 어린이집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를 토대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어린이집은 3월부터 1년간 휴원에 들어간 상태라고 하는데……. 다시금 불거진 이 같은 아동학대의 뉴스를 접하곤 “정말 큰일이야! 단속을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런 아동학대가 줄지 않고 않으니 가뜩이나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풍조에 기름을 붓는 격이지”라며 혀를 찼다.

곁에 있던 아내는 더 뿔이 났다. “보육교사가 아이를 때렸다고? 내가 만약에 그 아이의 엄마였다면 그 보육교사는 당장 요절이 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아내의 아이들 사랑은 자별하다. 서른이 넘은 아들과 딸이건만 지금도 늘 그렇게 걱정을 입에 달고 사는 아낙이다.

아내와 결혼한 지도 어언 36년, 결혼 후 처음엔 반지하의 월세에서 살았다.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에서 아들을 낳고 힘들게 살았으되 아내는 이를 타박하지 않았다. 낮엔 쿨쿨 자고 밤엔 토끼 눈이 되어 당최 잠을 안 자는 아들이었다.

덕분에(?) 아내는 오밤중에도 아들을 업고 밖에 나가기 일쑤였다. 3년 뒤 출생한 딸은 반대로 밤에 잘 자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불행과 좌절의 교차로에서 우두망찰하셨던 선친께선 손녀도 못 보고 눈을 감으셨다. 그래서 상을 치르면서 나의 허탈은 더욱 무겁고 깊었다.

나의 어머니, 즉 당신의 아내마저 진작 잃었던 처지였음에 선친의 생전 외로움은 허허벌판의 막막함 그 이상이었다. 평생 얼굴 한번을 볼 수 없었던 어머니……. 따라서 나와 아내의 아이들 사랑은, 이 세상 그 어떤 부모보다도 최소한 ‘한 수 위’였음은 물론이다.

아이들이 하교하면 맛난 걸 만들어주느라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던 아내였다. 이후 세월은 성큼성큼 흘러 직장인이 되어 타관객지에 나가 사는 아이들이다. 그럼에도 아내는 여전히 아이들 염려에 좀처럼 ‘꿀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다.

꿀 얘기가 나온 김에 진짜 꿀 이야기를 첨언한다. 언젠가 이집트 왕 바로의 무덤에서 5천 년 전의 꿀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한데 지금도 먹을 수 있는 상태라서 사람들을 경악케 했단다. 이 얘길 왜 하는가 하면 ‘진짜 꿀은 썩지 않는다’는 걸 강조하기 위함이다.


어젯밤에는 느닷없이 선친의 꿈을 꾸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여전히 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어머니, 당신을 꼭 한번만이라도 만나고 싶어요’라는 갈증이 목울대까지 올라왔다. 세월이 그렇게 흘러갔어도 난 아직 어머니를 잊지 못 하는 때문이다.

설령 그것이 늪일지라도 천륜(天倫)이라면 하는 수 없는 노릇이지 싶다. 물론 사람이 이 세상을 살면서 빠져선 안 될 늪은 불행의 늪에 빠지는 것이다. 불행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그 또한 습관이 되어 빠져나오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중국 출장이 연기된 아들이 딸과 함께 곧 집에 온다고 했다. ‘진짜 꿀’처럼 여전히 아이들을 사랑하는 아내는 벌써부터 잔칫집이다. 아이들은 우리 집의 불변한 행복의 화수분이다.

봄꽃들도 만화방창(萬化方暢)이고 하니 어디로든 같이 나갔음 싶다. 끝으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학대가 근절되길 소망한다.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려선 안 된다. 결코!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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